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을 갖게 해 달라고 기도하다가, 직선을 곡선으로 보는 눈을 얻었다고 라인석은 말한다. 카메라에 포착된 직선은 언제나 휘어진 세계다.
라인석은 자기 자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초능력을 갖게 해 달라고 기도하다가, 구부러지고 휘어진 세계를 포착하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그 덕분에 라인석 작가는 직선도 곡선으로 본다. 이름하여 '반듯한 곡선'. 카메라에 포착된 직선은 휘어진 세계이다."
진담과 농담이 교차하는 문장이지만, 그의 사진을 보고 나면 농담의 비율은 점점 줄어든다. 사진 속 서울타워도, 롯데월드타워도, 모나미볼펜조차도 휘어 있다. 그는 그것을 '발견'했다고 주장한다.
인화지를 만지는 사진가
라인석의 작업은 순수 사진에서 시작해 '사진을 매체로 한 시각예술(ArtWork)'로 확장된다. 피사체의 촉감을 전달하기 위해 인화지를 긁어내 그 사이로 잉크가 스며들게 하기도 한다. 흔히 사진을 '기록'이라고 여기는 자리에서, 그는 사진을 '만지는 일'로 끌고 간다.
개인전 제목이 그 태도를 요약한다.
- 2019 《TOUCH》(갤러리 브레송)
- 2019 《사진은 세계를 만지고》(포토그래퍼스 갤러리 코리아)
- 2019 《사건 으로부터, 로부터》(갤러리구피)
- 2021 《휘어진 세계로부터》(갤러리 브레송)
사진이 세계를 만진다는 선언은, 보는 일을 만지는 일로 재정의한다. 2018년 《이미지의 귀환》(공간더인), 2015년 《CONTACT》(포토그래퍼스 갤러리 코리아), 2012년 《IMAGE2IMAGE》(갤러리 유키, 서울)와 2013년 도쿄 갤러리 유키에서의 《IMAGE2IMAGE 2》가 그 이전의 궤적이다.
책으로도 읽히는 사진
2019년에는 두 권의 사진집이 한꺼번에 나왔다. 《TOUCH》(나미브), 그리고 《On Photography》(눈빛). 사진이 벽의 이미지로만 남지 않고, 책장의 한 자리로도 놓이는 것. 사진을 다시 오브제로 만드는 방식이다.
휘어진 서울
— 2023년 8월 17일의 서울
라인석의 씨앗페 출품작은 도시의 상징들을 휘게 한다. 직선의 상징인 고층 타워 두 개가, 작가의 렌즈 앞에서 곡선이 된다. 오래 서 있는 것, 흔들리지 않는 것, 반듯한 것이라 여겨지던 구조가 사실은 '휘어진 세계' 위에 놓여 있다는 발견.
그는 같은 방식으로 일상의 사물도 다룬다.
— 가장 흔한 도구가 가장 뒤틀린 세계의 증거가 되는 순간
모나미볼펜 한 자루. 거의 모든 한국인이 손에 쥐어본 가장 흔한 사물. 그 무엇보다 반듯해 보이는 이 직선형 도구조차, 라인석의 렌즈 안에서는 휘어 있다. 세계가 휘어 있다는 증거로, 그는 가장 일상적인 것을 골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