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F 2026에는 354점의 작품이 출품됐습니다. 장르 분포를 보면 회화가 183점(약 50%)으로 가장 많고, 판화·사후판화·아트프린트를 합치면 73점(약 20%)이 됩니다. 이어 사진 31점, 한국화 25점, 혼합매체 11점, 디지털아트 10점, 조각 10점, 도자공예 9점, 드로잉 2점 순입니다.
장르
작품 수
비율
회화
183점
약 50%
판화·사후판화·아트프린트
73점
약 20%
사진
31점
약 9%
한국화
25점
약 7%
혼합매체·디지털아트
21점
약 6%
조각·도자공예
19점
약 5%
드로잉
2점
약 1%
가격대는 3만 원에서 5,000만 원까지 분포합니다. 중앙값은 150만 원. 100만 원 이하 작품이 113점으로 전체의 약 32%를 차지합니다. 처음 작품을 구매하는 이들도, 진지한 컬렉터도 진입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박재동, 오윤, 이철수 — 이름 뒤에 담긴 연대
출품 작가 127명 중 몇몇의 이름은 한국 미술계에서 특별한 무게를 가집니다.
박재동은 25점을 출품해 전체 작가 중 출품작이 가장 많습니다. 그의 수채화와 드로잉은 아트프린트부터 수백만 원대 원화까지 폭넓게 구성됐습니다. 한국 만화계와 미술계 양쪽에서 40년 이상 활동한 작가가 이 캠페인에 가장 많은 작품을 내놓은 것은 의미 있는 선택입니다.
오윤은 18점의 작품이 출품됐습니다. 사후(死後) 참여입니다. 오윤은 1986년 작고했지만, 그의 판화 작업은 오늘도 한국 민중미술의 상징으로 읽힙니다. 노동자와 민초의 삶을 거친 목판 선으로 담아낸 그의 작품들이 예술인 연대 캠페인의 맥락 안에 놓이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이철수는 10점을 냈습니다. 목판화의 시인으로 불리는 이철수의 작업은 소박한 일상과 자연을 절제된 선으로 담아냅니다. 그의 목판화 한 점이 이 기금의 일부가 된다는 사실은, 작품이 미적 대상을 넘어 사회적 행위가 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밖에도 강석태(15점), 이호철(15점), 윤겸(13점), 이윤엽(9점) 등 한국 화단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이 작가들이 왜 이 일에 자신의 작품을 내놓는지 이해하려면, 한국 예술인이 처한 금융 현실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 발표한 2025 예술인 금융 재난 보고서는 명확한 숫자를 보여줍니다.
1단계 — 배제: 예술인의 84.9%가 제1금융권(은행)에서 사실상 배제됩니다. 53.1%는 대출 신청 후 직접 거절당했고, 31.8%는 어차피 안 될 것이라 예상해 신청조차 포기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은행의 대출 심사는 고정적이고 정기적인 급여 소득자를 기준으로 설계됐기 때문입니다.
2단계 — 약탈: 은행 문이 닫히면, 예술인들은 저축은행, 카드론, 대부업체로 내몰립니다. 48.6%의 예술인이 연 15% 이상의 고금리 상품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3단계 — 파괴: 채권추심을 경험한 예술인은 10명 중 4명(43%)에 달합니다. 이들의 창작 중단율은 88.3%입니다.
"돈이 없으면 삶이 무너지는데 예술 창작은 꿈도 못 꾸죠."
— 50대 예술가
SAF 출품 작가들은 이 연쇄 구조를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구조에 맞서는 방법으로 자신의 작품을 선택했습니다.
작품 판매가 기금을 만들고, 기금이 레버리지를 만들고, 레버리지가 대출을 만들고, 대출이 창작의 시간을 삽니다. 상환된 돈은 다시 기금으로 돌아와 다음 예술인을 지킵니다. 순환입니다.
2022년 12월 이 순환이 시작된 이후, 150명의 예술인이 연 5%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았습니다. 95%가 상환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자선이나 복지가 아닙니다. 실제로 작동하는 금융 모델입니다.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면서 드는 그 치욕감과 인연 단절, 그리고 갚지 못하면서 밀려오는 압박감."
— 50대 만화가/미술가
이 치욕감을 없애는 것. 도움을 받고도 관계가 끊어지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 127명의 작가들이 출품한 이유는 거기에 있습니다.
연대자들에 대하여
127명의 작가를 한 줄로 묶어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20대 신진 작가도 있고, 반세기 경력의 중견 작가도 있습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작가도, 지방 레지던시에서 작업하는 작가도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예술인의 금융 배제가 개인의 실패가 아닌 구조적 문제라는 것을 알고, 그 구조에 자신의 방식으로 응답하기로 했다는 것.
강석태는 어린 왕자를 모티브로 한 감성적인 작업으로 21회의 개인전을 연 작가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에 작품이 소장돼 있습니다. 기조는 달천예술창작공간 입주 작가로 갈등 이후 남겨지는 감정을 목각 채색 기법으로 표현합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작업을 하지만 같은 선택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