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너머의 작가 이야기
작품 한 점이 만들어지기까지, 작가는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요. 씨앗페 2026에는 회화·판화·사진·조각으로 자신의 세계를 짓는 112명의 한국 작가가 모였습니다. 그들이 동료 예술인을 위해 작품을 내놓은 이유부터, 작업실의 일상과 작품 너머의 사유까지 — 한 작품을 진짜로 ‘본다’는 것은 그 작가를 아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한국 현대미술 작가의 인터뷰는 미술관 도록이나 학술 글에 갇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씨앗페 매거진의 작가 인터뷰는 그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작가 본인의 언어로 작품을 풀어냅니다. “이 색을 왜 골랐나요”, “이 작업을 멈추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나요” 같은 단순한 질문에서 작가의 결이 드러납니다. 처음 한국 작가의 작품을 만나는 분이라면, 작품 이미지보다 인터뷰 한 편을 먼저 읽는 쪽이 작품을 오래 사랑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씨앗페 출품 작가들은 작품 판매 수익 일부를 동료 예술인을 위한 상호부조 기금에 내놓기로 한 “연대 작가”들입니다. 한국 예술인의 84.9%가 제1금융권 대출에서 배제되는 현실에서, 한 사람의 작가가 다른 작가를 떠받치는 작은 공동체를 만드는 시도에 동참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이곳의 작가 이야기는 개인사이면서 동시에 한국 미술의 구조를 비추는 거울이기도 합니다.
관심 가는 작가의 인터뷰를 읽으셨다면, 그 작가의 출품작 페이지에서 작품을 직접 만나보세요. 작품 옆에는 작가 약력과 다른 출품작 링크가 함께 놓여 있고, 마음에 드는 작품은 화랑 직매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무료 배송과 7일 이내 반품으로 첫 작품 구매의 부담도 줄였습니다.

작품 한 점을 사는 일은 판매자와 구매자의 거래가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면 그것은 두 사람의 관계가 됩니다. 씨앗페에서 만난 작가와 후원자의 2년간 대화.

한국 미술의 90%가 서울에서 일어난다는 편견이 있습니다. 그러나 부산·대구·광주·제주·강원의 작업실에서 매일 붓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방에서 작업하는 작가들의 삶.

작가 인생에서 첫 개인전은 특별한 문턱입니다. 작가 한 명이 6개월간 첫 개인전을 준비하는 과정을 따라가며, 한국 신진 작가의 현실을 기록합니다.

작가는 성별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지만, 삶은 성별의 무게를 다르게 놓습니다. 육아·생계·창작의 삼각형 속에서 버텨온 여성 작가 5인의 좌담.

작가의 작품을 이해하는 가장 깊은 통로는 작업실입니다. 씨앗페 작가들의 작업실을 찾아가, 그들의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기록합니다.

197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한 번도 붓을 놓지 않은 작가. 한국 근현대사의 고통과 희망을 몸·산·강으로 엮어온 50년의 작업 세계를 정리합니다.

산악 사진과 현대 사진의 경계에서 걸어온 작가 강레아. 등반·클라이밍·여성 등반가의 서사가 사진으로 기록되는 과정과, 그의 작업이 갖는 미술사적 의미를 소개합니다.

첫 작품을 들이는 순간은 모두 다릅니다. 취업 첫 월급, 엄마의 생일, 이혼 후 새 집 — 씨앗페에서 첫 작품을 산 네 사람의 이야기.

1986년 마흔에 떠난 작가. 10년 뒤 일곱 사람이 모여 그의 사후판화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발행했다. 작가가 살아 있을 때 한 번도 가격이 매겨진 적 없던 판화에, 그가 떠난 자리에서 동료들이 표식을 새긴 셈이었다. 사후 40주기를 맞는 2026년, 그가 다시 도착한다. 오윤 사후판화 시장분석 시리즈 ①.

32.2x25.5cm. 죽기 1년 전 새긴 한 점. 오윤의 〈칼노래〉(1985)는 무엇을 노래하고 있었는가. 동학의 칼춤에서 사후판화의 시장 가치까지, 한 작품을 30분 안에 깊이 읽는 단일 작품론.

홍익대 판화과 출신의 시사만화가이자 캐리커처 작가. 아트만두는 싱가포르 Brandlaureate 퍼스널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했고, 2026년 뉴욕에서 개인전을 연다.

홍익대 사진학 박사이자 부산 기반의 사진가. 정금희는 동해선의 옛 역사부터 꽃과 흙의 순환까지, 일체유심조의 시선으로 부산·울산·경남의 풍경을 담아왔다.

홍익대 동양화과 석사. 롤랑 바르트의 '푼크툼'을 장지에 옮겨 '사라지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기록하는 작가. 씨앗페 출품 두 점 모두 이미 판매됐다.

동국대 예술대학원을 나와 1984년 '문제 작가'로 평단의 주목을 받은 작가. 이홍원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에 소장된 화가이자, 단재 신채호의 영정을 직접 그린 사람이다.

홍익대 회화과 박사를 수료한 작가. 김우주의 야생초 콜라주는 시골에서 자란 어린 시절의 감각을 서울로 이어온 기록이다.

1955년 부산 생. 부산수산대 식품공학과를 나와 1989년 그림마당 민에서 첫 개인전을 연 이인철은, 2025년 파리까지 '홀로이즘'의 화면을 끌고 간 민중미술 원로 작가다.

2002년 관훈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23년 뒤 다시 개인전을 여는 작가. 신연진은 잡지와 한지를 주재료로, 일상의 물건들을 특별한 풍경으로 번역한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6년 이상 활동한 작가. 김태균은 서울과 평양 두 도시로 들어가는 입체 교차로들을 모아, 새로운 문양을 만들어낸다.

경희대 사학과와 중앙대 사진학과를 나온 작가. 김호성은 24시간 무인 갤러리를 1년간 운영하며 매달 전시를 열었고, 사진과 스티커 사이에서 연민의 시선을 기록한다.

프랑스에서 순수미술을 배우고 홍대 회화과 박사를 마친 작가. 박지혜는 2024년부터 국민대 AI디자인 랩에서 또 한 번의 박사과정을 시작했다.

SVA에서 학사, 보스턴대학에서 조각 석사를 받은 작가. 박소형은 AI와 식물·버섯 포자를 아우르며 서울·보스턴·뉴욕을 오가는 생태예술을 펼친다.

중앙대 사진과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을 나온 작가. 최재란은 수원의 거리를 산책하며 주운 자연물과 입자물리학의 시간을 한 화면에 포갠다.

오사카예술대학 사진학과 출신. 이수철은 카메라와 필름 없이도 인화 과정만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실험을 통해 '사진'이라는 범주 자체를 확장한다.

벨기에 브뤼셀 왕립 미술 대학교 조각과 석사 출신. 최혜수는 시멘트와 유사 금박으로 '놀이터'를 만들고, 2024년 안젤리미술관상을 받았다.

전남 도립미술관과 오스트리아 갤러리가 소장해온 한국 수묵의 정통. 우용민은 병오년 2026년, 한지 위에 두 마리의 말을 풀어놓았다.

국립현대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된 이미지 오버랩 작가. 김주희는 그리운 장소들을 여러 번 겹쳐, 파괴가 아닌 선명함으로 되살린다.

경기무형문화재 화각장 공방에서 10년을 보낸 뒤, 자신의 민화공예공방 '담몽'을 연 작가. 신예리의 한지 위에는 밤 반딧불과 꽃나비가 함께 걷는다.

서울대 전자공학과와 경희대 한의대를 거쳐 제주로 돌아온 한의사. 김수오는 강정마을에서 침을 놓고, 새벽의 오름에서 사라져가는 풍경을 찍는다.

회화와 조각을 넘나드는 컨템포러리 작가. 양순열의 오뚝이(Ottogi) 시리즈는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가장 오래된 장난감을 '확장된 모성'의 상징으로 불러낸다.

1979년 '현실과 발언' 창립회원이자 민중미술의 주요 작가. 1990년대 이후 경기도 양평에 거처를 옮긴 민정기는 이제 속리산 돌거북과 서후리의 벼베기를 그린다.

배우이자 시각예술가인 안소현은 상명대 사진영상미디어학과를 졸업하고 도시의 찰나를 몽환적 색채로 재구성한다. 포르쉐 Dreamers On Artists 선정 작가.

부산외국어대 명예교수이자 사진비평가인 이광수는 붓을 들 때 순환의 기호 回를 반복해서 쓴다. 같은 크기의 캔버스 여섯 장이 돌아오는 시간을 가리킨다.

KAIST 건설환경공학과·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붓을 든 작가. 예미킴의 캔버스 위에서는 공터의 잡초와 우주의 고래가 같은 생명의 언어로 말한다.

전통 민화 책거리에 키스해링, 앙리 마티스, 쿠사마 야요이, 살바도르 달리를 초대한 작가. 이문형의 한지 위에서 조선의 서가가 20세기 거장들의 캔버스와 만난다.

서양화에서 고려불화로 건너간 작가. 조이락은 20년간 고려불화 재현에 매진하며 뉴욕과 LA까지 그 아름다움을 실어 날랐다.

1982년 동아미술제부터 2025년까지. 강화장터의 거리 개인전과 그림마당 민을 거쳐 온 민중미술 작가는, 2023년 씨앗페 기금전에 이어 2026년에도 함께 선다.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돌아온 작가. 박수지는 캔버스를 매일의 일기 삼아 자신의 무의식을 기록한다.

초능력을 갖게 해 달라고 기도하다가, 직선을 곡선으로 보는 눈을 얻었다고 라인석은 말한다. 카메라에 포착된 직선은 언제나 휘어진 세계다.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 마이스터슐러 출신의 작가. 이지은은 끌로 나무를 파내듯이 붓으로 색을 비워낸다.

대학에서 판화를 전공하고 판화공방 '판화방'을 운영해온 작가. 고장난 프린터의 부품과 에칭·리토그래피가 만나 두상이 된다.

조선시대 책가도를 현대의 일상으로 번역한 작가. 조신욱의 캔버스에는 내 삶의 단편들이 각자의 칸에 놓여 독자적인 존재감을 얻는다.

광주와 전남을 삶의 토대로 삼은 작가. 대인시장의 놀이, 전일빌딩의 석양, 마을의 정미소 — 박성완은 주변의 사소한 순간에서 시대의 감각을 길어 올린다.

한국 최초의 독립영화 감독에서 광주·LA·분단의 현장을 온몸으로 옮긴 토탈 아티스트. 2025년 겨울에 떠난 이익태를, 그가 남긴 세 점의 작품과 함께 기린다.

염원과 카르마를 회화의 언어로 풀어내는 작가. 이유지의 '카르마다이스'는 좋은 업이 쌓이는 쉼터의 풍경이다.

현대인의 불안과 소외를 담는 여행가방, 그리고 그 안에 품은 회복의 풍경. 안은경의 캔버스는 떠남과 멈춤의 경계에서 피어난다.

서울대 공대생에서 혁명가로, 그리고 8년의 감옥 끝에 캔버스 앞에 선 화가. 남진현은 얼굴을 기하학의 언어로 재구성한다.

수년간 책을 읽고 그 영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 천지수에게 캔버스는 저자가 짜놓은 이야기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메타적 시선의 무대다.

천국도 지옥도 아닌 중간의 자리, 연옥. 심모비는 디지털과 물리를 오가며 자신만의 세계관을 캔버스 위에 윤회시킨다.

서양화를 공부하고 20년간 그림을 포기했던 작가가 사진으로 돌아왔다. 손은영의 카메라는 집을 찍고, 이제는 집 앞의 정원을 찍는다.

적막하면서도 따뜻한 시선. 김규학은 사라져가는 고향 풍경과 눈 온 날의 들판에서 희망과 절망이 하나의 몸체에 담겨 있다는 것을 그린다.

얼어붙은 강 위에 고춧가루를 뿌리는 것으로 시작된 이야기. 이현정의 김치 시리즈는 발효와 숨, 상처와 회복이 하나의 물성 속에 얽혀 있다.

반복적으로 선을 긋는 행위. 그것이 쌓여 숲이 되고, 요새가 된다. 프레카리아트를 자처하는 화가 윤겸이 불안 속에서 평온을 짓는 방법.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1990년 금호미술관 개인전으로 화단에 등장한 이호철은, 닫힘과 열림의 경계를 탐색하는 독자적 조형 언어로 30년 넘게 국내외 150여 회의 전시에 참여해온 회화 작가다. 이번 씨앗페 2026에 가장 많은 15점을 출품하며 동료 예술인을 향한 연대에 나섰다.

영남대 서양화 석사, 개인전 22회. 송광연은 한국 전통 민화의 모란도(牡丹圖) 위에 '자수 놓는 나비'를 아크릴 페인팅으로 재현한다. 런던 사치갤러리에서 워싱턴 한국문화원까지 이어진 K-팝아트 작가.

회화, 설치, 뉴미디어, 출판을 넘나드는 전방위 아티스트 이은화는 런던과 맨체스터에서 연마한 시각언어로 문자와 욕망, 인간의 감정을 탐구해 왔다. 국내외 주요 미술관 기획전과 아홉 번의 개인전을 통해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다져온 그가 씨앗페의 연대 무대에 함께한다.

호(號) 장천(長泉)을 가진 김성태 작가는 한국 캘리그라피의 현대적 지평을 여는 데 앞장서 온 서예·캘리그라피 작가다. 붓으로 새긴 한글의 조형미가 영화와 드라마, 국가 현판을 거쳐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길을 만들어온 그가, 이번에는 동료 예술인을 위한 연대의 무대에 섰다.

박불똥은 1980년대 민중미술의 대표적 작가이자, 사진 포토몽타주와 디지털아트를 통해 시대의 모순을 비판적으로 포착해온 예술가다.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민예총)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아바나비엔날레·광주비엔날레·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등 국내외 주요 비엔날레에 참여했다. 1985년 공권력에 의해 강제 폐쇄된 전시를 기획했던 그는,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저항과 연대의 미학을 작품에 새기고 있다.

강화도에서 33년째 전업작가로 살아온 김주호는 테라코타(질구이)와 철판을 주 재료로 삼아, 사람과 일상의 풍경을 조각으로 빚어낸다. 거대하고 권위적인 조각이 아닌, 웃고 욕망하고 기뻐하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의 작품 안에 있다.

대구를 기반으로 베를린을 오가며 국제적 시야를 쌓아온 정서온. 집이라는 형상을 통해 공간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그의 작업은, 장지 위에 흑연과 안료로 써내려간 존재의 기록이다.

1958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난 정영신은 40년째 전국의 오일장을 카메라에 담아온 기록사진가다. 600여 곳의 장터, 수만 장의 사진,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얼굴 — 그것이 그의 작품 세계를 이루는 시간의 층위다.

팝아트의 문법으로 현대인의 욕망과 미디어를 해부하는 최윤정. 밝은 색채 뒤에 날카로운 질문을 숨겨온 그는, 씨앗페 출품을 통해 동료 예술인과의 연대를 선택했다.

첼시 예술대학교 회화과 석사 출신의 서양화가 정미정. 시간과 공간, 기억이 교차하는 지점을 캔버스 위에 펼쳐 보이는 그의 작업은 팔림프세스트처럼 지워지면서도 남는다.

홍진희 작가는 실(thread)을 주된 재료로 숲의 감성을 화면에 담아온 독창적인 예술가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한 그는 15년 이상 숲을 모티프로 치유와 생명 존중의 메시지를 전해왔으며,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과 경기도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실이라는 재료가 만들어내는 부드러움과 리듬은 보는 이에게 자연 속에 있는 듯한 감각을 선사한다.

류연복의 목판화는 칼이 나무를 파는 소리에서 시작한다. 1980년대 민중미술운동의 한복판에서 벽화를 그리고 판화를 찍었던 그는, 오늘도 안성의 작업실에서 자연과 인간과 삶의 결을 나무 위에 새긴다.

판화에서 시작해 페인팅, 설치, 아티스트북까지 매체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민정See. 플라스틱으로 대변되는 현대 사회의 이면을 응시하며, 빛과 기억의 표상을 탐구해온 그의 작업 세계를 소개한다.

40년 넘게 사람들과 함께 살며 그들의 삶을 기록해온 다큐멘터리 사진가 조문호. 청량리 사창가에서 동자동 쪽방촌까지, 그의 렌즈는 언제나 소외된 삶의 경계를 향한다.

서금앵 작가는 일상의 공간과 빛을 캔버스에 담아내는 회화 작가다. 숙명여자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조형예술을 연구한 그는, 평범한 하루의 풍경 속에서 감정의 결을 포착해 화면에 옮긴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으며, 샘표 스페이스·이랜드 기획전 등 다양한 초대전으로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다.

20년 넘게 나무만을 바라보며 걸어온 사진가 이열. 낮에는 나무를 찾고, 밤에는 조명을 들고 그 앞에 서는 그의 작업은 기록을 넘어 깊은 내면의 고백이 된다. 씨앗페를 통해 동료 예술인과 연대하는 그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목판 위에 칼을 대는 순간, 수백 년 전 진경산수화의 정신이 현재로 이어진다. 김준권은 40여 년간 한국의 산하를 발로 걷고 손으로 새기며, 수성 다색목판화로 현대 한국 산수화의 새 지평을 열어온 작가다.

나무를 깎고 잉크를 입히는 행위로 노동의 가치와 시대의 현장을 기록해온 이윤엽 작가. 굵은 선과 소박한 형상 속에 담긴 그의 목판화는 삶의 무게를 담담히 전한다.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20여 년간 추상 회화를 탐구해온 김레이시 작가. 선과 색의 층위를 쌓아 올리는 그의 캔버스에는 언어 이전의 순수한 감각이 흐른다.

1928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1990년 세상을 떠난 민병산은 '거리의 철학자', '한국의 디오게네스'로 불렸다. 그가 평생 벼려낸 '민병산체' 서체와 산문들은 사후 36년이 지난 지금, SAF를 통해 다시 한번 연대의 현장에 선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처음 만난 뒤, 강석태는 30년 넘게 같은 질문을 묻고 있다. 어른이 되면 잃어버리는 것들은 무엇인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과 주한프랑스문화원이 소장한 그의 작품들이, 이번 SAF 2026에는 15점이나 자리를 잡았다.

평생을 일본풍 화풍으로 살았던 화가가 일흔을 눈앞에 두고 폭발했다. 토함산 해돋이와 무당, 단청과 부적을 오방색으로 뒤덮은 박생광의 마지막 8년은 한국 현대미술의 가장 극적인 전환 중 하나로 기록된다. SAF 2026에는 그의 드로잉 2점이 출품되어 있다.

SAF 2026에 참여한 127명의 작가들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러 나온 게 아닙니다. 동료 예술인이 금융 시스템에서 밀려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354점의 작품을 기꺼이 내놓은 연대자들입니다. 예술이 예술을 지키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954년 서울 태생의 독학 판화가 이철수는 민중미술의 선봉에서 선(禪)의 영성 세계로 조용히 걸음을 옮겼다. 농사를 짓고 판화를 새기는 지금의 삶 속에서, 그의 나무 칼끝은 여전히 시대의 질문을 파고든다. SAF 2026에 출품한 10점의 작품들은 그 긴 여정의 단면들이다.

1960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 입학한 청년이 있었다. 단 한 학기 만에 학교를 떠났다. 이유는 간단했다. 등록금으로 재료를 더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청년의 이름이 주재환이다.

씨앗페 2026 출품 작가 127명 중 가장 많은 작품을 내놓은 사람은 박재동이다. 수채화 원화 6점, 아트프린트 15점, 노무현 시리즈까지. 25점을 출품한 그의 선택은 어떤 신념에서 나온 것일까.

1986년 마흔 한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판화가 오윤. 그가 나무판 위에 새긴 민중의 춤사위는 40년이 지난 지금도 멈추지 않는다. 씨앗페 2026에 출품된 사후판화 18점은, 그의 예술이 동료 예술인의 금융 안전망으로 다시 태어나는 역설적이고도 아름다운 순간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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