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책을 읽고 그 영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 천지수에게 캔버스는 저자가 짜놓은 이야기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메타적 시선의 무대다.
천지수는 그림을 그리기 전에 먼저 책을 읽는다.
수년간 책을 읽은 영감으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다. 저자가 짜놓은 책 속의 질서를 해체하고(deconstruction), 다시 새로운 이미지로 재구성하는(reconstruction) 작업. 이 과정 자체를 문장으로 기록하는 '메타적 시선'. 작가는 이를 페인팅북리뷰(Painting Book Review) 라 부른다.
파리, 로마, 그리고 책
2001년 5월, 서울 Moro갤러리. 천지수의 첫 개인전 《Giggle》이 열렸다. 같은 해 11월에는 파리의 Artist Guild Space로 건너갔다. 2003년, 이탈리아 '지오반니 뻬리꼬네(Giovanni Pericone) 전국미술대전'에서 대상(Primo Premio)을 받았다. 주 이탈리아 한국대사관, 로마 한인성당, 이탈리아 로터리 클럽 Fiuggi 등에 작품이 소장됐다.
2008년, 작가는 붓을 들고 아프리카로 떠났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의 암석벽화 복원. 한국, 유럽, 아프리카를 가로지르는 이동 속에서 그녀는 자신이 진짜 그리고 싶은 대상을 발견했다. '책'이었다.
책장 사이의 세계
— 책이 만드는 숲, 숲이 감추는 이야기
2016년 8월, 천지수는 스포츠경향에 그림서평 '천지수의 책 읽는 아틀리에' 컬럼 연재를 시작했다. 2021년 6월, 이 기록은 《책 읽는 아틀리에》(천년의 상상)라는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출간 기념 기획초대전이 파주 지혜의 숲에서 열렸다. 책으로부터 시작해 책으로 돌아온 셈이다.
이후 작가의 개인전 제목들은 작업의 궤적을 그대로 보여준다. 《나를 열고 들어가는 열쇠》(2024, 춘천 갤러리더웨이), 《책 읽는 아틀리에》(2025, 수원 갤러리 영통), 《생명의 모양》(2025, 파주 갤러리지지향), 《도서관 환타지》(2025, 오산 더스페이스갤러리). 출판·도서관 기반의 공간들이 그녀의 작업을 자연스럽게 품는다.
정글 도서관의 시간
씨앗페 2026에 출품한 여섯 점은 천지수의 '도서관 환타지' 연작과 아프리카의 기억이 한자리에 모인 컬렉션이다.
— 탄자니아에서 돌아온 손의 기록
2025년 LA아트쇼,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경남아트페어까지 국내외 무대에서 반응이 이어졌다. 씨앗페 출품 시점 기준 여섯 점 중 네 점이 이미 판매됐다. 책을 읽는 사람은 많고, 책이 그림이 되는 경험을 찾는 컬렉터도 적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