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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건우 — 산책하며 도시를 들여오는 화가

작가를 만나다 · 발행 2026년 9월 18일 · 씨앗페

신건우는 도시를 걷고, 걸으며 본 것을 캔버스 안으로 들여옵니다. 대구예술발전소와 달천예술창작공간을 거친 이 작가의 도쿄 연작 넉 점이 씨앗페에 왔습니다. "내가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을 만들어 놓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출발합니다.

신건우 — 산책하며 도시를 들여오는 화가

신건우, 〈TOKYO CITY 1〉, 캔버스에 아크릴, 73x61cm — 회색 상가 건물의 유리창 안쪽만 주황으로 밝혀진 도쿄의 거리
신건우, 〈TOKYO CITY 1〉, 캔버스에 아크릴, 73x61cm — 회색 상가 건물의 유리창 안쪽만 주황으로 밝혀진 도쿄의 거리

씨앗페에 들어온 신건우의 작품 넉 점 가운데 세 점의 제목이 같은 말로 시작합니다. TOKYO CITY. 1번, 4번, 6번. 셋 다 2022년작이고 셋 다 캔버스에 아크릴입니다.

세 점에 작가가 붙인 설명도 같은 문장입니다.

"도시는 볼 때마다 다르게 보입니다. 도시를 산책하며 마주한 풍경은 캔버스 안에서 실제와 허구의 경계를 오갑니다. 나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들여오기 어려운 것을 회화 안으로 들여오려 합니다. 이 작품은 그렇게 산책하며 마주한 도쿄의 풍경에서 시작되었습니다." — 신건우, 〈TOKYO CITY〉 연작 작업 노트(씨앗페 제출)

'산책'과 '들여오기'. 이 두 단어가 신건우의 작업을 여는 열쇠입니다.

걷는 사람이 그리는 것

신건우의 작업 방식은 미술관이 정리해 둔 문장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4년 달성문화재단이 그를 달천예술창작공간 제4기 입주작가로 선정하며 배포한 소개를 대경일보와 대구신문이 같은 내용으로 전했습니다.

"신건우 작가는 (…) 도시공동체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실제 존재하는 물리적 공간을 여러 각도의 건축적 요소와 제한된 색으로 포집해 평면 작업으로 표현하고 있다." — 대경일보, 2024년 2월 12일

"실제 존재하는 물리적 공간"에서 출발한다는 점, 그것을 "여러 각도"로 본다는 점, 색을 "제한"한다는 점. 세 가지가 함께 적혀 있습니다. 실제로 그의 화면은 사진처럼 한 시점에서 찍힌 장면이 아니라, 걸으면서 여러 번 본 것이 한 화면에 겹친 결과에 가깝습니다.

작가 본인의 말은 대구예술발전소가 2025년 15기 입주작가 프리뷰전에 실은 작가 노트에 남아 있습니다.

"'내가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을 만들어 놓고 싶다.'라는 2018년의 인터뷰 내용이 생각난다. 적당한 거리에서 산책하듯이 나는 여행과 산책에서의 관찰 경험을 통해 '풍경 들여오기'를 시도하는 작가로서 지난 10년간 활동해오며, 서울, 대구, 토론토, 노르망디, 도쿄 등의 장소에서 미묘한 조합을 착안하며 점차 상상의 세계로 범주를 확장해왔다." — 대구예술발전소, 15기 입주작가 프리뷰전 작가 노트(2025)

같은 노트에서 그는 자기 작업의 핵심 개념을 '체험적 풍경'이라 부르고, 그것이 "관람자 입장에서 어떻게 공감될 수 있는가를 연구"한다고 썼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이 "내가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을 만들어 놓고 싶다"는 문장입니다. 도시를 그리는 화가가 자기 화면에 설명되지 않는 자리를 남겨두겠다고 말하는 것. 산책이라는 단어가 취재나 답사가 아니라 산책인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목적지를 정하고 가는 걸음이 아니라, 무엇을 보게 될지 모르는 채로 걷는 걸음입니다.

2024년 달천예술창작공간 결과 보고전을 전한 뉴스로의 기사는 그 태도를 전시 제목과 연결해 설명했습니다. 전시 제목이 《진부한 것이 새로운 것이다》였고, 기사는 "작가는 주변을 관찰하고 작업화 과정을 통해 익숙함 속 낯섦이 공존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작품에 담았다"고 적었습니다. 진부함과 새로움을 반대말로 두지 않는 제목입니다. 매일 지나다니는 길이 어느 날 낯설게 보이는 순간, 그 순간이 이 작가의 출발점입니다.

레지던시를 통과해온 몇 해

신건우가 최근 몇 년을 어디서 보냈는지는 기관 기록으로 촘촘히 남아 있습니다.

2024년, 대구 달천예술창작공간 4기. 달성문화재단이 선정한 여섯 명 가운데 한 사람으로 2월 19일부터 10개월간 입주했습니다(대경일보·대구신문, 2024년 2월 12일). 그해 10월 25일부터 11월 3일까지 열린 결과 보고전의 제목이 《진부한 것이 새로운 것이다》였습니다. 뉴스로는 이 전시에서 그가 "달천예술창작공간 근처의 오래된 가옥들을 주제로 한 〈그림자 도시〉, 〈청록색 도시〉 시리즈를 선보인다"고 전하며, 전시 제목에 대해 "작가는 주변을 관찰하고 작업화 과정을 통해 익숙함 속 낯섦이 공존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작품에 담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전시에서 그는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약 6m 길이의 캔버스천에 그리는 라이브 드로잉도 선보였습니다.

2025년, 대구예술발전소 15기. 174명이 지원한 공모에서 선정된 12명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BBS 불교방송, 2025년 2월 13일). 2월에 입주해 2월 28일4월 6일 프리뷰전, 9월 오픈스튜디오, 10월 31일12월 28일 성과전 《이온이류(異溫異流)》로 이어지는 한 해를 보냈습니다.

2025년 9월 27일에는 오픈스튜디오 연계 시민 체험 프로그램을 직접 진행했습니다. 프로그램 제목이 《인공적 풍경 - The Artificial Landscape》였고, 대구예술발전소가 안내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인공적인'이라는 주제로 우리는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란 '자연적인 것일까?' '인공적인 것일까?'라는 생각을 한번쯤 해볼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있는 신건우 작가"의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이 도미노로 인공적인 풍경을 만들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 제목을 기억해 두시면 좋습니다. 씨앗페 출품작 가운데 〈The Artificial NO. 1〉이 있습니다.

그해 성과전 《이온이류(異溫異流)》에 그가 낸 작품은 〈그림자 도시-국가 유공자의 집3〉(91x116cm, 캔버스에 유채·아크릴, 2024)이었습니다. 전시 기획 의도는 제목의 두 글자를 이렇게 풀었습니다. "온도(溫)는 작가가 지닌 감정, 태도, 미학적 윤리를 의미하고, 흐름(流)은 그들이 택한 매체와 리듬, 관계의 방식을 가리킨다." 열두 명의 작업을 하나의 주제로 묶지 않고 차이를 그대로 두는 전시였고, 신건우는 평면 회화로 참여했습니다.

씨앗페에 제출한 소개에 따르면 그는 1986년생으로 인덕대학교 미디어아트 & 디자인과를 졸업했고, 《Cropped City》(2022 갤러리오누이), 《건축적 풍경》(2021 YOONION ART SPACE), 《RETRO》(2019 꾸탕스 아트 센터, 프랑스) 등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같은 자료는 그의 작품이 강원문화재단, 호리아트스페이스, 꾸탕스 시립미술관, 갤러리 퐁데자르, 갤러리 이앙 등에 소장돼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2021년 강원문화재단의 'DMZ문화예술삼매경: Remaker' 참여 작가로 선정된 이력은 대경일보와 대구신문이 함께 전한 사실입니다.

씨앗페 출품작 넉 점 읽기

넉 점은 두 갈래입니다. 도쿄 연작 세 점과 〈The Artificial NO. 1〉 한 점.

〈TOKYO CITY 1〉 — 2022년, 캔버스에 아크릴, 73x61cm

회색 상가 건물이 화면을 가로로 채웁니다. 2층에는 작고 검은 창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뚫려 있고, 옥상 난간 위로는 주황색 띠와 청록색 세로선이 지나갑니다. 1층은 격자로 나뉜 유리창인데, 대부분은 흰빛으로 비어 있고 가운데 두 칸만 안쪽이 주황과 붉은색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문이 열려 있고, 그 안쪽이 보입니다.

건물 앞 아스팔트는 젖어 있습니다. 회색 노면에 주황색 빛이 세로로 길게 번져 내려오고, 아래쪽으로 갈수록 화면은 짙은 어둠으로 가라앉습니다.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문이 열려 있는데 아무도 없고, 그래서 그 주황색 칸만 유난히 크게 보입니다. 앞에서 읽은 "제한된 색"이 무슨 말인지가 이 화면에서 곧바로 보입니다. 회색과 주황, 그리고 청록 한 줄. 색이 몇 개 없어서 켜져 있는 자리가 도드라집니다.

〈TOKYO CITY 4〉 — 2022년, 캔버스에 아크릴, 61x72cm

신건우, 〈TOKYO CITY 4〉, 캔버스에 아크릴, 61x72cm, ₩1,800,000
신건우, 〈TOKYO CITY 4〉, 캔버스에 아크릴, 61x72cm, ₩1,800,000

1번과 같은 해, 같은 재료, 비슷한 크기입니다. 가로로 조금 더 넓은 화면입니다.

〈TOKYO CITY 6〉 — 2022년, 캔버스에 아크릴, 72x53cm

신건우, 〈TOKYO CITY 6〉, 캔버스에 아크릴, 72x53cm, ₩1,800,000
신건우, 〈TOKYO CITY 6〉, 캔버스에 아크릴, 72x53cm, ₩1,800,000

연작 가운데 화면이 가장 좁고 깁니다. 세 점을 한 벽에 나란히 걸면 한 도시를 여러 각도에서 본 세 장면이 됩니다. 작가가 말한 "여러 각도의 건축적 요소"가 한 점이 아니라 연작 단위로도 작동하는 셈입니다.

〈The Artificial NO. 1〉 — 캔버스에 아크릴, 유화, 91x72cm

신건우, 〈The Artificial NO. 1〉, 캔버스에 아크릴·유화, 91x72cm, ₩3,000,000
신건우, 〈The Artificial NO. 1〉, 캔버스에 아크릴·유화, 91x72cm, ₩3,000,000

도쿄 연작과 완전히 다른 화면입니다. 건물도 창문도 직선도 없습니다. 위쪽에 황토색 하늘과 낮은 능선이 있고, 그 아래로 회갈색 비탈이 넓게 펼쳐집니다. 맨 앞은 평평한 자갈밭인데, 검은 돌 조각과 노란 얼룩들이 작게 흩어져 있습니다. 붓질 자국이 결처럼 남아 있어 표면이 거칩니다.

풍경화처럼 보이지만 어느 땅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제목이 '인공적인 것'입니다. 신건우가 시민 체험 프로그램에서 던진 질문이 이 화면에 그대로 얹힙니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자연적인 것인가, 인공적인 것인가. 넉 점 중 값이 가장 높고 화면도 가장 큽니다.

신건우 작가 페이지에서 넉 점 모두 보기 →

걸어본 사람의 그림을 걸어둔다는 것

도시를 그린 그림은 많습니다. 신건우의 화면이 그 가운데서 구별되는 지점은, 그것이 '어디'를 그렸는지보다 '어떻게 봤는지'를 보여준다는 데 있습니다.

젖은 노면에 번진 주황빛은 사진으로 찍으면 한순간에 담기지만, 그림으로 옮기려면 그 앞에 서 있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가 남긴 "내가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은 화면 어딘가에 반드시 남습니다. 왜 저 칸만 켜져 있는지, 왜 사람이 없는지, 저 문 안쪽으로 들어가면 무엇이 있는지 — 작가도 대답하지 않습니다.

집이나 사무실 벽에 이런 그림을 거는 일은 그래서 결론을 거는 일이 아니라 질문을 거는 일에 가깝습니다. 매일 지나다니며 볼 때마다 조금씩 다르게 보이는 그림. 작가가 도시에 대해 한 말이 그대로 그림에 적용됩니다. 볼 때마다 다르게 보인다는 것.

그리고 지금, 씨앗페에서

씨앗페에 작품을 내놓은 작가들은 금융 차별을 겪는 동료 예술인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연대자들입니다. 작품 판매 수익의 대부분은 작가에게 직접 가고, 일부는 예술인 상호부조 기금에 적립되어 금융 차별을 겪는 동료 예술인의 저금리 대출 재원이 됩니다.

레지던시를 옮겨 다니며 작업을 이어온 작가에게 이 구조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창작공간의 지원은 보통 10개월이고, 그 뒤에는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예술인의 금융 접근성이 어떤 문제인지를 가장 가까이서 아는 세대가 이런 자리에 작품을 내놓는 일은, 자기 사정을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뒤에 올 사람의 자리를 만드는 쪽에 가깝습니다.

신건우를 처음 보시는 분께는 〈TOKYO CITY 1〉부터 권합니다. 주황색으로 켜진 두 칸을 먼저 찾아보시고, 그다음 그 빛이 젖은 도로에 어떻게 번졌는지 보십시오. 그 두 자리를 본 뒤에 〈The Artificial NO. 1〉로 넘어가면, 같은 작가가 도시를 지우고 땅만 남겼을 때 무엇이 남는지가 보입니다.

신건우 작가 페이지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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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신건우는 어떤 작가인가요? A. 도시와 건축의 풍경을 평면 회화로 재구성하는 작가입니다. 달성문화재단은 그를 "실제 존재하는 물리적 공간을 여러 각도의 건축적 요소와 제한된 색으로 포집해 평면 작업으로 표현"하는 작가로 소개했습니다(대경일보·대구신문, 2024년 2월 12일). 씨앗페에 제출한 소개에 따르면 1986년생이고 인덕대학교 미디어아트 & 디자인과를 졸업했습니다.

Q. '풍경 들여오기'가 무슨 뜻인가요? A. 작가 본인의 표현입니다. 대구예술발전소 프리뷰전 작가 노트에서 그는 "여행과 산책에서의 관찰 경험을 통해 '풍경 들여오기'를 시도하는 작가"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서울·대구·토론토·노르망디·도쿄를 그 장소로 들었습니다. 씨앗페 출품작 작업 노트에서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들여오기 어려운 것을 회화 안으로 들여오려 한다"고 썼습니다.

Q. 최근 어디서 작업했나요? A. 2024년 대구 달천예술창작공간 4기 입주작가(2월 19일부터 10개월), 2025년 대구예술발전소 15기 입주작가로 활동했습니다. 2024년 10월 달천에서 결과 보고전 《진부한 것이 새로운 것이다》를, 2025년 10~12월 대구예술발전소에서 15기 성과전 《이온이류》를 함께 열었습니다.

Q. 〈TOKYO CITY〉 연작은 무엇인가요? A. 작가가 도쿄를 산책하며 마주한 풍경에서 시작한 2022년 연작입니다. 씨앗페에는 1·4·6번 세 점이 나와 있고, 세 점 모두 캔버스에 아크릴로 그려졌습니다.

Q. 씨앗페에 나온 신건우 작품은 몇 점이고 가격대는? A. 넉 점입니다. 〈TOKYO CITY 4〉(61x72cm)와 〈TOKYO CITY 6〉(72x53cm)이 각 ₩1,800,000, 〈TOKYO CITY 1〉(73x61cm)이 ₩2,000,000, 〈The Artificial NO. 1〉(91x72cm)이 ₩3,000,000입니다.

Q. 신건우 작품을 사면 어디로 수익이 가나요? A. 작품 판매 수익의 대부분은 작가에게 직접 갑니다. 일부는 예술인 상호부조 기금에 적립되어 금융 차별을 겪는 동료 예술인의 저금리 대출 재원이 됩니다. 신건우는 자신이 그 차별의 당사자여서가 아니라, 동료 예술인을 돕기 위해 작품을 내놓은 연대자로 씨앗페에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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