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백자의 형태와 조각보의 선·점선을 흙판 위에 새기는 도예가 김태희. 도자 조각화 작업의 흐름과, 면을 나누어 세운 〈각진 병〉의 도판을 함께 읽습니다.
김태희 — 흙판에 새긴 조각보, 각진 병으로 옮겨 온 전통 백자

도판 속 병은 매끈하게 둥글지 않습니다. 몸을 둘러 가며 평평한 면으로 나뉘어, 면과 면이 만나는 자리마다 세로 모서리가 섭니다. 어깨와 몸통이 만나는 자리에도 가로 모서리가 한 줄 돌아갑니다. 왼쪽 병은 네모에 가까운 짧은 목 아래로 어깨가 옆으로 넓게 벌어졌다가 허리에서 좁아지고, 오른쪽 병은 긴 목이 부드럽게 퍼져 아래의 넓은 몸통으로 이어집니다. 둘 다 옅은 보랏빛이 도는 흰 유약을 입었습니다. 윤이 도는 어깨에는 빛이 맺히고, 몸통의 면마다 흰 정도가 조금씩 달라 한 병 안에서 여러 장의 얇은 판을 이어 붙인 듯 보입니다.
익숙한 병의 실루엣인데 선이 반듯하게 꺾여 있습니다. 김태희의 〈각진 병〉은 이 낯익음과 낯섦이 한 몸에 있는 작품입니다.
전통 도자를 다시 보는 도예가
김태희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도예과를 졸업한 도예가입니다. 울산문화재단 장생포 아트스테이의 작가 소개에는 같은 학교 대학원 도예학과를 마친 것으로 적혀 있습니다. 한향림옹기박물관에서 학예연구원으로 일했고(2014~2016), 경기도자박물관 전통공예원 입주작가(2016~2019)로 지냈으며, 2017년 제5회 아름다운우리도자 공모전에서 특선을 받았습니다.
활동의 중심은 경기 파주입니다. 2018년 파주 한향림옹기박물관에서 열린 《파주~예술로 잇다》전에 참여했는데, 월간 세라믹스는 이 전시에서 "도예가 김태희는 옹기의 문양과 조각보를 모티브로 전통문화유산의 미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도자 조각화 — 흙판 위의 바느질
2018년 성북예술창작터 윈도우갤러리 42에서 〈김태희-도자 조각화〉를 연 데 이어, 2019년 성남 H Contemporary Gallery에서 초대 개인전 《도자 조각화》를 열었습니다. 전시를 소개한 월간 세라믹스의 글(홍지은)은 작업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젊은 작가 김태희는 백자 점토로 성형한 얇은 흙판에 전통 도자기의 형태와 조각보를 재해석한 이미지를 평면 또는 벽면의 오브제로 표현한다." — 월간 세라믹스, 〈한땀 한땀 정성을 담아 도자기를 조각하다〉
같은 글은 "선과 면의 분할과 정갈하게 새겨진 점선"이 "조각보의 바느질처럼 견고하고 세밀한" 감각을 낳는다고 적고, 귀한 것을 조각보로 싸 두던 옛 사람의 지혜에 빗대어 도자기의 가치를 그렸다고 풀이합니다. 그릇을 담는 용기로 두지 않고, 평면 회화와의 경계를 넘는 조형으로 세운다는 것이 이 작업의 방향입니다.
2022년 12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목포생활도자박물관이 연 《청화백자, 그림이 되다》 초대전도 같은 줄기에 있습니다. 보도에서는 김태희가 청화백자의 청색 안료와 전통 민화, 조각보에서 모티브를 얻어 세라믹과 회화, 입체의 영역에서 도조화(陶彫畵)를 넓혀 간다고 전했습니다.
〈각진 병〉을 읽는 법
이 이력 위에 놓고 보면 〈각진 병〉의 도판이 읽힙니다. 도자 조각화가 조각보의 면 분할을 흙판 위에 새기는 일이라면, 이 병에서는 그 면 분할이 입체 자체로 옮겨 온 것으로 보입니다. 어깨를 가로지르는 모서리, 몸통을 세로로 나누는 선이 병을 천 조각을 이어 만든 보자기처럼 여러 면으로 짓습니다. 면을 나누어 세운 뒤에도 병의 윤곽은 우리에게 익숙한 백자 병의 것을 따라갑니다. 전통의 비례 위에 각을 얹은 병입니다.
유약의 색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흰색 안에 보랏빛 도는 푸른 기운이 엷게 스며 있어, 월간 세라믹스가 도자 조각화 작품에서 짚은 "맑고 깨끗한 백자의 미"와 같은 방향에 있습니다.
이미 새 주인을 만난 작품
〈각진 병〉은 이미 새 주인을 만났습니다.
- 27x22.5cm · 도자 · 연도 확인 중
- 작품 페이지 →
김태희 작가 페이지에서 작가의 소개와 작품 기록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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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김태희 작가는 어떤 작가인가요? A.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도예과를 졸업한 도예가입니다. 전통 도자기를 재해석해 각진 형태와 조각보 이미지를 결합한 현대적인 도예 작업을 선보이며, 경기 파주를 중심으로 활동합니다.
Q. '도자 조각화'란 무엇인가요? A. 백자 점토로 만든 얇은 흙판에 전통 도자기의 형태와 조각보의 이미지를 선과 점선으로 새겨, 평면 또는 벽면 오브제로 보여 주는 김태희의 작업입니다. 2019년 성남 H Contemporary Gallery에서 같은 제목의 개인전이 열렸습니다.
Q. 조각보와 도자는 어떻게 이어지나요? A. 월간 세라믹스는 선과 면의 분할, 정갈하게 새긴 점선이 조각보의 바느질 같은 견고함과 섬세함을 만든다고 설명했습니다. 귀한 것을 조각보로 싸 간직하던 마음을 도자기의 가치에 겹쳐 놓은 것입니다.
Q. 씨앗페에 나온 작품은 무엇인가요? A. 〈각진 병〉(도자, 27x22.5cm) 한 점이며, 이미 새 주인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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