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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 Hyun-kyoung: From Painted Diary to Bulyeon-giyeon, Landscapes Seen from Between

Artist Stories · Published Sep 21, 2026 · Seed Art Festival

Trained in Korean ink painting and holding a doctorate in art education, Shin Hyun-kyoung has long called her work a painted diary. Her three recent works layer torn gold and silver leaf over mulberry paper to picture what has cracked and bent.

Korean original — English translation pending

신현경 — 그림일기에서 불연기연으로, 사이에서 본 풍경

신현경, 〈동학의 불연기연〉, 닥지에 한국화 채색, 60x42cm — 청회색 바탕에 금박과 은박 조각이 깔리고 왼쪽에 어두운 좌상이 앉은 화면
신현경, 〈동학의 불연기연〉, 닥지에 한국화 채색, 60x42cm — 청회색 바탕에 금박과 은박 조각이 깔리고 왼쪽에 어두운 좌상이 앉은 화면

화면 왼쪽에 검은 형상이 앉아 있습니다. 어깨가 둥글고 무릎이 넓게 퍼진, 좌선한 사람의 실루엣입니다. 오른쪽은 온통 조각들입니다. 금박과 은박을 찢어 붙인 자국이 청회색 바탕 위에 깔려 있고, 흰 선 한 줄이 그 사이를 구불구불 지나갑니다. 왼쪽 여백에는 세로로 쓴 글씨가 있습니다. '동학의 不然其然', 그 아래 '이천이십육년 봄', 그리고 붉은 낙관.

깨끗하게 마감된 화면이 아닙니다. 박이 찢긴 가장자리가 그대로 보이고, 덧칠한 자리와 덜 덮인 자리가 나란히 남아 있습니다. 그것이 이 작가가 지금 하고 있는 일입니다.

그림일기라고 부르는 방식

신현경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에서 동양화를 전공했습니다. 작가가 씨앗페에 제출한 소개와 미술 전문 매체 아트메일에 실린 작가 이력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아트메일 이력은 1978년 서울대 회화과 졸업으로 적고 있습니다.

이후 그는 미국 미네소타대학교로 갔습니다. 1994년 석사 청구전의 제목이 《다시 쓰여진 나의 그림일기: 자기 치유적 과정으로서의 미술》이었습니다. 작가 자신의 설명에 따르면 그때까지 그려온 70여 점의 그림에 글을 덧붙이는 과정이었고, 그 과정에서 삶과 내면의 편린들이 드러났습니다. 타향살이의 경험이 자아를 타자의 자리에서 보게 만든 계기였다고 그는 적었습니다.

'그림일기'는 수사가 아니라 그가 오래 써온 자기 작업의 이름입니다. 2012년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문화관에서 연 아티스트 북 전시를 소개하며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작업은 그림일기이다. 나의 일상, 또는 내 안의 이야기를 가지고 그림을 그린다. 그리고 그 이미지들을 인쇄하여 아티스트의 북믈 만든다." — 아트메일, 2012년 9월

그린 것을 다시 인쇄해 책으로 묶는 일. 한 번 만든 화면을 다른 형식으로 옮겨 적는 태도가 여기서도 보입니다.

질문을 제목으로 삼다

한국에 돌아온 뒤 1997년, 서울 서남갤러리에서 연 개인전의 제목은 《나는 어떻게 모나리자를 문화적 쟁론 안에서 보고 있는가?》였습니다. 전시 제목이 문장이 아니라 질문입니다. 그것도 '모나리자는 무엇인가'가 아니라 '나는 그것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묻습니다. 대상이 아니라 보는 자리를 문제 삼는 방식입니다. 작가는 이 전시를 자기 성찰의 여정에 "거부하는 몸짓"을 나눈 자리로 설명합니다.

이 질문은 학문으로도 이어졌습니다. 그는 2012년 미네소타대학교에서 『비주얼 리터러시로서의 미술의 역할: 전통 교육의 시서화 수행론』으로 박사 학위 논문을 썼습니다. 시(詩)·서(書)·화(畵) 세 가지를 함께 갖추는 옛 문인의 태도를 미술교육의 언어로 다시 읽은 연구입니다.

아트메일에 실린 이력에 따르면 그는 1997년부터 영산대학교 교수로 재직했고, 여성문화예술기획의 '자아를 찾아가는 미술 여행' 워크숍을 여러 해 진행했으며, 『너의 그림에 대해 말해 주겠니?』(청년사, 2001)를 비롯한 책을 펴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일과 그림으로 사람을 돕는 일이 한 사람의 이력 안에 나란히 있습니다.

왜 이 이력을 먼저 읽어야 하는가. 씨앗페에 들어온 세 점이 시서화가 한 화면에 함께 있는 그림이기 때문입니다. 그림이 있고, 글씨가 있고, 낙관이 있습니다. 화제(畵題)를 화면 안에 써 넣는 것은 옛 동양화의 문법이고, 그 문법을 박사 논문의 주제로 삼았던 사람이 지금 그 문법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깨지고 찌그러진 것들

씨앗페 출품작 세 점에는 공통의 작업 노트가 붙어 있습니다.

"이번 동양화에서는 지우고 덧칠하며 그 흔적이나 실수한 자국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한다. 고치는 과정 속에 문제를 풀어내듯 새로운 기법이 창출되기도 한다. 금·은박을 찢어 붙이고 호분을 바른 뒤 바탕색을 덮는 과정은, '사이에서' 바라본 파편화된 풍경을 재구성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 작가가 씨앗페 출품작에 붙인 작업 노트

실수한 자국을 지우지 않고 남긴다는 말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동양화는 대개 되돌리기 어려운 재료를 씁니다. 닥지에 스민 먹과 색은 지우개로 지워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분야에서 '실수를 남긴다'는 선택은 관용이 아니라 방법입니다. 고치는 과정 자체가 화면이 되는 쪽을 택한 것입니다.

금·은박을 찢어 붙이고, 흰 호분을 바르고, 그 위를 다시 바탕색으로 덮는 순서도 같은 이야기입니다. 덮는데 다 덮지 않습니다. 앞의 층이 뒤의 층 사이로 비칩니다. 위 그림에서 금박 조각의 가장자리가 반듯하지 않고 찢긴 결을 그대로 드러내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두 작품의 제목은 아예 상태를 부르는 말입니다. 〈어쩌다 깨진〉과 〈끼인 채 찌그러진〉. 작가는 각각 "경계 사이에서 어쩌다 깨어져 버려진 사물", "경계 사이에서 어쩌다 끼인 채 찌그러진 사물"을 그렸다고 적었습니다. 제목이 형용사로 끝나 명사를 붙이지 않은 것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무엇이 깨졌는지는 말하지 않고 깨진 상태만 부릅니다.

씨앗페 출품작 세 점 읽기

세 점 모두 2026년작이고, 재료는 모두 닥지에 한국화 채색입니다. 가격도 셋 다 ₩1,000,000으로 같습니다. 크기만 조금 다릅니다.

〈동학의 불연기연〉 — 2026년, 닥지에 한국화 채색, 60x42cm

세 점 가운데 유일하게 가로로 누운 화면이고 가장 큽니다. 앞에서 본 그림입니다.

제목의 '불연기연(不然其然)'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동학의 창시자 수운 최제우가 쓴 경전 『동경대전(東經大全)』에 나오는 논설이며, "'그렇지 않다 그러하다'로 각자가 보고 있는 세계에서 고정된 것 같지만 고정된 형체는 없다"는 뜻이라는 것입니다.

고정된 형체가 없다는 문장과, 찢은 박 조각으로 채운 화면이 서로를 설명합니다. 어느 조각도 다른 조각과 같은 모양이 아니고, 경계가 딱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왼쪽의 검은 좌상만이 유일하게 덩어리로 뭉쳐 있는데, 그 형상조차 여러 겹의 얼룩으로 이뤄져 가장자리가 흐립니다.

신현경, 〈동학의 불연기연〉, 닥지에 한국화 채색, 60x42cm, ₩1,000,000
신현경, 〈동학의 불연기연〉, 닥지에 한국화 채색, 60x42cm, ₩1,000,000

〈끼인 채 찌그러진〉 — 2026년, 닥지에 한국화 채색, 53x45cm

앞의 작품과 정반대의 색조입니다. 바탕이 갈색과 회색, 검정으로 가라앉아 있고, 그 어두운 면 한가운데 흰 타원 하나가 떠 있습니다. 가장자리는 두껍게 부풀었고 안쪽은 반투명하게 비쳐, 짓눌려 납작해진 그릇 같기도 하고 오므라든 망 같기도 합니다. 왼쪽으로 흰 끈 같은 선이 두 갈래 뻗어 나가고, 오른쪽 위에는 점선으로만 그린 사각형 윤곽이 있습니다. 실물 없이 자리만 남은 표시처럼 보입니다.

오른쪽 아래에 세로로 쓴 화제와 붉은 낙관이 있습니다.

신현경, 〈끼인 채 찌그러진〉, 닥지에 한국화 채색, 53x45cm, ₩1,000,000
신현경, 〈끼인 채 찌그러진〉, 닥지에 한국화 채색, 53x45cm, ₩1,000,000

〈어쩌다 깨진〉 — 2026년, 닥지에 한국화 채색, 53x45cm

〈끼인 채 찌그러진〉과 같은 크기의 짝입니다. 제목이 부르는 상태도 이웃해 있습니다. 하나는 끼여서 찌그러진 것, 하나는 깨져서 버려진 것. 두 점을 나란히 걸면 같은 경계에서 다르게 상한 사물이 서로를 마주 보게 됩니다.

신현경, 〈어쩌다 깨진〉, 닥지에 한국화 채색, 53x45cm, ₩1,000,000
신현경, 〈어쩌다 깨진〉, 닥지에 한국화 채색, 53x45cm, ₩1,000,000

세 점을 함께 들이면 가로 한 점과 세로 두 점이 한 벽에서 삼각의 리듬을 만듭니다. 신현경 작가 페이지에서 나란히 보실 수 있습니다.

닥지 작품을 걸 때

닥지는 닥나무 껍질로 뜬 종이입니다. 질기고 오래가지만 빛과 습기에는 예민합니다. 직사광선이 직접 닿는 벽은 피하는 편이 좋고, 자외선을 걸러주는 유리로 액자를 하면 색이 오래 버팁니다. 금·은박이 올라간 화면은 조명 각도에 따라 반사가 크게 달라지므로, 정면에서 내리쬐는 스포트라이트보다 비스듬히 스치는 빛이 박의 결을 살립니다.

그림을 처음 들이는 분이라면 처음 그림을 사는 사람을 위한 가이드를 함께 읽어보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지금, 씨앗페에서

신현경이 씨앗페에 세 점을 낸 이유는 자신의 사정 때문이 아닙니다. 씨앗페에 작품을 내놓은 작가들은 금융 차별을 겪는 동료 예술인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연대자들입니다. 작품 판매 수익의 대부분은 작가에게 직접 가고, 일부는 예술인 상호부조 기금에 적립되어 금융 차별을 겪는 동료 예술인의 저금리 대출 재원이 됩니다.

오래 그림으로 사람의 마음을 여는 일을 해온 사람이 동료 예술인의 자리를 위해 작품을 내놓는 일은, 그의 이력 안에서 자연스러운 한 줄로 읽힙니다.

신현경 작가 페이지에서 작품 세 점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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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신현경 작가는 어떤 작가인가요? A.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를 마쳤습니다. 1994년 석사 청구전 《다시 쓰여진 나의 그림일기: 자기 치유적 과정으로서의 미술》, 1997년 서남갤러리 개인전 《나는 어떻게 모나리자를 문화적 쟁론 안에서 보고 있는가?》를 열었습니다.

Q. '불연기연'이란 무엇인가요? A.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동학의 창시자 수운 최제우가 쓴 경전 『동경대전(東經大全)』에 나오는 논설입니다. "'그렇지 않다 그러하다'로 각자가 보고 있는 세계에서 고정된 것 같지만 고정된 형체는 없다"는 뜻으로 작가는 적었습니다.

Q. 어떤 기법으로 그렸나요? A. 닥지에 한국화 채색입니다. 작가는 작업 노트에서 "금·은박을 찢어 붙이고 호분을 바른 뒤 바탕색을 덮는 과정"이라고 밝혔고, 지우고 덧칠한 흔적과 실수한 자국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한다고 적었습니다.

Q. 시서화 삼절과 어떤 관계가 있나요? A. 작가는 2012년 미네소타대학교에서 『비주얼 리터러시로서의 미술의 역할: 전통 교육의 시서화 수행론』으로 박사 학위 논문을 썼고, 이후 전통 문인들이 시·서·화를 함께 갖추던 태도를 작업의 바탕으로 삼고 있습니다. 출품작에도 화제(畵題)와 낙관이 화면 안에 함께 들어 있습니다.

Q. 신현경 작품 가격대는? A. 세 점 모두 ₩1,000,000입니다.

Q. 씨앗페에 나온 신현경 작품은 몇 점인가요? A. 세 점입니다. 〈동학의 불연기연〉(60x42cm), 〈끼인 채 찌그러진〉(53x45cm), 〈어쩌다 깨진〉(53x45cm) — 모두 2026년작, 닥지에 한국화 채색입니다. 작가 페이지에서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Q. 닥지 작품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A. 직사광선을 피하고 자외선 차단 유리로 액자를 하면 색이 오래 버팁니다. 금·은박이 올라간 화면은 비스듬히 스치는 조명이 박의 결을 살립니다.

Q. 신현경 작품을 사면 어디로 수익이 가나요? A. 작품 판매 수익의 대부분은 작가에게 직접 갑니다. 일부는 예술인 상호부조 기금에 적립되어 금융 차별을 겪는 동료 예술인의 저금리 대출 재원이 됩니다. 신현경은 동료 예술인을 돕기 위해 작품을 내놓은 연대자로 씨앗페에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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