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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 Ki-hun: Twenty Years from a Glass Greenhouse, Painter of Transplanted Gardens

Artist Stories · Published Sep 21, 2026 · Seed Art Festival

A strange feeling in a botanical greenhouse in 2005 became a twenty-year series. A guide to Kang Ki-hun, whose hyperrealist paintings transcribe artificial paradises down to every cactus spine, and his three works at Seed Art Festival.

Korean original — English translation pending

강기훈 — 유리온실에서 시작된 20년, 옮겨진 정원의 화가

강기훈, 〈옮겨진 정원〉, acrylic on canvas, 72.5x72.5cm — 자갈 위에 모아 심은 선인장과 다육식물을 극사실로 그린 정사각 화면
강기훈, 〈옮겨진 정원〉, acrylic on canvas, 72.5x72.5cm — 자갈 위에 모아 심은 선인장과 다육식물을 극사실로 그린 정사각 화면

자갈밭에 선인장 열댓 포기가 모여 있습니다. 어떤 것은 푸른빛이 도는 구형이고, 어떤 것은 흰 솜털로 덮였고, 어떤 것은 검게 가라앉은 능선을 세웠습니다. 뒤로 붉은 꽃 두 송이가 곧은 초록 줄기 위에 얹혀 있습니다. 배경은 꽃도 잎도 없는 연노랑 평면입니다.

자연의 한 구획을 잘라온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장면은 자연에 없습니다. 열대의 선인장과 다른 기후의 다육식물이 한 자리에 모여 살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모아 심었습니다. 그것이 강기훈의 〈옮겨진 정원〉입니다.

2005년, 유리온실에서

강기훈은 1978년 부산에서 태어났습니다. 아트램프와 아트앤컬처가 2024년 청화랑 전시를 소개하며 같은 사실을 전합니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의 작가 프로필에 따르면 2005년 신라대학교 회화과를, 2007년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습니다.

연작의 출발점은 학교가 아니라 유리온실이었습니다. 2005년 식물원을 찾았을 때의 생경함이 그를 붙잡았고, 이후 그는 창경궁의 식물원과 남산을 비롯해 도시 곳곳에 남아 있는 식물원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작가는 예술 플랫폼 에이터(aither.kr)에 실은 작업 노트에서 그곳을 이렇게 불렀습니다.

"그곳은 박제 화된 근대적 공간이자 인공적으로 옮겨진 식물들로 메워져있었으며, 그러한 이식과 관상행위에 투영된 다양한 욕망들이 뒤얽힌 '닫힌 볼거리 공간'이었다." — 작가 노트, aither.kr

세 단어가 핵심입니다. 박제, 이식, 관상. 식물원은 식물을 위한 공간이 아닙니다. 식물을 보는 사람을 위한 공간이고, 그래서 식물은 원래 살던 자리에서 뽑혀 와 보기 좋은 배치로 놓입니다. 강기훈이 '정원'이라는 말 앞에 '옮겨진'을 붙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림의 방법도 같은 자리에서 정해졌습니다. 같은 노트에서 그는 "원색의 강렬한 대비를 주고 기하학적 프레임의 구획 구조물과 유기적인 식물들의 병치, 극적인 원근감으로 압도적이고 생경한 모습의 식물원을 회화로 그렸다"고 적었습니다. 구획된 틀과 제멋대로 자라는 몸을 한 화면에 나란히 놓는 것. 위 그림에서 반듯한 연노랑 배경과 각자 다르게 부푼 선인장들이 맞붙어 있는 것이 그 방법의 지금 모습입니다.

데뷔와 입주 — 20년의 이력

작가가 씨앗페에 제출한 소개에 따르면 2008년 덕원갤러리 기획 개인전으로 작가 활동을 시작해 2025년 《10의n승》까지 여덟 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국립현대미술은행과 정부미술은행에 작품이 소장돼 있습니다.

개인전 목록은 그대로 연작의 연표가 됩니다. 에이터에 실린 이력을 따라가면 2008년 덕원갤러리 《다른 어떤 곳 - 식물원, 기념촬영》으로 시작해 2009년 《다른 어떤 곳 - 욕망의 정원》(UM Gallery, 무심갤러리), 2011년 《옮겨진 정원》(갤러리 이마주), 2012년과 2013년의 《Landscapes》로 이어집니다. 제목이 '다른 어떤 곳'에서 '욕망의 정원'을 거쳐 '옮겨진 정원'으로 좁혀지는 과정이 보입니다.

중간에 도시를 옮긴 시기가 있습니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기록에 따르면 그는 6기 장기 입주 작가로 2012년 4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청주에 머물렀습니다. 그 끝자락인 2012년 12월 27일부터 이듬해 1월 6일까지, 같은 스튜디오에서 개인전 《Landscape - 강기훈展》이 열렸습니다.

이 전시의 평문을 쓴 조성지(CSP111아트스페이스 디렉터)는 강기훈의 화면을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지극히 명료하면서도 애매모호하며, 사실적이고 생생하면서도 동시에 몽환적이다. 한마디로 그로테스크하다." — 조성지, 《Landscape - 강기훈展》 평문, 2012

극사실로 그릴수록 그림이 사실에서 멀어지는 역설이 여기 있습니다. 선인장의 가시를 하나도 빠짐없이 그리면 우리가 실제로 선인장을 볼 때보다 더 많은 것이 보입니다. 사람의 눈은 그렇게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밀함이 어느 선을 넘으면 낯설어집니다.

같은 평문은 그가 이 낯섦을 방법으로 쓴다고 봤습니다. "강기훈은 그로테스크함을 단번에 풀리지 않는 대상을 둘러싼 다층적이고 다각적인 문제의식들을 긴장감 있게 엮어가며 자신만의 회화적 서사를 이끌어가는 흥미로운 전략으로 사용하고 있다."

2024년 청화랑 — 자연에게 보내는 편지

2024년 3월 12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화랑에서 세 사람의 전시 《자연에게》가 열렸습니다. 아트램프와 아트앤컬처가 함께 전한 이 전시에 강기훈은 담보, 전희경과 나란히 참여했고, 출품작 가운데 하나가 〈옮겨진 정원〉이었습니다.

아트램프는 그의 방식을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선인장의 작은 가시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극사실적으로 표현된 그의 작품은 관람객에게 자연의 미세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한다." 아트앤컬처는 한 걸음 더 들어가 "선인장의 작은 가시, 털, 자갈 하나하나까지 매우 섬세한 극사실화로 표현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자갈까지, 라는 말에 밑줄을 그어둘 만합니다. 위 그림에서 화면 아래쪽 절반을 차지하는 것은 식물이 아니라 바닥입니다. 크기와 색이 제각각인 돌 알갱이가 화면 끝까지 이어지고, 그 사이로 마른 뿌리와 줄기가 굽어 지나갑니다. 식물을 돋보이게 하려고 깐 재료를 식물만큼 공들여 그리면, 무엇이 주인공인지가 흔들립니다.

씨앗페 출품작 세 점 읽기

씨앗페에 들어온 강기훈의 작품은 세 점입니다. 캔버스 아크릴 한 점, 종이 아크릴 한 점, 종이 수채 한 점. 2020년부터 2025년까지 걸쳐 있어 같은 주제를 서로 다른 재료로 다뤄온 방식을 나란히 볼 수 있습니다.

〈옮겨진 정원〉 — 2024년, acrylic on canvas, 72.5x72.5cm

정사각 화면입니다. 가로와 세로가 같아 위아래도 좌우도 우위를 갖지 않고, 화면이 하나의 구획처럼 닫힙니다. 식물원의 화단이 그렇듯이.

앞에서 본 그림이 이 작품입니다. 푸른 구형 선인장, 흰 솜털에 덮인 기둥, 검게 능선을 세운 것, 잿빛 도는 다육식물이 자갈 위에 모여 있고, 뒤로 붉은 꽃 두 송이가 곧게 섰습니다. 배경은 어떤 원근도 주지 않는 연노랑 평면이어서 식물들이 배경에서 떨어져 나와 앞으로 밀려 나옵니다.

작가는 이 작품에 붙인 작업 노트에서 화면이 만들어진 방식을 설명했습니다.

"식물원에서 흔하게 볼수있는 풍경은 열대과인 선인장 들이다. (…) 여러 선인장들을 한데 모아 가상의 정원을 가꾸는 행위를 그림 그리는 행위로 옮겨 보았다. 여러 장이 합쳐져 하나의 정원이 될수도 있고 하나의 그림이 독립된 풍경으로서도 존재한다." — 작가가 씨앗페 출품작에 붙인 작업 노트

가상의 정원이라는 말이 중요합니다. 이 배치는 어느 온실에도 실제로 없습니다. 그림 그리는 일 자체가 정원을 가꾸는 일이라는 것, 즉 화가가 식물원 관리자의 자리에 서 있다는 뜻입니다. 이식과 관상의 욕망을 비판적으로 들여다보던 사람이 자기 화면 안에서는 똑같이 식물을 모아 심고 있습니다. 그 겹침을 감추지 않은 것이 이 연작의 정직한 대목입니다.

세 점 가운데 가장 크고, 작가의 대표 연작을 정면으로 들이는 작품입니다.

강기훈, 〈옮겨진 정원〉, acrylic on canvas, 72.5x72.5cm, ₩6,000,000
강기훈, 〈옮겨진 정원〉, acrylic on canvas, 72.5x72.5cm, ₩6,000,000

〈eloigned garden〉 — 2025년, acrylic on paper, 30.2x42cm

세 점 가운데 가장 최근작이고, 제목은 연작의 영문 표기입니다. 캔버스가 아닌 종이에 아크릴로 그렸습니다. 같은 주제를 다른 지지체로 옮기면 붓의 속도와 겹의 두께가 달라집니다. 화면도 작아 가까이 두고 보는 자리에 어울립니다.

작가는 이 작품에 붙인 작업 노트에서 연작의 뜻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식물이 놓인 정원의 인공성과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의 조건 사이에서 무의식적으로 닮아버린 존재들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 식물이 본래의 자리에서 이식되어 인간의 질서 속으로 옮겨진 이후의 생태를 통해, 오늘날 인간이 겪는 존재의 이탈과 정서적 탈지대화를 탐색한다." — 작가가 씨앗페 출품작에 붙인 작업 노트

식물원의 식물과 사회 속의 사람을 겹쳐 읽는 문장입니다. 옮겨 심어진 뒤에도 살아가지만, 자기 자리를 자기가 정하지는 못하는 존재. 20년 전 유리온실에서 시작된 질문이 지금 어디에 가 있는지를 이 노트가 알려줍니다.

강기훈, 〈eloigned garden〉, acrylic on paper, 30.2x42cm, ₩1,000,000
강기훈, 〈eloigned garden〉, acrylic on paper, 30.2x42cm, ₩1,000,000

〈landscape〉 — 2020년, watercolor on paper, 41.7x31.7cm

세 점 중 가장 이른 작품이고 유일한 수채입니다. 아크릴은 덮어 쓸 수 있지만 수채는 그렇지 않습니다. 종이에 스며든 색은 되돌릴 수 없으니, 극사실의 정밀함을 수채로 감당한다는 것은 붓을 대는 순서를 미리 다 정해둔다는 뜻입니다. 세로 화면이라 앞의 두 점과 방향이 다르고, 세 점을 나란히 걸면 정사각·가로·세로가 한 벽에서 서로를 받칩니다.

강기훈, 〈landscape〉, watercolor on paper, 41.7x31.7cm, ₩1,000,000
강기훈, 〈landscape〉, watercolor on paper, 41.7x31.7cm, ₩1,000,000

가격은 〈옮겨진 정원〉이 ₩6,000,000, 종이 작업 두 점이 각 ₩1,000,000입니다. 강기훈 작가 페이지에서 세 점을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어디에 걸면 좋은가

극사실 회화는 가까이서 볼 때와 멀리서 볼 때가 완전히 다른 그림입니다. 멀리서는 한 장면이지만, 한 걸음 다가서면 가시와 털과 자갈이 따로따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복도 끝이나 계단참처럼 관객이 다가가게 되는 자리가 이런 그림에 맞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벽보다, 멈춰 서서 들여다보게 되는 벽이 낫습니다.

〈옮겨진 정원〉의 연노랑 배경은 밝은 벽에서 배경이 벽에 녹고 식물만 떠오르는 효과를 냅니다. 반대로 짙은 색 벽에 걸면 화면 전체가 한 덩어리로 도드라집니다. 어느 쪽도 정답은 아니니 벽 색을 먼저 정해두고 고르시길 권합니다.

처음 그림을 들이는 분이라면 처음 그림을 사는 사람을 위한 가이드를 함께 읽어보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지금, 씨앗페에서

강기훈이 씨앗페에 세 점을 낸 이유는 자신의 사정 때문이 아닙니다. 씨앗페에 작품을 내놓은 작가들은 금융 차별을 겪는 동료 예술인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연대자들입니다. 작품 판매 수익의 대부분은 작가에게 직접 가고, 일부는 예술인 상호부조 기금에 적립되어 금융 차별을 겪는 동료 예술인의 저금리 대출 재원이 됩니다.

옮겨진 자리에서도 살아가는 것들을 20년 동안 그려온 사람이 동료의 자리를 걱정하는 일은, 그림과 따로 놓이지 않습니다.

강기훈 작가 페이지에서 작품 세 점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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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강기훈 작가는 어떤 작가인가요? A. 1978년 부산에서 태어난 화가입니다(아트램프·아트앤컬처).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프로필에 따르면 2005년 신라대학교 회화과, 2007년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습니다. 식물원이라는 공간에서 출발한 '옮겨진 정원' 연작을 극사실 회화로 이어오고 있습니다.

Q. '옮겨진 정원' 연작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A. 2005년 식물원에서 받은 생경함이 출발점입니다. 작가는 작업 노트에서 식물원을 "박제 화된 근대적 공간이자 인공적으로 옮겨진 식물들로 메워져있었"던 "닫힌 볼거리 공간"으로 묘사했습니다(aither.kr).

Q. 개인전은 몇 번 열었나요? A. 작가가 씨앗페에 제출한 소개에 따르면 2008년 덕원갤러리 기획 개인전으로 활동을 시작해 2025년 《10의n승》까지 여덟 번의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Q. 작품이 소장된 곳은? A. 작가가 씨앗페에 제출한 소개에 따르면 국립현대미술은행과 정부미술은행에 작품이 소장돼 있습니다.

Q.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와의 인연은? A. 스튜디오 기록에 따르면 6기 장기 입주 작가로 2012년 4월부터 2013년 4월까지 머물렀고, 그 기간 끝에 개인전 《Landscape - 강기훈展》(2012. 12. 27 ~ 2013. 1. 6)을 열었습니다.

Q. 강기훈 작품 가격대는? A. 〈옮겨진 정원〉(72.5x72.5cm, 캔버스)이 ₩6,000,000, 종이 작업 〈eloigned garden〉과 〈landscape〉가 각 ₩1,000,000입니다.

Q. 씨앗페에 나온 강기훈 작품은 몇 점인가요? A. 세 점입니다. 〈옮겨진 정원〉(2024, acrylic on canvas, 72.5x72.5cm), 〈eloigned garden〉(2025, acrylic on paper, 30.2x42cm), 〈landscape〉(2020, watercolor on paper, 41.7x31.7cm). 작가 페이지에서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Q. 강기훈 작품을 사면 어디로 수익이 가나요? A. 작품 판매 수익의 대부분은 작가에게 직접 갑니다. 일부는 예술인 상호부조 기금에 적립되어 금융 차별을 겪는 동료 예술인의 저금리 대출 재원이 됩니다. 강기훈은 동료 예술인을 돕기 위해 작품을 내놓은 연대자로 씨앗페에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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