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학교 서양화 석사 출신의 송광연은 전통 동양화의 관념성과 팝아트의 감각을 결합해 나비라는 오브제로 삶의 순환을 탐구하는 한국화 작가다. 런던 사치 갤러리, 워싱턴 한국문화원, 울산시립미술관 소장 등 국제 무대를 누빈 그가 씨앗페에서 동료 예술인과의 연대를 선택했다.
나비 한 마리의 무게
나비는 가볍다. 그러나 송광연의 나비는 무겁다.
화면 속 나비는 모란꽃을 물고 날아오른다. 그 아래에는 해골이 있다. 아름다움과 소멸, 꿈과 죽음이 하나의 화면 안에서 충돌한다. 화려한 색채 속에 깊은 그늘이 깔려 있다.
이것이 송광연의 회화가 말하는 것이다. 빛나는 것들의 이면. 유한한 육체 위를 날아오르려는 강한 생의 욕망.
팝아트를 한국으로 끌어오다
송광연은 영남대학교 서양화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쌓아왔다. 그가 선택한 방향은 팝아트였다.
팝아트는 본래 매스미디어와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화면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앤디 워홀이 수프 캔을 그렸듯, 송광연은 나비와 모란꽃이라는 동양의 이미지를 강렬한 색채와 반복적 구성으로 팝의 문법에 올려놓는다. 서구에서 빌려온 형식에 한국적 상징을 채워 넣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모란꽃은 부귀와 번영의 상징이지만, 꽃은 진다. 나비는 자유롭지만 하루살이 같다. 해골은 그 모든 것의 귀결점이다. 그의 그림 앞에서 우리는 아름다움이 얼마나 짧은지를 새삼 느낀다.
런던, 워싱턴, 상하이
나비는 국경을 넘는다.
2017년 런던 사치갤러리에서 열린 StART Art Fair에 솔로 부스 작가로 선정됐다. 같은 해 주상하이 한국문화원에서의 한중3인전. 2016년에는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 초대전에 참가했다. 아트 싱가포르, 아트 베이징, 아트 타이베이, 홍콩 아시아 컨템포러리 아트쇼, LA아트쇼까지.
국내에서도 경남도립미술관, 천안시립미술관 기획전에 참가하고, 울산시립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됐다. 2025년까지 24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그의 나비는 세계 곳곳의 벽에 날아가 앉았다.
꿈을 날려 보내는 일
씨앗페 2026 출품작은 (2025, Acrylic on canvas, 72.7×72.7cm) 두 점. 올해 완성한 신작이다.
나비의 꿈은 무엇일까. 장자의 호접몽이 그랬듯, 나비인지 사람인지 경계가 흐릿한 그 꿈. 해골 위를 날면서도 모란꽃을 물고 올라가려는 그 욕망.
예술가도 그렇게 산다. 소멸을 알면서도 아름다운 것을 만들려는 사람들. 한국 예술인의 84.9%가 제도권 금융에서 배제된다는 현실을 알면서도 붓을 놓지 않는 사람들.
송광연이 씨앗페에 작품을 내놓은 것은, 그 나비들의 꿈에 함께하는 일이다. 작품 판매 수익은 금융 차별을 겪는 동료 예술인의 저금리 대출로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