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로 그린
지리와 두륜
수묵의 가능성을 현대적 감성으로 확장하다.대형 한지 위에 흐르는 남도 산하의 깊고 유려한 먹빛.
확장된 수묵 —
현대적 감성의 먹빛
우용민은 수묵의 가능성을 현대적 감성으로 확장해 온 중견 한국화 작가다. 그의 소재는 남도의 산하로 모인다 — 지리산과 두륜산의 능선, 대흥사의 경내, 자작나무 숲, 그리고 고전 회화의 사군자.
그는 꾸준한 호흡으로 개인전을 이어 왔다 — 〈탕진수묵〉(인영갤러리, 서울, 2019), 〈두륜〉(행촌미술관, 해남, 2020), 〈페르마노〉(두인미술관, 서울, 2023), 〈수묵_사군자〉(행촌미술관, 해남, 2025) 등. 개인전과 더불어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풍류남도 아트프로젝트, 김환기미술제 등 국내외 비엔날레와 기획전에 활발히 참여했다.
작업을 특징짓는 것은 그 스케일이다. 행촌미술관이 소장한 〈두륜〉(2020)은 한지에 먹, 198×545cm에 이른다 — 한 장의 닥종이가 산맥 하나를 통째로 감당한다. 이 크기로 수묵을 한다는 것은, 종이의 너른 폭을 가로지르는 단 한 번의 되돌릴 수 없는 운필에 자신을 맡기는 일이다. 모든 획이 버텨야 한다.
작품은 행촌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오스트리아 Gallery Northbruga 등에 소장되어 있다. 그는 헥사곤에서 두 권의 작품집을 펴냈다 — 《두륜》(2020)과 《지리》(2025) — 그의 작업을 지탱해 온 남도의 풍경을 묶었다.
주요 테마
- 1
지리와 두륜
지리산과 두륜산의 능선을 거듭 그린다. 남도의 산하가 작업의 변함없는 토대가 된다.
- 2
대형 한지의 스케일
198×545cm를 넘나드는 한지에 먹. 한 장의 종이가 산맥 하나를 감당하며, 모든 획이 단 한 번의 운필로 결정된다.
- 3
탕진수묵
수묵에 대한 오랜 천착 — 자작나무 숲과 사군자를 현대적 감성으로 끌어온다.
주요 개인전
- 2025〈수묵_사군자〉 행촌미술관, 해남.
- 2024〈하늘이 내린천 인제가 가꾼 자작나무〉 기적의 도서관, 인제.
- 2023〈페르마노〉 두인미술관, 서울.
- 2022〈화엄지리〉 화엄사 성보박물관; 〈범 내려온다, 복 내려온다〉 신안.
- 2021〈김환기 고택의 달과 별〉 김환기고택.
- 2020〈두륜〉 행촌미술관, 해남.
- 2019〈탕진수묵〉 인영갤러리, 서울.
- 2017예술인센터, 서울.
- 2005이형갤러리.
주요 그룹전 · 소장 · 저서
- 그룹전: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2017·2018·2021 해남전·2023), 풍류남도 아트프로젝트, 제1회 김환기미술제(2021), 그리고 태국(치앙마이·방콕)·오스트리아(인스브루크 노스부르가갤러리) 등 국내외 전시.
- 행촌미술관 소장: 〈두륜〉(2020), 한지에 먹, 198×545cm.
- 전남도립미술관 소장: 〈눈꽃〉(2022), 〈지리산 반야봉〉(2022), 한지에 먹.
- 오스트리아 Gallery Northbruga 소장: 〈설송호랑이〉(2022), 〈공작〉(2025), 한지에 먹.
- 작품집: 《두륜》(헥사곤, 2020), 《지리》(헥사곤, 2025).
- 수상: 무등미술대전 특선(2005), 서울미술대상전 입선(2004), 국전 입선(1989), 목우회 입선(1988).
세 편의 에세이 —
먹과 스케일, 그리고 산에 관하여
1수묵을 현대적 감성으로
수묵 — 종이 위에 먹과 물로 그리는 그림 — 은 동아시아 미술에서 가장 오래 이어져 온 전통의 하나다. 그 어려움이 곧 규율이다: 먹은 용서하지 않는다. 한지에 한 번 놓인 획은 들어낼 수도, 고칠 수도, 덧칠로 가릴 수도 없다. 붓이 한 일을, 종이는 그대로 간직한다.
우용민의 작업은 그 규율과의 오랜 대면이자, 그것을 현대적 감성으로 끌어오려는 노력이었다. 그는 수묵을 변함없이 보존해야 할 박물관의 언어로 다루지 않는다. 그에게 수묵은 지금의 스케일과 소재와 감정에 열린 살아 있는 매체다. 자작나무 숲, 가까이 다가선 산의 능선, 현대적 손길로 다시 그린 사군자 — 이것들이 먹이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재료가 된다.
거듭 등장하는 제목 탕진수묵 — 먹을 다 써서 탕진한다는 뜻 — 이 그 태도를 이름한다. 아껴 쓰는 먹이 아니라 온전히 내어 주는 먹, 절제가 아닌 몰입의 미학이다.
2〈두륜〉의 스케일 — 한 장의 종이가 감당하는 산
행촌미술관이 소장한 〈두륜〉(2020)은 한지에 먹, 198×545cm다. 이 숫자는 세부가 아니라 하나의 결단이다. 그 폭에서 종이는 더 이상 손이 단번에 가로지를 수 있는 표면이 아니다 — 그것은 항해되어야 하고, 붓은 몸을 넘어서는 너비 위로 옮겨져야 한다.
수묵에서의 스케일은 유화에서의 스케일과 다르다. 큰 유화 캔버스는 몇 주에 걸쳐 겹겹이 쌓아 올릴 수 있다. 큰 수묵 작업은 시간을 압축한다: 바탕의 톤, 산의 능선, 그림자의 무게 — 그 많은 부분이 먹이 채 마르기 전에, 되돌릴 수 없는 운필 안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5미터의 그림을 먹으로 그린다는 것은, 그 전부가 두 번째 기회를 허락하지 않는 획들 위에 놓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거듭되는 소재 — 두륜산, 지리산, 가까이 그리고 통째로 바라본 남도의 능선 — 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산은 크다. 그 무게를 감당하려는 그림은 함께 커져야 한다. 그 스케일은 과시가 아니라 충실함이다: 산에게 그에 걸맞은 한 면을 내어 주려는 시도다.
3남도 — 산하의 좌표
작업은 한 장소에 뿌리내린다. 한반도 남서쪽 끝의 해남, 가까이 두륜산과 대흥사; 지리산의 너른 품; 신안과 남도 해안의 섬과 갯가. 많은 전시가 이 좌표들을 직접 이름한다 — 화엄지리, 김환기 고택의 달과 별, 풍류남도 아트프로젝트.
같은 지역을 여러 해에 걸쳐 그리는 것은 반복이 아니라 심화다. 풍경은 포착해야 할 소재라기보다 알아 가야 할 장소가 된다 — 다른 계절에, 다른 스케일로, 다른 먹의 상태에서. 그가 여러 회에 걸쳐 참여한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그 자체로 이 지역적 천착의 표현이다: 남도의 수묵 전통이 유산의 전시가 아니라 살아 있는 현대의 실천이라는 주장이다.
그의 작품집은 이 좌표들을 형태로 묶는다 — 《두륜》(2020)과 《지리》(2025), 산의 이름을 가져와 한 작업의 이름으로 삼은 두 권이다.
2000년대의 개인전에서 2020년대의 대형 한지 작업까지, 우용민의 작업은 하나의 규율을 추구해 왔다: 두 번째 획을 허락하지 않는 매체로, 남도의 산에게 그 무게에 걸맞은 한 면을 내어 주는 일. 그는 씨앗페에 이 캠페인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동료 예술인과의 연대자로서 함께한다 — 다음 세대의 예술인들이 결코 그들의 몫이 아니었을 금융의 무게 없이 일할 수 있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