짧지만 강렬했던 삶, 판화로 새긴 시대의 정신.
오윤의 예술혼이 오늘 우리에게 다시 말을 겁니다.
“미술은 많은 사람이
나누어야 한다
오윤(1946-1986). 소설가 오영수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그는 문학적 언어 대신 칼끝으로 시대를 기록했습니다. 화려한 추상미술이 강단을 지배하던 시절, 그는 "미술은 썩어가는 현실을 도려내는 칼이어야 한다"고 믿으며 가장 낮은 곳으로 향했습니다.
그가 선택한 목판화는 단순한 예술 형식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한 번 칼을 대면 되돌릴 수 없는 결기였으며, 수만 장을 찍어내어 공장 담벼락과 대학가, 시장통의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가장 민주적인 그릇이었습니다.
부산 가마골의 억센 웃음, 구로공단 노동자의 땀방울, 그리고 짓눌린 한(恨)을 신명(神明)나는 춤사위로 풀어내는 민중의 생명력. 오윤의 칼자국은 투박하지만 정직하게 이 모든 것을 나무에 새겼습니다. 마흔이라는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그가 남긴 선 굵은 판화들은 여전히 우리 시대의 가장 아픈 곳을 어루만지며 '함께 사는 삶'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삶의 현장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가감 없이 기록했습니다.
민중의 가슴 속에 맺힌 한을 예술적 승화로 풀어내어, 슬픔을 넘어선 생명력을 표현했습니다.
미술관을 넘어, 거리와 현장에서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며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실천했습니다.
총 18점의 판화가 전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