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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레이시

형상을 비우고
균형에 이르다

구상에서 추상으로 — 존재를 증명하는 직관적인 선.내면의 균형이 모든 타자를 향한 존중에 닿는다.

구상에서 추상으로 —
내면의 진심을 담은 선

김레이시는 서울여자대학교 서양화과(학사, 2003)를 졸업하며 구상 회화를 통해 회화의 구조적 기반을 다졌다. 그 토대를 안고서 그는 영국 노팅엄 트렌트 대학교(MA, 2007)와 미국 프랫 인스티튜트(MFA, 2009)에서 심화 공부를 이어가며, 세 대륙에 걸쳐 삶과 작업을 쌓아왔다.

그 여정은 하나의 결정적인 전환을 빚었다. 구상을 구조적 도구로 익힌 뒤, 그는 추상 회화로 이행했다 — 형식의 포기가 아니라 형식이 내면의 균형과 존재의 본질로 용해되는 과정으로서. 사물을 재현하는 임무에서 풀려난 선은, 내면 상태의 직접적인 기록이 되었다. 각각의 획은 하나의 제스처이고, 각각의 제스처는 지금-여기 존재함의 증명이다.

그의 작업은 직관적인 선 긋기를 중심으로 한다. 온몸의 제스처로 — 휙 혹은 주욱 — 캔버스를 가로질러 선을 긋고, 화면이 채워지고 부분적으로 덮이고 다시 채워지는 과정이 거듭 반복된다. 이 축적은 순차적이 아니라 동시적이다. 각각의 층은 하나의 순간의 각인을 담고 있으며, 완성된 작업 안에서 모든 순간들은 한꺼번에 현존한다.

그 결과는 안으로도 바깥으로도 동시에 열려 있는 회화다. 선을 긋고 그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것은, 그의 작업이 보여주듯, 함께 숨쉬는 타인들을 생각하는 것과 분리될 수 없다. 색과 선으로 이루어진 그의 작업은 결국 타자를 향한 존중에 닿아있다 — 그들 역시 나와 다르지 않다는 인식 속에서.

뉴욕에서의 초기 「Dialogue of Silence」 연작(2010–2012)부터 「In Between」, 「Before Mind」 시리즈를 거쳐, 최근의 「Anonymous Moments」(2025)와 「This Moment」(2024)에 이르기까지, 20회가 넘는 개인전과 국내외 80여 회의 단체전을 통해 그의 작업은 서울, 뉴욕, 시카고, 빈, 마이애미 등지에서 꾸준히 이어져 왔다.

주요 테마

  • 1

    구상에서 추상으로

    구상 회화로 다진 구조적 기반이, 시간을 거치며 비재현적 선의 자유로 용해되었다.

  • 2

    내면의 균형과 켜켜이 쌓인 현존

    각각의 층은 하나의 순간을 담는다. 켜켜이 쌓여,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존재하는 화면이 된다.

  • 3

    연결과 타자를 향한 존중

    그림 그리기를 통해 안을 바라보는 것은, 함께 숨쉬는 모든 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한다 — 모든 자국 안의 공존의 무게.

작가의 시간

  1. 2003서울여자대학교 서양화과 학사 졸업.
  2. 2007영국 노팅엄 트렌트 대학교 석사(MA).
  3. 2009미국 프랫 인스티튜트 순수미술 석사(MFA).
  4. 2010–12「Dialogue of Silence」 개인전 — Chelsea West Gallery (뉴욕), Amos Eno Gallery (브루클린), Yashar Gallery (브루클린), 팝아트팩토리 (서울).
  5. 2014–15「In Between」 개인전 — 갤러리이마주 (서울), 스페이스 선 플러스 (서울), 갤러리 피랑 (헤이리).
  6. 2017「Vantage Point」, 1133 Avenue of the Americas (ChaShaMa·Durst Org., 뉴욕); 「Before Mind」, ChaShaMa 55 Broadway (뉴욕).
  7. 2021–22「Before Mind」 (갤러리 너트, CICA 김포); 「Before Thinking」 (갤러리한옥; 사이아트스페이스, 서울).
  8. 2023–25「Before Any Words」 (갤러리코랄, 갤러리스틸, 갤러리도스); 「This Moment」 (갤러리일호, 2024); 「Anonymous Moments」 (갤러리LP; 충주문화재단 목계나래, 2025).

주요 수상 및 소장처

  • 2022 갤러리한옥 신진작가공모전 선정 (「Before Thinking」)
  • Studio Visit Magazine (2016, 2025), Hyperallergic (2020) 등 게재
  • 공공 소장: One Medical Group (브루클린); 서울동부지방법원
  • 개인전 20회 이상; 국내외 단체전 80여 회 — 서울, 뉴욕, 시카고, 빈, 마이애미, 부산, 대구 등

세 편의 에세이 —
작업과 그 내면의 논리에 관하여

1구상에서 추상으로

김레이시는 추상에서 시작하지 않았다. 구상에서 시작했다 — 서울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하며, 형태를 구성하는 법, 구도를 하나로 유지하는 법, 화면이 무언가 읽히는 것으로 정리되게 하는 법을 익혔다. 그 구조적 훈련이 이후 모든 것이 세워진 토대였다.

영국 노팅엄 트렌트 대학교, 그리고 미국 프랫 인스티튜트에서의 심화 공부는 작업을 깊게 하면서 그 중심을 이동시켰다. 추상으로의 이행은 구상과의 단절이 아니라 연속이었다. 형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배운 뒤, 그는 재현에서 풀려난 형태가 무엇을 드러내는지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대상에서 풀려난 선은 내면의 상태를 기록하는 선이 된다 — 그 속도, 무게, 흔들림. 회화는 지금-여기 존재하는 행위의 화면이 되었다.

2내면의 균형 — 선과 층의 시학

김레이시 작업의 중심 제스처는 단순하고 신체적이다: 손을 들어 허공을 가르고, 선을 긋는다. 그 행위 안에서, 그의 작업이 보여주듯, 자아가 발견된다 — 자국의 의미 속에서가 아니라 자국의 증명 속에서. 선은 말한다: 나는 여기 있었다; 이 순간은 일어났다. 궤적이 옅어진다 해도 행위는 지워지지 않는다.

캔버스 위에서 이것은 축적의 과정이 된다. 선들이 화면을 채우고, 화면은 부분적으로 혹은 전체가 덮이고, 새로운 선들이 내려앉는다. 시간을 거쳐 층들이 쌓인다 — 각각의 층은 서로 다른 순간을 담고, 완성된 회화 안에서 모든 순간들은 한꺼번에 품어진다. 이 동시성은 의도적이다. 순차적 축적이 서사를 암시할 수 있다면 — 이것이 먼저이고 저것이 뒤에 왔다 — 그의 방법은 단호하게 주장한다: 모든 순간은 그 자체로 이미 완전하다. 어떤 층도 다른 층보다 더 많이 혹은 덜 현존하지 않는다.

그 결과는 균형을 대칭으로서가 아니라, 자신이 담고 있는 모든 순간들의 동등한 무게로서 구현하는 회화다. 각각의 획은 기록인 동시에 해방이다 — 내면의 상태가 표현되고, 덮이고, 새로운 형태로 다시 표현된다. 화면은 결코 고정되지 않고 항상 과정 속에 있는 균형을 향해 쌓여간다.

3연결 — 선 긋기와 타자를 향한 닿음

김레이시의 작업은 자아에서 끝나지 않는다. 회화를 통해 안을 바라보는 것은 — 각각의 자국에 새겨진 ‘나’를 발견하는 것은 — 역설적으로 바깥으로 열리는 일이다. 선 긋기의 행위 안에서 자신을 마주하는 경험은, 그의 작업이 보여주듯, 필연적으로 타인들의 순간들에 마음을 두게 한다: 함께 숨쉬는 모든 이들, 가까이 붙어 있으면서도 분리되어 있는, 각자 자신의 순간 안에 존재하는 이들에게로.

이것이 그의 추상 작업이 지닌 윤리적 차원이다. 색과 선으로 이루어진 회화는 연결의 철학을 도해하지 않는다; 그것은 연결의 행위 자체이며, 각각의 제스처와 함께 반복된다. 단일한 화면 위에서 모든 층들 — 모든 순간들, 모든 자아들 — 이 공존하는 것은, 존재들이 함께 있는 방식의 하나의 모형이다: 구별되면서, 동시적으로, 서로를 현존하게 하면서. 그의 작업은 타자 역시 자신과 다르지 않다는 인식을 향해 닿아 있다.

서울에서 뉴욕으로, 그리고 국제 미술 현장을 가로질러, 김레이시는 현존의 행위에 뿌리를 둔 조용하고 꾸준한 추상 회화 작업을 쌓아왔다. 그는 동료 예술인과의 연대의 뜻으로 씨앗페에 함께한다 — 다음 세대의 예술인들이 계속 자신의 선을 그어나갈 수 있도록.

주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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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 상호부조

김레이시 작가는 동료 예술인을 위한 연대의 뜻으로 씨앗페에 함께했습니다. 작품 판매 수익은 전액 예술인 상호부조 대출 기금으로 이어집니다. 작품 한 점의 구매가, 오늘 금융 차별을 겪는 예술인 한 사람의 다음 한 달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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