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40주기인 올해, 서울 종로에서 오윤을 다루는 전시 두 개가 겹칩니다.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의 《오윤》은 노트와 원판까지 포함한 창작 과정을 무료로 펼치고, 동덕아트갤러리의 40주기 특별 판화전은 그가 새긴 판화 187종을 한자리에 겁니다. 기간·장소·관람료를 나란히 놓고, 어떤 순서로 보면 좋은지 정리했습니다.
오윤 40주기, 서울의 두 전시를 함께 보는 법
오윤(吳潤, 1946~1986)은 마흔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올해가 작고 40주기입니다.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판화를 실물로 본 사람은 뜻밖에 적습니다. 도판과 화면으로만 돌아다닌 세월이 길었기 때문입니다.
올가을 서울에서는 오윤을 다루는 전시 두 개가 겹칩니다. 하나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가 8월 27일 문을 연 기획전 《오윤》이고, 다른 하나는 9월 23일 동덕아트갤러리에서 시작하는 오윤 40주기 특별 판화전 〈새김에서 각인으로: 1946—1986, 오윤의 궤적〉입니다. 성격이 겹치지 않아서 둘을 같이 보면 한 작가를 앞뒤로 훑게 됩니다.

나란히 놓고 보기
|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오윤》 | 오윤 40주기 특별 판화전 〈새김에서 각인으로〉 | |
|---|---|---|
| 기관 |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서울시립미술관) | 한국스마트협동조합 주최 |
| 기간 | 2026년 8월 27일 ~ 2027년 2월 14일 | 2026년 9월 23일(수) ~ 10월 12일(월) |
| 장소 | 모음동 1층 전시실 1·2와 라운지, 2층 라운지 2 (종로구 평창문화로 101) | 동덕아트갤러리 (종로구 우정국로 68 동덕빌딩 B1) |
| 관람료 | 무료 | 일반 12,000원 · 할인 6,000원 · 미취학 아동 무료 |
| 관람 시간 | 화 | 10:00~18:00 |
| 휴관 |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월요일이 공휴일이면 정상 개관 | 9월 25일~26일 추석 휴관 |
| 성격 | 미술아카이브가 수집한 오윤 컬렉션을 중심으로 작품 세계와 창작 과정을 재조명하는 기획전 | 오윤이 새긴 판화 전작 187종을 한자리에 모은 전작전 |
| 볼 것 | 판화·조각·사진·드로잉과 함께 판화 원판, 습작, 노트, 창작 도구 | 생전 판화와 유족이 원판으로 찍은 사후 판화를 아우른 187종 전부, 여덟 개 장 구성 |
미술아카이브는 6개월 가까이 열려 있고 판화전은 스무 날 만에 닫힙니다. 순서를 정할 때 이 차이부터 보시면 됩니다.
어느 쪽을 먼저 볼까
여유가 있다면 미술아카이브를 먼저 권합니다. 결과물보다 과정에 무게를 둔 전시입니다. 여섯 개 장의 제목은 오윤의 노트와 메모에서 뽑았습니다. 대학 시절의 모색기('개도치 오윤')에서 시작해 마지막 장 '나두야 간다'까지 이어집니다. 판화 원판에 남은 판각의 흔적, 습작과 드로잉, 그가 쓰던 도구가 함께 나옵니다. 칼이 어디서 멈췄고 어디서 방향을 틀었는지를 눈으로 좇게 만드는 구성입니다. 무료이고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저녁 8시까지 열려 있어 퇴근 후에도 갈 만합니다.
그다음에 판화전으로 가면 앞에서 본 흔적들이 완성된 화면으로 돌아옵니다. 이쪽은 전작(全作)입니다. 오윤이 새긴 판화 187종이 그의 생애를 따라 여덟 개 장으로 걸립니다. 「오윤은 누구인가」에서 시작해 「십 년의 침묵」, 「왜 판화였나」, 「무엇을 새겼나」, 「거리로 나간 판화」, 「진도에서 배운 춤」, 「칼노래, 처음이자 마지막」을 지나 「사십 년 뒤, 바람으로」로 끝납니다. 표제작 〈칼노래〉(1985)와 〈무호도〉, 〈춘무인 추무의〉, 판화 〈노동의 새벽〉(1984)을 원본으로 봅니다. 생전 판화와 사후 판화를 아울러 그의 판화 전부가 한 전시장에 걸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이런 전작전은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물론 시간이 하루뿐이라면 순서를 뒤집어도 됩니다. 판화전이 먼저 닫히니까요. 두 곳 모두 종로구 안이지만 평창동과 관훈동은 꽤 떨어져 있어 이동에 삼사십 분은 잡으셔야 합니다. 월요일에는 미술아카이브가 쉬고 판화전은 엽니다.
서로 비어 있는 자리를 메웁니다
한쪽은 소장 자료로 한 사람의 작업 방식을 보여주고 다른 한쪽은 그가 새긴 판화를 빠짐없이 늘어놓습니다. 아카이브 전시가 "이 사람은 어떻게 작업했나"에 답한다면 전작전은 "그래서 무엇이 남았나"에 답하는 셈입니다.

목판화는 인쇄물로 옮겨지는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을 잃습니다. 칼이 지나간 깊이, 종이에 눌린 자국, 먹이 번진 결입니다. 원판을 본 눈으로 판화를 보고 판화를 본 눈으로 다시 원판을 떠올리는 왕복이 올해가 아니면 하기 어렵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오윤을 두고 "주로 목판화를 제작하여 배포함으로써 민중미술의 목판화 운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기록합니다. 그가 목판화를 시작한 것은 1975년이었습니다. 미술평론가 유홍준은 그를 박수근의 서민 미술과 신동엽의 참여문학, 그 두 가치가 분리되지 않은 진짜 민중미술가라고 평했습니다. 성완경은 오윤의 예술이 1980년대 민중미술이라는 틀 안에만 가두기 어려운 성취라고 했습니다. 오윤의 생애와 작업을 먼저 훑고 싶다면 칼끝으로 시대를 새긴 작가 — 오윤 40주기 특별전을 읽고 가시면 전시장에서 붙는 설명이 달라집니다.
자주 묻는 것
Q. 두 전시는 같은 전시인가요? A. 아닙니다.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의 《오윤》은 서울시립미술관이 여는 기획전이고 〈새김에서 각인으로〉는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 동덕아트갤러리에서 여는 별개의 판화 전작전입니다. 표를 따로 준비하셔야 합니다.
Q. 관람료는 얼마인가요? A. 미술아카이브 《오윤》은 무료입니다. 판화전은 일반 12,000원, 할인 6,000원이고 미취학 아동은 무료입니다. 할인 관람권은 24세 이하, 65세 이상, 예술인패스, 문화누리카드, 국가유공자, 민주화유공자,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적용되며 현장에서 증빙을 확인합니다. 예매는 판화전 안내 페이지에서 합니다.
Q. 하루에 둘 다 볼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다만 판화전이 오후 6시에 닫히므로 판화전을 먼저 보고 미술아카이브로 옮기거나 오전에 평창동을 들르고 오후에 관훈동으로 내려오는 편이 안전합니다. 월요일에는 미술아카이브가 휴관이니 그날은 판화전만 가능합니다.
판화를 곁에 두고 싶다면
전시와 별개로 알려드릴 사정이 하나 있습니다. 오윤 유족이 원판으로 찍은 후쇄 판화는 30년 전에 찍은 것이 마지막이었고, 일반에 판매된 것은 올해 1월 씨앗페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유족의 뜻에 따라 40주기인 올해를 끝으로 판매가 중단될 수 있습니다. 이후 판매 여부는 유족이 정합니다. 사후 판화가 어떤 물건이고 무엇을 확인하고 골라야 하는지는 오윤 사후 판화 가이드에 정리해 두었고, 현재 볼 수 있는 작품은 오윤 작가 갤러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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