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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Soon-joo: Light Inside the Black, a Mezzotint Cutting Through the Thicket

Artist Stories · Published Sep 30, 2026 · Seed Art Festival

Kim Soon-joo studied printmaking at Sungshin Women’s University and has worked in black-ground compositions. A guide to the mezzotint Pushing Through the Thicket, where a note about light inside darkness becomes an image.

Korean original — English translation pending

김순주 — 검은 화면 속의 빛, 덤불을 헤치며 길을 찾는 판화

김순주, 〈덤불을 헤치며〉, Mezzotint/동판화, 14.5x19.2cm — 검푸른 바탕 한가운데에서 마른 풀이 얽혀 위로 벌어지는 화면
김순주, 〈덤불을 헤치며〉, Mezzotint/동판화, 14.5x19.2cm — 검푸른 바탕 한가운데에서 마른 풀이 얽혀 위로 벌어지는 화면

〈덤불을 헤치며〉를 처음 열면 거의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화면 대부분이 검푸른 어둠이고, 그 한가운데 위쪽에 희끗한 것이 모여 있습니다. 눈이 어둠에 익으면 그것이 마른 풀의 줄기라는 것이 보입니다. 서로 꺾이고 엇갈린 줄기들이 한데 얽혀 두 팔을 벌린 새의 날개처럼 위로 퍼지고, 아래로는 가늘게 풀려 한 가닥 흐릿한 자국이 되어 어둠 속으로 스러집니다. 가장자리로 갈수록 빛은 옅어져 바탕에 녹습니다. 화면의 아래쪽 절반은 거의 비어 있습니다.

메조틴트라는 기법이 이 장면과 맞물립니다. 동판 전체에 미세한 흠집을 촘촘히 내어 그대로 찍으면 화면이 온통 깊은 검정이 되고, 빛이 필요한 자리만 긁어 매끄럽게 만들어 갑니다. 그러니 이 판화에서 밝은 줄기 하나하나는 어둠 위에 얹은 것이 아니라 어둠에서 파낸 것입니다. 어둠이 먼저 있고 빛이 나중에 생긴 화면입니다.

검은색을 오래 바라본 사람

김순주는 1972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여자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판화과를 마쳤습니다. 한국현대판화가협회공모전 특선 2회, 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 가작, 대한민국미술대전 판화부문과 부산미술대전 특선 등의 수상 이력이 있고, 작가 소개에는 개인전 8회가 적혀 있습니다. 2023년 5월에는 K-ART 국제교류협회의 '작가세계' 영상 인터뷰 대상이 되었습니다.

2021년 6월 아트스페이스 퀄리아에서 연 개인전 제목이 《Night Scene》이었습니다. 그때 남긴 작가노트가 이 작가의 문법을 가장 잘 드러냅니다.

"검은색 공간을 보면 밤이나 암흑, 공포, 불안 등을 먼저 떠올리는게 보통이다. 그러나 아프리카에서는 경험과 지혜의 상징이며 일본에서는 신비와 밤이며 존재하지 않음을 나타내는 색이기도 하다. … 나는 그 속에서 안식의 시간, 무한의 공간을 본다. 어둠 속에서도 스쳐가는 빛과 생명을 마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재하는 아름다운 것들을 담고 싶다." — 김순주 작가노트, 2021

검정을 두려움의 색으로 두지 않고 안식과 깊이의 색으로 읽겠다는 선언입니다. 그리고 문장의 무게는 마지막 대목에 실려 있습니다. "어둠 속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둠을 지우지 않은 채 그 안에서 빛을 찾는 방식입니다.

같은 어휘가 판화에서 다시 나온다

이 노트의 "어둠 속에서도"가 이번 출품작의 작가의 말에 그대로 다시 나옵니다.

"어둠 속에서도 우리는 길을 만들며, 덤불을 헤치며 나아간다. 뒤엉킨 덤불처럼 복잡하고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삶은 끊임없이 길을 찾아간다." — 김순주, 〈덤불을 헤치며〉 작가의 말

2021년에는 검은 공간이 "미지의 공간의 시작"이었고, 2026년에는 그 공간 안으로 마른 풀이 들어왔습니다. 작가는 얽힌 풀의 모습을 "현실의 장벽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상징이라고 적었습니다. 어둠을 배경으로 삼던 화면이, 어둠 속에서 길을 내는 몸짓을 그리는 화면으로 한 걸음 옮겨 왔다고 읽을 수 있습니다.

메조틴트의 공정이 그 뜻에 겹친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빛을 얻으려면 어둠을 긁어내야 합니다. 도판에서 줄기가 가장 환하게 드러나는 곳은 줄기들이 가장 촘촘히 겹친 한가운데이고, 바깥으로 풀려 나갈수록 희미해집니다. 얽힘이 깊은 자리에서 오히려 빛이 모입니다. 어두운 현실을 통과하는 일과 판 위에서 빛을 파내는 일이 같은 손의 동작으로 보입니다.

오윤에게 보내는 오마주

작가는 이 작품을 오윤에게 바치는 오마주로 소개합니다. "오윤이 민중의 삶 속에서 발견했던 생명력과 인간에 대한 시선을 오늘의 현실 속에서 되새기며, 그 정신에 대한 오마주로 이 작품을 표현했다"는 것입니다.

김순주는 사람을 그리지 않고 마른 풀을 그렸습니다. 화면에 사람이 없는데도 이 화면이 삶의 이야기로 읽히는 이유는, 얽힌 줄기의 곡선이 몸짓처럼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시선을 다른 재료로 옮긴 답안이라고 하겠습니다.

지금 볼 수 있는 자리

김순주는 2026년 3월 25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인사동 마루아트센터에서 열린 판화 12인전 《유연하게 자유롭게 Flexible Ad libitum》에도 참여했습니다. 전시 서문은 참여 작가들을 두고 "판화의 속성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자신만의 언어로 재해석한 작가들"이라고 적었습니다. 같은 해에 나온 〈덤불을 헤치며〉도 그 흐름 안에 있습니다.

〈덤불을 헤치며〉는 「오윤 40주기 특별 판화전」 온라인관에 걸려 있습니다.

화면이 작고 어두운 만큼 가까이서 오래 보는 작품입니다. 처음엔 없던 줄기가 눈이 익을수록 하나씩 나타납니다. 김순주 작가 페이지에서 작품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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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김순주 작가는 어떤 작가인가요? A. 1972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여자대학교 미술학과와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판화과를 졸업한 판화·회화 작가입니다. 한국현대판화가협회공모전 특선 2회, 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 가작 등을 받았고, 작품 속에 "세상과 나의 공존을 위한 고민과 지키고 싶은 것"을 담는다고 밝혔습니다.

Q. 〈Night Scene〉은 어떤 작업인가요? A. 2021년 6월 아트스페이스 퀄리아 개인전에서 선보인 검은 화면의 연작입니다. 작가노트에서 김순주는 검은색 공간을 "안식의 시간, 무한의 공간"으로 읽고 "어둠 속에서도 스쳐가는 빛과 생명"을 마주한다고 썼습니다.

Q. 메조틴트란 무엇인가요? A. 동판 표면 전체에 미세한 흠집을 내어 검정 바탕을 먼저 만들고, 밝아야 할 부분을 긁고 다듬어 빛을 내는 동판화 기법입니다. 어둠에서 빛을 깎아내는 순서라서 깊은 검정과 부드러운 명암이 특징입니다.

Q. 씨앗페에 나온 작품은 무엇인가요? A. 〈덤불을 헤치며〉(2026, Mezzotint/동판화, 14.5x19.2cm) 한 점이며 가격은 ₩1,000,000입니다. 「오윤 40주기 특별 판화전」 온라인관에서 볼 수 있습니다.

Q. 작품은 무엇을 이야기하나요? A. 작가는 뒤엉킨 마른 풀을 "현실의 장벽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상징으로 설명합니다. 어둡고 복잡한 현실 속에서도 삶이 길을 찾아간다는 이야기이며, 오윤이 민중의 삶에서 발견한 생명력에 대한 오마주로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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