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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g Seong-suk: From Grass on a Hillside Grave to a Circle of Hands

Artist Stories · Published Sep 21, 2026 · Seed Art Festival

A short note on Jang Seong-suk, who found recovery walking among the graves of Mangusan, and her print in the Oh Yoon 40th anniversary exhibition.

Korean original — English translation pending

장성숙 — 무덤가의 풀에서 손 맞잡은 춤으로

장성숙, 〈Danc of life〉, etching·mezzotint, 30x42cm — 오윤 40주기 특별 판화전 출품작
장성숙, 〈Danc of life〉, etching·mezzotint, 30x42cm — 오윤 40주기 특별 판화전 출품작

장성숙은 회화와 판화를 함께 쓰며, 본인 소개대로 "살아있는 모든 존재"와 "흙을 만지는 것"에 관심을 두는 작가입니다. 씨앗페에는 오윤 40주기 특별 판화전 온라인관에 걸린 〈Danc of life〉 한 점으로 참여합니다.

망우산에서 시작된 것

2022년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연 개인전 《숲의 조각들》의 전시 소개 글에서, 장성숙은 이 작업이 시작된 자리를 직접 적었습니다. 삶과 인간관계에서 슬픔에 갇혀 우울증을 심하게 겪던 시기, 침울한 감정을 이기지 못할 때마다 밖으로 나왔고, 그렇게 걷다 닿은 곳이 망우산이었다고 합니다. "망우 — 이름하여 '근심을 잊는' — 산은 놀랍게도 온통 무덤이 자리하고 있는 숲"이었고, 처음에는 무덤산이라는 사실이 섬뜩했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나 걷다 보니 "죽은 자들의 무덤이 아니라 그 어느 곳보다 생(生)의 공간처럼" 느껴졌고, 무덤 위에 핀 이름 모를 꽃과 풀, 나무와 새소리가 "조화롭고, 온유했으며 환대해주는 느낌"이었다고 썼습니다. 그 산책길에서 동네의 풀과 무덤가의 풀을 하나씩 종이에 물감으로 찍어나간 작업이 《숲의 조각들》이 됐습니다. 회복의 과정을 하찮아 보이는 풀 한 포기씩 모으는 일로 옮겨놓은 셈입니다.

작가 이력에는 이 개인전 외에 2025년 몰타 Arthall Gozo, 2024년 포르투갈 ARTE.M에서 열린 《Hide me, Steal me, Be Nice to me》 등 해외 전시와, CICA Museum·제이브라운 등에서의 국내 단체전이 이어집니다. 같은 몰타·포르투갈 전시를 이듬해 다른 나라에서 다시 여는 것으로 보아, 이 작업이 한 자리에 걸리고 끝나는 게 아니라 순회하며 관객을 만나는 편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2012년에는 갤러리 S101에서 《부유&침전》이라는 제목의 석사청구전을 열었는데, '부유'와 '침전'이라는 두 낱말도 뒤에 올 《숲의 조각들》의 회복 서사와 멀지 않습니다 — 뜨고 가라앉는 것 사이 어딘가에서, 그는 계속 무언가를 찾아 걷고 있었던 셈입니다.

도판을 보고

〈Danc of life〉는 두 화면을 위아래로 붙인 구성입니다. 위쪽은 마름모꼴로 오려낸 작은 화면으로, 검은 바탕 한가운데 붉은 점이 있고 거기서 흰 빛줄기가 사방으로 뻗어 나가 하나의 폭발하는 별처럼 보입니다. 그 아래 이어지는 사각 화면에는 다섯 사람의 흰 실루엣이 둥글게 손을 맞잡고 돌아가고, 배경은 검게 가라앉은 밤하늘입니다. 위쪽 마름모의 붉은 빛과 아래쪽 인물들의 흰 윤곽이 서로 다른 형태로 되풀이되는데, 작가가 붙인 설명의 "어둠 속 붉은 빛은 꺼지지 않는 생명의 힘"이라는 문장이 이 위쪽 화면을 가리키는 것으로 읽힙니다. 인물들 발밑에는 봉긋한 언덕의 능선이 있고, 그 능선 가운데가 골짜기처럼 살짝 갈라져 인물들의 원을 받치고 있습니다. 오른쪽 하늘에는 초승달과 작은 새 한 마리가 함께 찍혀 있고, 왼쪽에는 작고 둥근 보름달 하나가 따로 떠 있어 두 개의 달이 한 화면에 같이 있습니다. 화면 아래에는 "1/1"과 "jSS. 2026." 서명이 연필로 적혀 있습니다.

장성숙은 2026년에 처음으로 실을 직접 쓴 작업을 했습니다. 그 작업에 붙인 글에서 그는 "엄마가 죽기전 끝까지 잊지 않고 손에 들고 있던 것이 '실'"이었다고, "실은 나와 엄마의 길고가는 연결고리"라고 적었습니다.

손을 맞잡고 도는 다섯 사람과, 어머니의 손에 끝까지 남아 있던 실 한 가닥. 둘 다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관계를 형태로 옮긴 이미지입니다.

씨앗페에서

장성숙의 〈Danc of life〉는 오윤 40주기 특별 판화전 온라인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작가는 이 작품을 두고 "오윤의 작품에 담긴 민중의 생명력과 공동체 정신에 주목하여 표현하였다"고, "오윤의 정신을 오늘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함께 살아가는 삶'의 의미를 담아냈다"고 적었습니다. 망우산의 풀 한 포기에서 회복을 찾던 작가가, 손을 맞잡고 도는 사람들의 원으로 그 마음을 한 번 더 옮긴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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