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나고 자라 도시로 유학 온 화가 김우주는 이름 없는 풀을 채집해 작은 캔버스 조각으로 잇거나, 빛으로 그림자를 새기는 시아노타입으로 옮깁니다. 씨앗페 출품작 다섯 점을 통해 그 방법을 따라 읽습니다.
김우주 — 도시에서 채집한 야생초, 콜라주와 시아노타입 사이

씨앗페에 들어온 김우주의 작품은 다섯 점입니다. 2023년 작 한 점, 2025년 작 두 점, 2026년 작 두 점. 그런데 같은 작가의 작업이라기엔 화면이 사뭇 다릅니다. 어떤 작품은 색색의 물감으로 채운 작은 캔버스 조각들을 이어 붙인 화사한 콜라주이고, 어떤 작품은 짙은 청색 한 가지 색으로만 이루어진 사진 기법의 그림입니다. 공통점은 하나, 둘 다 '야생초'를 그렸다는 것입니다.
시골에서 도시로, 채집이라는 방법
김우주는 1990년생입니다. 씨앗페에 걸린 작품 〈WildFlower Collage6〉의 작가 소개 글에 이 출생연도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는 외진 시골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고추 모종을 심고 콩을 심는 밭일이 어린 시절 일상의 한 부분이었다고, 씨앗페에 함께 등록된 작업 노트는 적고 있습니다.
"어느 날, 밭 주위에 내가 심지도 않은 이름 모를 야생초들이 자라나는 것을 보았다. 그러한 야생초는 잡초와는 다르게 내게 다가왔고 아버지의 서재에 식물도감에서 이름 모를 야생초를 찾아보는 것이 즐거움이었다." — 작가노트, 씨앗페 작품 소개
이 기억은 그가 성인이 되어 서울로 유학하면서 다시 떠오릅니다. 도시에 살면서 그는 자기도 모르게 밭 주변에서 자라던 야생초를 다시 찾기 시작합니다. 집 근처에 피어 있는 풀과 꽃 — 쑥, 씀바귀, 명아주 — 을 하루에 일기를 쓰듯 채집하고, 작은 캔버스 조각에 옮겨 그린 뒤 그 조각들을 콜라주 형식으로 이어 붙여 하나의 화면을 만듭니다. 그는 이 작업 방식을 영국의 문화학자 레이먼드 윌리엄스의 저서 『시골과 도시』를 빌려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시골 사람은 도시를 선망하고 도시 사람은 시골을 선망한다는 그 책의 문장을, 자신이 시골에서 태어나 도시로 유학 온 사람으로서 몸소 겪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는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나 도시로 유학을 오게 되었다. 따라서 극복 할 수 없는 환경이 분열되어 내재하며 그 틈을 막연한 호기심과 환상으로 채워가고 있다." — 작가노트, 씨앗페 작품 소개
도시에서 관심 받지 못하는 야생초를 채집하는 일이, 그에게는 자기 자신의 분열된 자리를 확인하는 일이기도 했던 셈입니다.
학업 이력도 이 주제와 나란히 놓입니다.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에서 2013년 석사를 마쳤고, 2024년에는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2016년 첫 개인전 《Pictorial impulse》(PiaLuxART갤러리)를 시작으로, 2023년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에서 《Wildflower season1》을, 2026년에는 정부청사와 안산 갤러리연에서 《Weeds Never Die》를 열었습니다. 연작의 제목이 '야생초 시즌'에서 '잡초는 죽지 않는다'로 옮겨간 궤적이, 그대로 이 작가의 최근 10년입니다.
콜라주라는 형식 — 작은 조각들이 만드는 화면
씨앗페에 걸린 〈WildFlower Collage 25〉와 〈WildFlower Collage 26〉을 직접 보면, 이 작가가 말하는 '채집'이 얼마나 문자 그대로인지 알 수 있습니다. 청록빛 바탕 캔버스 위에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인 작은 캔버스·종이 조각들이 격자에 가깝게 붙어 있고, 그 조각 하나하나에 서로 다른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가 따로 그려져 있습니다. 자주색 붓꽃, 산비둘기색 자잘한 꽃송이, 주황빛으로 뭉친 한 무리의 꽃, 흰 튤립 한 송이 — 한 화면 안에 스무 개 남짓한 독립된 식물 초상이 나란히 붙어 있는 구성입니다. 두 작품의 크기는 60.6x72.7cm로 같고, 조각을 붙이는 격자의 짜임도 비슷하지만, 담긴 꽃의 종류와 배치는 다릅니다. 같은 방법으로 서로 다른 날 채집한 결과인 셈입니다.
2023년 작 〈WildFlower Collage6〉은 두 콜라주보다 앞선 작업이면서 형식도 다릅니다. 사각 캔버스가 아니라 원형(둥근 캔버스) 화면이고, 꽃보다 초록빛 잎사귀와 줄기가 화면을 더 많이 채웁니다. 콜라주된 종이 조각의 수도 더 적고 성깁니다. 이 작품에는 평문이 함께 등록되어 있어, 그의 작업이 어떻게 읽혀왔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는 집 혹은 작업실 근처에서 다양한 야생초를 채집하고 관찰한 뒤 각각의 식물을 캔버스와 종이 조각에 그리고, 그 조각들을 커다란 캔버스에 배접(褙接)한다. 김우주는 자신의 작업을 야생초의 개별에서 군집으로, 관찰이라는 인식의 활동에서 자신의 감정을 투사하는 심미 활동으로 확장시켜 나간다." — 씨앗페 작품 소개
'배접'이라는 단어가 정확합니다. 조각들은 그려진 뒤 큰 캔버스에 다시 붙여지고, 그 결과 화면은 하나의 풍경이 아니라 여러 개의 독립된 관찰이 모인 집합이 됩니다. 개별에서 군집으로 — 이 평문의 표현을 빌리면, 김우주의 콜라주는 야생초를 그리는 방법인 동시에 야생초가 자라는 방식을 화면 구성으로 옮긴 것이기도 합니다.
시아노타입으로 — 빛이 그리는 그림자
2026년 작 〈Weeds Never Die1〉과 〈Weeds Never Die2〉는 색부터 다릅니다. 두 점 모두 화면 전체가 짙은 청색 한 가지로 이루어져 있고, 그 위에 채집한 식물의 형태가 흰빛·회색빛 그림자로 떠오릅니다. 시아노타입(청사진법)이라는 사진 기법입니다. 감광액을 바른 종이 위에 식물을 직접 올려 빛에 노출시키면, 빛이 닿지 않은 자리가 식물의 실루엣으로 남습니다. 〈Weeds Never Die1〉은 단풍잎처럼 크고 뾰족한 잎사귀 여러 장이 화면 위쪽에서 아래로 겹쳐 내려오는 구성이고, 〈Weeds Never Die2〉는 가느다란 줄기에 자잘한 꽃송이가 무수히 매달린 식물이 화면 전체를 성근 그물처럼 채웁니다. 같은 시아노타입 기법이면서도 두 점이 담은 식물의 밀도와 형태는 상반됩니다. 두 작품 모두 화면 오른쪽 아래에 "CYANOTYPE 2026 KIMWUJU"라는 작가 서명이 손글씨로 남아 있습니다.
이 두 작품에 붙은 소개 글은 앞서 본 콜라주 작품과 결이 다릅니다. 시아노타입이라는 매체가 지닌 시적 의미를 풀어냅니다.
"노광(exposure)의 과정은 나타남과 동시에 사라짐을, 즉 모든 형태의 가시성이 가진 취약함을 암시한다. 이러한 사진적 이미지들에 기반하여 김우주는 독자적인 회화적 언어를 발전시킨다." — 씨앗페 작품 소개
빛에 노출되는 순간 동시에 사라지기 시작하는 이미지. 콜라주가 채집한 낱낱의 식물을 오려 붙여 남기는 방법이라면, 시아노타입은 그 반대편에서 식물이 사라지는 순간의 그림자만을 붙잡는 방법입니다. 같은 '채집'이라는 행위가 이 작가의 손에서 두 가지 상반된 매체로 갈라져 나온 셈입니다.
전시 이력 — 반복해서 불려 온 이름
김우주는 여러 신진 작가 발굴 프로그램에 이름을 올려 왔습니다. 2024년에는 서울노인복지센터 탑골미술관의 신인작가 지원사업 《도약의 단초10》 단체전에 선정된 여섯 명 중 한 명으로 참여했습니다. 불교신문과 이로운넷이 각각 이 전시를 다루며 김우주의 작업을 "도시에서 파편화돼가는 자연주의를 야생초 콜라주 페인팅으로 재현하는" 작업으로 소개했습니다. 같은 해 한국은행 갤러리의 신진 작가전에도 초청되어, 같은 연작 계열의 다른 작업들을 선보였습니다. 2024년 서울시 청년작가 신예발굴 프로젝트 《비상》(세운홀)에도 참여했습니다.
전시 공간은 미술관이나 상업 화랑에 머물지 않습니다. 2026년 5월부터 7월까지는 강서구의 한 치과, 서울홍치과에서 개인전 《WILDFLOWER SEASON2》를 열었습니다. 느루문화예술단이 주최하고 병원장이 후원한 전시로, 미술관이 아닌 일상의 공간 — 환자가 진료를 기다리는 자리 — 이 전시장이 된 경우입니다. 채집한 야생초를 도시 한복판의 이름 없는 공간에 옮겨 놓는다는 이 작가의 방법과, 병원 로비라는 전시 장소가 서로 어긋나지 않게 겹칩니다.
씨앗페와 오윤 기금마련전(관훈갤러리)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오윤 기금마련전은 오윤 테라코타 보존을 위해 2026년 여름 열렸던 별도의 기금마련 행사로, 씨앗페 상호부조 기금과는 다른 자리입니다. 이번 10월에는 인사갤러리에서 김희진 작가와 함께 초대 2인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씨앗페 출품작 다섯 점 읽기
씨앗페에 들어온 김우주의 작품은 2023년부터 2026년까지, 3년에 걸쳐 있습니다. 콜라주 세 점과 시아노타입 두 점으로 나뉘고, 가격은 ₩500,000부터 ₩1,600,000 사이입니다.
〈WildFlower Collage6〉 — 2023년, 캔버스에 유채, 60x60cm
다섯 점 가운데 가장 이른 작품이자, 유일한 원형(둥근) 캔버스입니다. 꽃보다 잎과 줄기의 초록빛이 화면을 더 많이 채우고, 콜라주된 조각의 수도 뒤의 두 작품보다 적습니다. 김우주의 콜라주가 지금의 화사한 화면으로 옮겨가기 전 단계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 60x60cm · 캔버스에 유채 · ₩1,000,000
- 작품 페이지 →
〈WildFlower Collage 25〉 — 2025년, Oil on canvas, 60.6x72.7cm
청록빛 바탕에 스무 개 남짓한 작은 조각이 붙어 있고, 조각마다 붓꽃·복사꽃·튤립 등 서로 다른 꽃이 한 송이씩 그려져 있습니다. 화사한 색이 두드러지는 작품으로, 이 연작을 처음 보는 분께 권합니다.

- 60.6x72.7cm · Oil on canvas · ₩1,600,000
- 작품 페이지 →
〈WildFlower Collage 26〉 — 2025년, Oil on canvas, 60.6x72.7cm
같은 해, 같은 크기의 자매 작품입니다. 25번과 나란히 놓고 보면 채집한 꽃의 종류와 조각의 배치가 다르다는 것이 보입니다. 같은 방법으로 다른 날 채집한 결과를 비교해 보고 싶은 분께 권합니다.

- 60.6x72.7cm · Oil on canvas · 가격 미정
- 작품 페이지 →
〈Weeds Never Die1〉 — 2026년, 시아노타입, 56.5x76cm
콜라주와 전혀 다른 매체입니다. 짙은 청색 바탕 위에 단풍잎처럼 크고 뾰족한 잎사귀들의 그림자가 흰빛으로 떠오릅니다. 화면 전체가 한 가지 색으로 통일된, 이 작가의 가장 최근 작업 계열입니다.

- 56.5x76cm · 시아노타입 · ₩500,000
- 작품 페이지 →
〈Weeds Never Die2〉 — 2026년, 시아노타입, 56.5x76cm
1번과 같은 시기, 같은 크기의 작품이지만 담긴 식물이 다릅니다. 가느다란 줄기에 자잘한 꽃송이가 무수히 매달린 식물이 화면 전체를 성근 그물처럼 채워, 1번의 크고 성긴 잎사귀 구성과 대비됩니다.

- 56.5x76cm · 시아노타입 · ₩500,000
- 작품 페이지 →
다섯 점을 나란히 놓으면 한 작가가 같은 소재를 두고 두 가지 방법 사이를 오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김우주 작가 페이지에서 다섯 작품을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씨앗페에서
김우주가 씨앗페에 다섯 점을 낸 것은 자신이 금융 차별을 겪고 있어서가 아닙니다. 씨앗페에 작품을 내놓은 작가들은 금융 차별을 겪는 동료 예술인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연대자들입니다. 작품 판매 수익의 대부분은 작가에게 직접 가고, 일부는 예술인 상호부조 기금에 적립되어 금융 차별을 겪는 동료 예술인의 저금리 대출 재원이 됩니다. 상호부조 기금이 은행 대출과 어떻게 다른지는 별도 글에서 숫자로 비교해 두었습니다.
도시에서 이름 없는 풀을 채집해 화면에 옮겨 온 사람이, 이번에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이름 없이 밀려나기 쉬운 동료 예술인을 위해 작품을 내놓았습니다. 채집한 것을 혼자 갖지 않고 이어 붙이는 방식이 그의 작업 방법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낯선 일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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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김우주 작가는 어떤 작가인가요? A. 1990년생으로, 시골에서 나고 자라 도시로 유학 온 화가입니다. 도시에서 채집한 이름 없는 야생초를 소재로, 작은 캔버스 조각을 이어 붙이는 콜라주와 빛으로 그림자를 새기는 시아노타입 두 방식으로 작업합니다.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에서 2013년 석사를, 2024년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Q. '야생초 콜라주'는 어떤 작업 방식인가요? A. 집이나 작업실 근처에서 채집한 풀과 꽃을 작은 캔버스·종이 조각 하나하나에 따로 그린 뒤, 그 조각들을 큰 캔버스에 배접(褙接)해 하나의 화면으로 완성하는 방식입니다. 개별 식물의 관찰을 군집의 이미지로 확장시키는 작업입니다.
Q. 시아노타입은 무엇인가요? A. 감광액을 바른 종이 위에 식물을 올려 빛에 노출시켜 그림자를 남기는 사진 기법(청사진법)입니다. 김우주는 2025년부터 이 기법을 회화 작업에 끌어들여, 짙은 청색 한 가지 색으로 이루어진 《Weeds Never Die》 연작을 만들고 있습니다.
Q. 최근 전시 이력은 어떻게 되나요? A. 2024년 탑골미술관 《도약의 단초10》 단체전과 한국은행 신진 작가전에 참여했고, 2026년에는 강서구 서울홍치과에서 개인전 《WILDFLOWER SEASON2》를 열었습니다. 같은 해 정부청사와 안산 갤러리연에서 《Weeds Never Die》를, 오윤 기금마련전(관훈갤러리)에도 참여했습니다. 이번 10월에는 인사갤러리에서 김희진 작가와 초대 2인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Q. 김우주 작품 가격대는? A. 씨앗페에 나온 다섯 점은 ₩500,000(시아노타입 두 점)부터 ₩1,600,000(콜라주 한 점) 사이입니다. 콜라주 한 점은 가격이 등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Q. 김우주 작품을 사면 어디로 수익이 가나요? A. 작품 판매 수익의 대부분은 작가에게 직접 갑니다. 일부는 예술인 상호부조 기금에 적립되어 금융 차별을 겪는 동료 예술인의 저금리 대출 재원이 됩니다. 김우주는 자신이 그 차별의 당사자여서가 아니라, 동료 예술인을 돕기 위해 작품을 내놓은 연대자로 씨앗페에 참여했습니다.
Q. 씨앗페에 나온 김우주 작품은 몇 점이고 어떤 것인가요? A. 〈WildFlower Collage6〉(2023, 캔버스에 유채, 60x60cm), 〈WildFlower Collage 25〉(2025, Oil on canvas, 60.6x72.7cm), 〈WildFlower Collage 26〉(2025, Oil on canvas, 60.6x72.7cm), 〈Weeds Never Die1〉(2026, 시아노타입, 56.5x76cm), 〈Weeds Never Die2〉(2026, 시아노타입, 56.5x76cm)입니다. 작가 페이지에서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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