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콘텐츠로 이동

밥과 음식, 일상의 물건을 그린 씨앗페 출품작 읽기 — 밥그릇·소반·찻잔·사과·김치·축음기가 화면의 주인이 되는 열아홉 가지 방식

미술 산책 · 발행 2026년 10월 7일 · 씨앗페

밥그릇 앞에 고개를 숙인 사내, 국수 가락이 몸을 타고 그릇까지 내려오는 사람, 소반 위에 올라앉은 푸른 사발, 사과 한 알이 아크릴·도자·옻칠로 달라지는 화면, 붉은 배경에 놓인 김치 한 포기.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의 작품 열아홉 점으로 먹고 쓰는 물건이 그림의 주인공이 되는 자리를 도판에 보이는 것만큼 읽습니다.

밥과 음식, 일상의 물건을 그린 씨앗페 출품작 읽기 — 밥그릇·소반·찻잔·사과·김치·축음기가 화면의 주인이 되는 열아홉 가지 방식

故 오윤, 〈밥〉, 저피지(한지)에 목판화, 수채 채색, 17.3x20.5cm — 병풍 앞에서 고개를 숙인 사내 앞에 福 자가 박힌 사발이 수북한 밥을 담고 놓여 있다
故 오윤, 〈밥〉, 저피지(한지)에 목판화, 수채 채색, 17.3x20.5cm — 병풍 앞에서 고개를 숙인 사내 앞에 福 자가 박힌 사발이 수북한 밥을 담고 놓여 있다

밥그릇이 화면 아래쪽을 차지하고 그 뒤에서 사내가 고개를 숙이는 판화가 있습니다. 국수 가락이 인물의 몸을 따라 맨 아래 그릇까지 길게 떨어지는 목판이 있고, 소반 위에 푸른 사발 하나만 올려놓은 그림이 있고, 붉은 바탕 한가운데에 김치 한 포기가 떠 있는 유화가 있습니다. 먹는 일과 먹고 쓰는 물건은 그림의 배경으로 지나가기도 하지만, 이 글에서 읽는 작품들에서는 화면의 주인입니다.

2026년 10월 5일 기준으로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에서 제목이나 도판에 밥·국수·그릇·잔·과일·김치가 또렷한 출품작 가운데 열아홉 점을 골랐습니다. 밥상이나 식탁 앞에 사람이 있는 다섯 점, 담는 물건이 화면에 오르는 다섯 점, 사과·귤·김치처럼 먹거리 자체가 놓이는 일곱 점, 쓰던 물건이 화면에 서는 두 점으로 나눠 읽고, 작품 사이의 비교는 도판에 보이는 것에 한정합니다.

따옴표로 묶은 문장은 작품 페이지에 실린 작가의 글이거나 출처를 밝힌 글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열아홉 점 가운데 故 오윤의 두 점은 「오윤 40주기 특별 판화전」 온라인관의 작품이고, 이동구의 두 점은 이미 새 주인을 만났으며, 나머지 열다섯 점은 작품 페이지에서 크기·재료·가격을 볼 수 있습니다.

밥과 그릇과 과일에 붙어 온 세 가지 이름

작품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 소재들에 붙어 온 이름을 세 가지만 짚어 둡니다. 모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항목입니다.

정물화. 「정물화」 항목은 정물화를 "과일·꽃·그릇·어류 등 정지된 물체를 배치하여 구도를 잡아 그리는 그림"으로 정의합니다. 한국에서는 20세기 초 서구 미술이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소개되었고, 조선미술전람회 서양화부에서는 꽃·화병·과일이 주된 소재였으며 탁자 위에 사과를 놓고 천을 내려뜨린 세잔 풍의 정물화가 유행했다고 적습니다. 1970년대에는 화훼류보다 고가구나 백자 같은 고미술품을 늘어놓은 정물화가 많이 그려졌고, 이후 극사실주의·팝아트·개념미술이 나타나면서 정물의 개념이 현대 소비산업사회의 기호나 오브제로 넓어졌다고 설명합니다.

풍속화. 「풍속화」 항목은 풍속화를 "궁궐이 아닌 민간의 생활상을 그린 그림"이라고 정의합니다. 고구려 안악3호분 벽화의 동측실과 전실에는 "부엌에서 음식을 장만하는 장면"이 그려졌다고 하고, 조선 후기에는 김후신이 「대쾌도」에서 영조가 금주령까지 내릴 만큼 사회 문제였던 음주 장면을 주제로 삼았다고 적습니다. 항목이 드는 장면 가운데 두 가지가 먹고 마시는 일입니다.

소반. 「소반」 항목은 소반을 "식기를 받치는 작은 규모의 상"이라고 풀이합니다. 조선시대에는 겸상보다 독상이 주로 쓰여서 이동하기 편한 소형 상이 널리 쓰였고, 반면(盤面)의 모양은 8각·12각·장방형·원형 등으로 나뉘며 표면에는 생칠·주칠·흑칠이나 식물성 기름칠을 했다고 적습니다.

아래 열아홉 점은 이 세 항목이 가리키는 자리, 곧 사람이 밥을 먹는 장면과 식기를 받치던 판, 과일과 그릇이 놓인 화면을 따라 읽습니다.

밥 앞의 사람 — 판화 네 점과 식탁 한 점

밥그릇이나 국수 그릇 앞에 사람이 있는 작품들입니다. 네 점은 목판이고, 한 점은 합판에 그린 아크릴 회화입니다.

오윤 〈밥〉 — 福 자가 박힌 사발과 접힌 병풍

故 오윤, 〈밥〉, 저피지(한지)에 목판화, 수채 채색, 17.3x20.5cm — 판면 위쪽에 붉은 해·초록 봉우리·줄무늬 물결·노란 초승달이 있는 병풍이 접혀 있고, 그 앞에서 사내가 고개를 숙이며 흰 사발을 내려다본다
故 오윤, 〈밥〉, 저피지(한지)에 목판화, 수채 채색, 17.3x20.5cm — 판면 위쪽에 붉은 해·초록 봉우리·줄무늬 물결·노란 초승달이 있는 병풍이 접혀 있고, 그 앞에서 사내가 고개를 숙이며 흰 사발을 내려다본다

故 오윤(1946–1986)의 〈밥〉은 「오윤 40주기 특별 판화전」 온라인관의 작품입니다. 세로로 약간 긴 판면의 위쪽에는 접힌 병풍이 펼쳐져 있습니다. 왼쪽 칸에 붉은 해와 초록 산봉우리가, 오른쪽 칸에 줄무늬 물결과 노란 초승달이 들어 있습니다. 그 앞에서 사내가 찌푸린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노란 두 손을 갈색 천 위에 짚었습니다. 어깨에는 흰 천이 걸려 있습니다.

아래쪽 절반은 밥상입니다. 주황색 상판 한가운데에 흰 사발이 놓이고, 사발 앞면에 福 자가 박혔으며, 사발 위로 밥이 소복하게 솟았습니다. 밥알은 종이의 흰색을 그대로 남겨 찍었습니다. 사발 왼쪽에는 붉은 소용돌이가 든 작은 접시와 긴 손잡이가, 오른쪽에는 노란 줄이 도는 납작한 접시와 가는 막대가 놓였습니다. 사내의 머리는 사발보다 위에 있고, 시선이 향한 곳은 사발입니다. 오윤 이야기는 칼끝으로 시대를 새긴 작가: 오윤 40주기 특별전에 있습니다.

  • 17.3x20.5cm · 저피지(한지)에 목판화, 수채 채색 · 1984 · ₩1,500,000
  • 작품 페이지 →

오윤 〈국밥과 희망〉 — 검은 판 위의 정면 얼굴

故 오윤, 〈국밥과 희망〉, 저피지(한지)에 목판화, 수채 채색, 17.0x15.0cm — 흰 빗금이 흩뿌려진 검은 판 한가운데에서 머리를 민 사내가 두 손을 턱 아래에 모으고 정면을 보며, 앞에 국그릇과 숟가락이 놓여 있다
故 오윤, 〈국밥과 희망〉, 저피지(한지)에 목판화, 수채 채색, 17.0x15.0cm — 흰 빗금이 흩뿌려진 검은 판 한가운데에서 머리를 민 사내가 두 손을 턱 아래에 모으고 정면을 보며, 앞에 국그릇과 숟가락이 놓여 있다

이 작품도 「오윤 40주기 특별 판화전」 온라인관에 올라 있습니다. 네모난 판면 전체가 거의 검은색이고, 가는 흰 빗금이 위에서 아래로 비처럼 흩어집니다. 한가운데에 머리를 민 사내가 정면으로 앉아 눈을 크게 뜨고 이쪽을 봅니다. 얼굴은 연한 노란빛이고 이마와 뺨에는 가로로 파낸 굵은 선이 지나갑니다. 두 손은 턱 아래에 모았고, 어깨 뒤로 연보라 면이 둥글게 감쌉니다.

그릇은 화면 맨 아래 가까이에 있습니다. 짙은 갈색 국그릇이 분홍 상판 위에 얕게 놓이고, 숟가락 손잡이가 오른쪽 위로 비스듬히 걸쳐졌습니다. 앞의 〈밥〉이 사발을 키우고 사내를 위로 올렸다면, 이 판은 사내의 상반신이 판면 대부분을 채우고 그릇이 맨 아래 한 줄로 내려앉았습니다. 종이 아래쪽에는 연필로 쓴 '국밥과 희망'이라는 제목과 붉은 인장이 있습니다.

  • 17.0x15.0cm · 저피지(한지)에 목판화, 수채 채색 · 1984 · ₩1,000,000
  • 작품 페이지 →

전정호 〈밥〉 — 먹는 순간만 잘라 낸 흑백 판

전정호, 〈밥〉, 목판화, 종이, 30x37cm — 머리띠를 두른 수염 난 사내가 왼쪽을 향한 옆모습으로 숟가락에 뜬 밥을 입 앞에 들고, 다른 손으로 그릇을 받쳐 든 검은 목판화
전정호, 〈밥〉, 목판화, 종이, 30x37cm — 머리띠를 두른 수염 난 사내가 왼쪽을 향한 옆모습으로 숟가락에 뜬 밥을 입 앞에 들고, 다른 손으로 그릇을 받쳐 든 검은 목판화

검은 잉크 한 가지로 찍은 목판화입니다. 흰 종이 가운데에 머리띠를 두르고 수염이 덥수룩한 사내가 왼쪽을 향한 옆모습으로 앉았습니다. 화면 왼쪽에서 주먹 쥔 손이 숟가락 자루를 잡았고, 숟가락은 오른쪽 위의 입 앞까지 이어져 끝의 덩어리에서 가는 줄이 몇 가닥 늘어집니다. 아래쪽에서는 다른 손이 그릇 가장자리를 받쳐 듭니다. 그릇 안에는 흰 덩어리가 가득합니다.

그릇을 쥔 팔은 화면 오른쪽 아래에서 거칠게 잘려 나간 채 끝나고, 배경은 종이의 흰색 그대로입니다. 오윤의 두 판이 상과 병풍, 어둠을 두른 데 비해 이 판에는 먹는 동작 하나만 남았습니다. 작가가 새겨 온 이야기는 전정호 글에 있고, 같은 제목의 〈밥〉 두 점을 나란히 놓은 글은 같은 제목 다른 그림에 있습니다.

이인철 〈국수를 먹는 사람〉 — 몸을 타고 내려오는 면발

이인철, 〈국수를 먹는 사람〉, 목판, 32x67cm — 세로로 아주 긴 화면에 검은 덩어리로 새긴 인물이 고개를 숙이고 젓가락을 입 쪽에 올렸고, 흰 면발이 몸 앞으로 길게 늘어져 발치의 그릇에 닿는다
이인철, 〈국수를 먹는 사람〉, 목판, 32x67cm — 세로로 아주 긴 화면에 검은 덩어리로 새긴 인물이 고개를 숙이고 젓가락을 입 쪽에 올렸고, 흰 면발이 몸 앞으로 길게 늘어져 발치의 그릇에 닿는다

가로 폭의 두 배가 넘는 세로 화면입니다. 위쪽에서 한 인물이 고개를 숙이고 젓가락을 쥔 팔을 입 가까이에 올렸습니다. 머리와 몸통 대부분은 검게 눌러 찍은 면이고, 왼쪽 팔과 다리의 윤곽에만 가는 빗금이 모여 있습니다. 입 쪽에서 시작한 흰 면발이 여러 가닥으로 몸 앞을 따라 곧게 떨어지고, 맨발이 닿는 화면 맨 아래에서 작은 그릇이 그 끝을 받습니다.

이 판에서 국수 가락은 검은 면 위에 종이의 흰색으로만 남은 선입니다. 인물의 키만큼 길게 늘어진 선이 화면의 세로 방향을 그대로 만들고, 그릇은 가장 낮은 자리에 가장 작게 놓입니다. 종이 아래쪽에는 연필로 쓴 제목과 서명, 연도가 보입니다.

노경호 〈병○○○들이 이걸 못처먹네!〉 — 접시와 권총이 놓인 탁자

노경호, 〈병○○○들이 이걸 못처먹네!〉, 합판에 아크릴릭, 110x122cm — 초록·노랑·빨강·파랑의 세로 색 띠 앞에서 안경 쓴 여성이 담배를 들고 앉아 있고, 회색 탁자 위에는 접시와 포크, 나이프, 권총이 놓여 있다
노경호, 〈병○○○들이 이걸 못처먹네!〉, 합판에 아크릴릭, 110x122cm — 초록·노랑·빨강·파랑의 세로 색 띠 앞에서 안경 쓴 여성이 담배를 들고 앉아 있고, 회색 탁자 위에는 접시와 포크, 나이프, 권총이 놓여 있다

제목의 욕설은 ○○○로 가려 적었습니다. 화면은 초록·노랑·빨강·파랑 네 개의 세로 띠로 나뉘고, 그 앞에 긴 검은 머리에 두꺼운 검은 테 안경을 쓴 여성이 앉아 있습니다. 입을 벌렸고 안경알 속 눈에는 붉은 방사형 무늬가 들었으며, 분홍 스웨터의 붓결이 그대로 남았습니다. 한 손에는 담배를 들었고, 탁자 오른쪽 끝에는 꽁초가 꽂힌 종이컵이 있습니다.

식탁은 화면 아래 3분의 1을 가로지르는 회색 면입니다. 한가운데 흰 접시에는 주황빛 덩어리가 놓여 소스가 번졌고, 접시 옆에 은색 포크와 나이프가 비스듬히 누웠습니다. 인물의 다른 손은 화면 왼쪽 아래로 뻗어 검은 권총의 갈색 손잡이를 쥐었습니다. 초록 띠 위쪽에는 'DIOR'라고 적힌 회색 간판이 매달려 있고, 오른쪽 아래에는 '2025 노경호' 서명이 있습니다. 먹는 도구와 총이 같은 탁자 위에 같은 높이로 놓인 화면이고, 뒤쪽 색 띠는 평평하게 칠했습니다. 작가 이야기는 노경호 글에 있습니다.

그릇과 소반과 잔 — 담는 물건이 화면에 오른다

음식이 보이지 않아도 음식을 담고 받치는 물건만으로 화면이 서는 작품들입니다.

이종구 〈정안수〉 — 소반 판 위에 올라앉은 푸른 사발

이종구, 〈정안수〉, 소반 판에 아크릴릭, 48x48cm — 모가 진 다각형의 붉은 갈색 소반 판 한가운데에 푸른 사발이 하나 놓여 있고, 사발 안쪽은 옅은 하늘빛이다
이종구, 〈정안수〉, 소반 판에 아크릴릭, 48x48cm — 모가 진 다각형의 붉은 갈색 소반 판 한가운데에 푸른 사발이 하나 놓여 있고, 사발 안쪽은 옅은 하늘빛이다

재료란에 적힌 지지체가 소반 판입니다. 모서리가 여러 개로 꺾인 둥근 판이고, 바깥 테두리가 한 단 높게 올라와 있으며, 붉은 갈색 칠 아래로 나뭇결이 그대로 비칩니다. 이 판 한가운데에 푸른 사발이 하나 그려져 있습니다. 바깥면은 밝은 파랑이고, 안쪽은 옅은 하늘빛 면에 흰 얼룩이 길게 걸려 물이 차 있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판 위에 사발 말고 다른 물건은 없습니다.

앞에서 읽은 「소반」 항목은 소반을 식기를 받치는 상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식기를 받치던 종류의 판이 지지체가 되고, 그 위에 사발이 그려져 앉습니다. 사발 둘레의 판에는 나뭇결과 칠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종구의 작업 세계는 이종구 글에서 이어 읽을 수 있습니다.

장준근 〈차향〉 — 다함께 나누는 차 그릇

장준근, 〈차향〉, 밤하늘에별,1240도  산화소성, 18x45x18cm — 가장자리가 물결 지는 넓은 사발의 안쪽이 짙은 남청색에서 연한 물빛으로 번지고 흰 점이 흩뿌려져 있다
장준근, 〈차향〉, 밤하늘에별,1240도 산화소성, 18x45x18cm — 가장자리가 물결 지는 넓은 사발의 안쪽이 짙은 남청색에서 연한 물빛으로 번지고 흰 점이 흩뿌려져 있다

작가는 작품 설명에서 이 그릇의 쓰임을 이렇게 적었습니다. "혼자 마시는 그릇이 아니라 다함께 나누는 차 그릇". 도판의 사발은 입구가 넓고 가장자리가 물결 지듯 오르내립니다. 바깥면은 어두운 청회색이고 물레 자국으로 보이는 가로 결이 몸통을 돕니다. 안쪽은 가장자리에서 거의 검은 남색이었다가 벽을 타고 내려갈수록 코발트빛이 번지고, 바닥 가까이에서는 연한 물빛으로 풀립니다. 그 위에 흰 점과 작은 무늬가 흩뿌려져 있고 유약 표면이 번들거립니다.

재료란에는 '밤하늘에별,1240도 산화소성'이 적혀 있습니다. 작가 이야기는 장준근 글에 있습니다.

이동구 〈보리술잔〉 — 세로 홈이 파인 잔 둘

이동구, 〈보리술잔〉, 확인 중, 12.7x10.7cm — 주황빛 벽 앞의 흰 선반에 세로 홈이 촘촘히 파인 잔 둘이 나란히 놓여 있고, 오른쪽은 짙은 파랑, 왼쪽은 옅은 연두색이다
이동구, 〈보리술잔〉, 확인 중, 12.7x10.7cm — 주황빛 벽 앞의 흰 선반에 세로 홈이 촘촘히 파인 잔 둘이 나란히 놓여 있고, 오른쪽은 짙은 파랑, 왼쪽은 옅은 연두색이다

이 작품은 이미 새 주인을 만났습니다. 도판에는 비슷한 모양의 잔 둘이 흰 선반 위에 놓였습니다. 오른쪽 잔은 광택이 도는 짙은 파랑이고, 왼쪽 잔은 연두빛이 도는 옅은 노랑입니다. 두 잔 모두 입구 쪽이 넓고 허리가 살짝 잘록하며, 표면 전체에 가는 세로 홈이 위에서 아래로 촘촘히 파여 있습니다. 홈 자리가 흰 선으로 보이고, 그 선이 파란 잔에서 훨씬 또렷합니다. 뒤쪽 벽은 주황빛이고, 왼쪽 잔 뒤로 짙은 파란 기둥 하나가 세로로 지나갑니다.

  • 12.7x10.7cm · 확인 중 · 확인 중 · 이미 새 주인을 만났습니다
  • 작품 페이지 →

강석태 〈Happy Tea time〉 — 꽃무늬 밤 속의 커다란 찻잔

강석태, 〈Happy Tea time〉,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72.7x60.0cm — 짙은 회색 바탕에 분홍·청록·보라·노랑 꽃이 가득하고, 한가운데 커다란 흰 잔에 담긴 라테 거품이 하트 모양이며 잔 옆면에 LOVE가 적혀 있다
강석태, 〈Happy Tea time〉,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72.7x60.0cm — 짙은 회색 바탕에 분홍·청록·보라·노랑 꽃이 가득하고, 한가운데 커다란 흰 잔에 담긴 라테 거품이 하트 모양이며 잔 옆면에 LOVE가 적혀 있다

화면 한가운데를 흰 잔 하나가 차지합니다. 잔 안의 라테는 연한 갈색이고 거품에는 하트 모양이 그려졌으며, 잔 옆면에는 작은 붉은 하트 곁에 'LOVE'라는 글자가 쓰였습니다. 배경은 작은 하트가 촘촘히 찍힌 짙은 회색이고, 그 위에 분홍·청록·보라·노랑·초록·파랑의 둥근 꽃들이 빽빽하게 흩어집니다. 잔 뒤쪽에서는 노란 초승달과, 두 귀가 솟고 눈을 감은 노란 동물의 얼굴이 보이고, 오른쪽 위에서는 금발 소년이 파란 스카프를 날리며 잔 너머로 내다봅니다.

작가 소개에 따르면 강석태는 2002년부터 어린왕자를 주제로 작업해 왔다고 합니다. 이 그림에서 잔은 소년과 달보다 훨씬 크게 그려졌습니다.

정연수 〈reflection8 부엌 pm5h47m〉 — 머그보다 큰 그림자

정연수, 〈reflection8 부엌 pm5h47m〉, Oil on canvas, 72.7x53cm — 주황빛 부엌 찬장의 밝은 면에 옅은 머그 둘의 형상이 비치고, 붉은 주황 그림자 면이 화면의 절반 가까이를 덮는다
정연수, 〈reflection8 부엌 pm5h47m〉, Oil on canvas, 72.7x53cm — 주황빛 부엌 찬장의 밝은 면에 옅은 머그 둘의 형상이 비치고, 붉은 주황 그림자 면이 화면의 절반 가까이를 덮는다

작가는 이 시리즈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이번 씨앗페에 출품한 'reflection(빛이 지나간 자리)' 시리즈는 대상의 이면, 그림자를 통해 존재를 드러내는 방식으로의 회화이다." 도판은 가로로 놓인 화면 전체가 주황과 노랑에 잠겨 있습니다. 찬장 문짝의 윤곽선이 세로로 이어지고, 가운데 문짝의 밝은 면에 머그 둘의 형상이 옅은 주황으로 비쳐 보입니다. 몸통 너머로 문짝의 윤곽선이 비칠 만큼 투명하고, 손잡이는 가는 선으로만 남았습니다.

화면에서 가장 짙은 것은 붉은 주황의 큰 면입니다. 지붕처럼 비스듬히 솟은 그 형태가 머그 아래쪽에서 화면의 절반 가까이를 덮고, 같은 면이 찬장 오른쪽 문짝까지 이어집니다. 이 화면에서는 잔보다 그 붉은 주황 면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시각까지 제목에 담은 이 부엌 연작의 이야기는 정연수 글에 있습니다.

사과·귤·김치 — 먹거리가 화면의 주인이 된다

과일과 채소가 화면 한가운데에 혼자 놓이는 작품들입니다. 사과라는 같은 소재가 아크릴·옻칠·도자에서 어떻게 다른 표면이 되는지 나란히 볼 수 있습니다.

이호철 〈Encore〉 — 거울 같은 바닥 위의 초록 사과 둘

이호철, 〈Encore〉, Acrylic on canvas, 91x73cm — 연한 회백색 바탕 위에 초록 사과 두 알이 놓이고, 오른쪽 앞 사과에 잎맥이 선명한 잎이 한 장 붙어 있으며, 바닥에 사과의 반사가 비친다
이호철, 〈Encore〉, Acrylic on canvas, 91x73cm — 연한 회백색 바탕 위에 초록 사과 두 알이 놓이고, 오른쪽 앞 사과에 잎맥이 선명한 잎이 한 장 붙어 있으며, 바닥에 사과의 반사가 비친다

2026년 10월 5일 기준으로 씨앗페에는 〈Encore〉라는 같은 제목을 단 이호철의 작품이 열한 점 올라 있습니다. 앵콜이라는 제목 아래에 양귀비를 담은 판화도, 스케이트보드 모양 판 위의 그림도, 아래에서 읽을 축음기 그림도 있습니다. 그 가운데 사과를 그린 한 점은 초록 사과 두 알을 연한 회백색 바닥 위에 놓았습니다. 두 사과 모두 꼭지 홈이 위쪽에 보이고, 앞쪽 사과에는 잎맥이 그물처럼 보이는 짙은 초록 잎이 한 장 붙었습니다.

바닥은 거울처럼 매끄러워서 두 사과와 잎의 반사가 아래에 흐리게 비칩니다. 사과 껍질의 노란 얼룩과 흰 하이라이트, 잎 가장자리의 잔 톱니까지 가늘게 그려졌고, 배경에는 다른 물건이 하나도 없습니다.

정채희 〈옻사과〉 — 달걀 껍데기가 잔금으로 앉은 사과

정채희, 〈옻사과〉, 디지털프린트에 옻칠, 난각, 자개, 65x70cm — 흰 바탕 위의 사과 표면이 잔금 간 흰 조각으로 덮이고 그 틈으로 붉은색·초록색·황토색이 비친다
정채희, 〈옻사과〉, 디지털프린트에 옻칠, 난각, 자개, 65x70cm — 흰 바탕 위의 사과 표면이 잔금 간 흰 조각으로 덮이고 그 틈으로 붉은색·초록색·황토색이 비친다

앞의 사과가 매끈한 껍질을 그렸다면, 이 사과의 표면은 잘게 갈라진 흰 조각들입니다. 사과 윗부분은 거의 하얗게 덮였고, 조각 사이의 가는 틈마다 붉은색과 초록색이 비칩니다. 꼭지 둘레와 오른쪽 아래, 왼쪽 가장자리에서 흰 조각이 성기게 벗겨지며 붉은 면과 황토색, 연두색이 더 넓게 드러납니다. 사과 아래에는 옅은 반사가 번져 바닥이 매끈한 면임을 알립니다.

재료란은 '디지털프린트에 옻칠, 난각, 자개'입니다. 난각은 달걀 껍데기를 가리키고, 정채희 글은 옻칠에서 이를 잘게 깨뜨려 화면에 붙이는 재료로 설명합니다. 붙인 껍데기 조각 사이사이가 잔금으로 읽히는 것이 이 표면의 모양입니다.

  • 65x70cm · 디지털프린트에 옻칠, 난각, 자개 · 2018 · ₩3,800,000
  • 작품 페이지 →

이동구 〈사과〉 — 유약이 흘러내린 도자 사과 둘

이동구, 〈사과〉, 도자, 9x9cm — 흰 선반 위에 사과 모양 도자가 둘 놓였고, 왼쪽은 호박빛 유약이 줄기처럼 흘러내리며, 오른쪽은 어두운 청동빛으로 기울어 있다
이동구, 〈사과〉, 도자, 9x9cm — 흰 선반 위에 사과 모양 도자가 둘 놓였고, 왼쪽은 호박빛 유약이 줄기처럼 흘러내리며, 오른쪽은 어두운 청동빛으로 기울어 있다

이 작품도 이미 새 주인을 만났습니다. 도판에는 사과 모양 도자 둘이 흰 선반 위에 놓였습니다. 왼쪽 것은 꼭지 자리가 파인 동그란 형태에 호박빛 유약이 위에서 아래로 줄기처럼 흘러내렸고, 그 아래 어두운 갈색 면이 드러납니다. 오른쪽 것은 한쪽으로 살짝 기운 채 전체가 청동 같은 어두운 갈색이며 광택이 돕니다. 뒤쪽 벽은 옅은 주황이고, 두 사과의 그림자가 선반 위에 길게 눕습니다. 앞의 두 사과가 평면 위의 이미지라면, 이 사과는 선반 위에 선 입체입니다.

박생광 〈귤〉 — 가지에 달린 귤 한 알

박생광, 〈귤〉, 종이에 수채, 연필, 21.6x15cm — 가는 금색 테두리 안의 종이 위에 노란 귤이 놓이고, 짧은 줄기에 푸른 잎 둘과 연두 잎 하나가 달려 있다
박생광, 〈귤〉, 종이에 수채, 연필, 21.6x15cm — 가는 금색 테두리 안의 종이 위에 노란 귤이 놓이고, 짧은 줄기에 푸른 잎 둘과 연두 잎 하나가 달려 있다

가로로 놓인 작은 종이입니다. 가는 금색 선이 종이 가장자리를 두르고, 그 안에 귤 한 알이 줄기째 놓였습니다. 귤은 노란빛에 초록 얼룩이 번졌고, 껍질에는 작은 점이 찍혔습니다. 줄기에서 뻗은 잎은 셋입니다. 왼쪽과 오른쪽 아래의 큰 잎 둘은 청록에서 연두로 번지는 물빛 수채이고, 오른쪽 위의 잎 하나는 연한 연두로 가볍게 칠했습니다. 귤 둘레에는 연필로 먼저 그은 둥근 윤곽선이 희미하게 남아 있습니다. 연필로 그린 박생광의 드로잉은 박생광 글에서 더 볼 수 있습니다.

이현정 〈김치〉 연작 — 김치 한 포기가 붉은 바탕·검은 바탕·회색 바탕에서

〈김치2023-2〉 작품 페이지의 설명은 김치 연작을 이렇게 적습니다. "이 첫 장면은 2019년부터 이어온 '김치 시리즈'로 확장되었다. 작가에게 김치는 자화상이자 생명의 은유다. 절여지고, 버무려지고, 기다림 속에서 서서히 다른 맛과 결로 바뀌는 과정은 상처와 기억이 삶 속에서 이동하고 변화하는 방식과 닮아 있다." 씨앗페에는 이 연작의 세 점이 올라 있고, 모두 유화입니다.

이현정, 〈김치2023-2〉, Oil on canvas, 45.5x45.5cm — 붉은 주황 바탕 한가운데에 비스듬히 기운 김치 한 포기가 떠 있고, 포기 좌우 아래로 검은 갈색 잎 줄기가 휘어 내려온다
이현정, 〈김치2023-2〉, Oil on canvas, 45.5x45.5cm — 붉은 주황 바탕 한가운데에 비스듬히 기운 김치 한 포기가 떠 있고, 포기 좌우 아래로 검은 갈색 잎 줄기가 휘어 내려온다

**〈김치2023-2〉**는 정사각형 화면입니다. 균일한 붉은 주황 바탕 한가운데에 배추 포기가 몸을 기울인 채 떠 있습니다. 가운데는 크림색·붉은색·진홍색 켜가 겹겹이 말려 들어가고, 포기의 왼쪽과 오른쪽 아래로는 어두운 갈색의 겉잎이 길게 휘어져 팔처럼 뻗습니다. 그림자도 바닥도 없이 포기가 바탕 위에 공중에 놓입니다.

이현정, 〈김치2024-3〉, Oil on canvas, 51x65.1cm — 검은 바탕 한가운데 분홍과 진홍으로 겹겹이 말린 김치 포기가 서 있고, 포기 아래로 붉은 물감이 줄줄이 흘러내려 어둠 속으로 번진다
이현정, 〈김치2024-3〉, Oil on canvas, 51x65.1cm — 검은 바탕 한가운데 분홍과 진홍으로 겹겹이 말린 김치 포기가 서 있고, 포기 아래로 붉은 물감이 줄줄이 흘러내려 어둠 속으로 번진다

**〈김치2024-3〉**에서는 바탕이 검정입니다. 포기는 위쪽 가운데가 살짝 갈라진 하트처럼 솟았고, 겉은 옅은 분홍과 흰빛, 안쪽은 진홍과 붉은 켜가 눌려 있습니다. 포기 아래쪽은 윤곽선 없이 붉은 물감이 아래로 흘러내려 검은 바탕으로 번지는 자국으로 끝납니다.

이현정, 〈김치2025-2〉, Oil on canvas, 60.6x72.5cm — 회갈색 바탕 위에 진홍·분홍·흰색·주황·청회색의 두꺼운 붓질이 소용돌이치며 한 덩어리 포기의 형태를 이룬다
이현정, 〈김치2025-2〉, Oil on canvas, 60.6x72.5cm — 회갈색 바탕 위에 진홍·분홍·흰색·주황·청회색의 두꺼운 붓질이 소용돌이치며 한 덩어리 포기의 형태를 이룬다

**〈김치2025-2〉**는 옅은 회색 바탕입니다. 포기의 형태가 이번에는 굵게 얹은 붓질의 흐름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진홍과 분홍, 흰색, 주황과 청회색이 붓이 지나간 방향대로 소용돌이치고, 아래쪽 끝에서는 물감이 얇게 풀려 푸른 회색으로 늘어집니다. 앞의 두 점에서 읽히던 잎맥과 겹이 이 화면에서는 붓자국으로 바뀌었습니다. 세 점을 나란히 놓으면 소재는 같고 바탕색이 붉음·검정·회색으로 달라지며, 그에 따라 같은 붉은 덩어리가 눈에 들어오는 모습이 달라집니다.

쓰던 물건이 화면에 설 때 — 이호철 〈Encore〉의 의자와 축음기

이호철의 〈Encore〉 열한 점 가운데 축음기는 스케이트보드 모양 판 위의 그림을 포함해 네 점에 나옵니다. 그 가운데 쓰던 물건이 화면 한가운데 놓이는 두 점을 읽습니다.

두 개의 의자와 작은 축음기

이호철, 〈Encore〉, Acrylic on canvas, 73x61cm — 회청색 벽 앞에 왼쪽에는 단추가 박힌 주황빛 갈색 의자, 오른쪽에는 파란 철제 다리의 낡은 의자가 놓이고, 오른쪽 의자 위에 붉은 축음기가 올라앉고 왼쪽 의자 등받이 위에 레코드판이 세워져 있다
이호철, 〈Encore〉, Acrylic on canvas, 73x61cm — 회청색 벽 앞에 왼쪽에는 단추가 박힌 주황빛 갈색 의자, 오른쪽에는 파란 철제 다리의 낡은 의자가 놓이고, 오른쪽 의자 위에 붉은 축음기가 올라앉고 왼쪽 의자 등받이 위에 레코드판이 세워져 있다

화면 왼쪽에는 등받이에 마름모꼴로 단추를 박은 주황빛 갈색 의자가 정면으로 서 있습니다. 앉는 자리 앞면에는 분홍·보라·여러 색 무늬를 넣은 작은 서랍 같은 칸이 셋 있고, 등받이 왼쪽 위 모서리에 검은 레코드판 하나가 세워져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파란 철제 다리에 나무 등받이와 나무 방석을 단 낡은 의자가 놓였습니다. 나무의 얼룩과 녹이 도판에서도 읽히고, 방석 위에 붉은 몸체에 초록 턴테이블을 얹은 작은 축음기가 올라앉아 있습니다. 벽에는 옅은 빛이 비스듬히 지나가며 의자 그림자를 흐리게 만듭니다.

앞에서 본 사과에는 흠 하나 없는 껍질이 그려졌고, 이 의자들에는 얼룩과 닳은 자국이 그대로 그려졌습니다. 두 의자 모두 앉는 사람이 없고, 한쪽 의자 위에는 축음기가, 다른 쪽 등받이 위에는 레코드판이 있습니다.

창가의 축음기와 작은 푸른 형상

이호철, 〈Encore〉, Acrylic on canvas, 53x45cm — 흰 방의 사각 창 앞에 붉은 상자 축음기가 레코드판을 얹은 채 놓이고, 오른쪽으로 초록 금속 나팔이 뻗으며, 창 앞 허공에 물고기 같은 작은 푸른 형상이 떠 있다
이호철, 〈Encore〉, Acrylic on canvas, 53x45cm — 흰 방의 사각 창 앞에 붉은 상자 축음기가 레코드판을 얹은 채 놓이고, 오른쪽으로 초록 금속 나팔이 뻗으며, 창 앞 허공에 물고기 같은 작은 푸른 형상이 떠 있다

이 화면에서는 축음기가 혼자 한 방을 차지합니다. 벽과 바닥이 회색과 흰색 면으로 나뉜 방에 사각 창이 뚫렸고, 창 너머는 옅은 하늘색입니다. 왼쪽 아래 구석에 붉은 상자형 축음기가 열린 채 놓이고, 검은 레코드판 위에 바늘이 얹혔습니다. 오른쪽에서는 가는 받침대 위의 초록빛 금속 나팔이 창 쪽을 향해 크게 입을 벌렸고, 창 앞 허공에는 지느러미를 펼친 물고기 같은 작은 푸른 형상이 떠 있습니다. 나팔의 홈과 상자의 질감은 가늘게 그려졌고, 방 안의 면들은 평평하게 칠했습니다.

먹고 쓰는 물건이 놓이는 자리 네 가지

열아홉 점을 도판에 보이는 것만 놓고 다시 묶으면 물건이 화면에서 앉는 자리가 네 가지로 나뉩니다.

사람 앞에 놓인다. 오윤의 〈밥〉과 〈국밥과 희망〉, 전정호의 〈밥〉, 이인철의 〈국수를 먹는 사람〉, 노경호의 탁자에서 그릇과 접시는 사람 앞에 있습니다. 오윤의 〈밥〉에서는 사발이 판면 아래쪽 절반을 차지하고 〈국밥과 희망〉에서는 사내의 상반신이 판면을 채우며 그릇이 한 줄로 내려앉았고, 전정호는 먹는 동작만 남겼고 이인철은 면발의 길이로 화면 전체를 세웠습니다.

물건만 남는다. 이종구의 소반 판, 장준근의 차 그릇, 이동구의 잔, 정연수의 머그 앞에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종구는 지지체를 식기 받침 종류의 판으로 삼았고, 정연수의 화면에서는 머그보다 그림자가 큰 면을 차지합니다.

표면이 달라진다. 사과라는 같은 소재가 이호철의 화면에서는 반사가 비치는 매끈한 껍질, 정채희의 화면에서는 잔금 간 흰 조각, 이동구의 화면에서는 흘러내린 유약이 됩니다. 이현정의 김치는 바탕색이 붉음·검정·회색으로 바뀌면서 한 포기의 윤곽이 잎의 켜에서 붓의 흐름으로 옮겨 갑니다.

쓰던 물건이 화면을 혼자 차지한다. 이호철의 의자 그림에서는 의자 위에 축음기가 올라 있고, 창가 그림에서는 축음기가 방 한 칸을 혼자 씁니다. 두 화면에 사람은 없고 낡은 물건의 표면이 세밀하게 그려졌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정물화는 무엇인가요? A.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정물화를 "과일·꽃·그릇·어류 등 정지된 물체를 배치하여 구도를 잡아 그리는 그림"이라고 정의합니다. 한국에서는 20세기 초 서구 미술의 수용과 함께 들어왔다고 설명합니다. 이 글의 이호철 〈Encore〉(사과), 정채희 〈옻사과〉, 박생광 〈귤〉은 과일 한 가지가 화면에 놓인 작품입니다.

Q. 풍속화는 무엇인가요? A.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풍속화를 "궁궐이 아닌 민간의 생활상을 그린 그림"이라고 정의하며, 풍속화의 역사를 설명하며 고구려 안악3호분 벽화의 부엌에서 음식을 장만하는 장면을 듭니다. 이 글의 오윤 〈밥〉, 전정호 〈밥〉, 이인철 〈국수를 먹는 사람〉은 먹는 장면을 목판에 새긴 작품입니다.

Q. 소반은 무엇인가요? A.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소반을 "식기를 받치는 작은 규모의 상"이라고 풀이합니다. 이종구의 〈정안수〉는 소반 판에 아크릴릭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Q. 이 글의 열아홉 점은 지금 구매할 수 있나요? A. 이동구의 〈사과〉와 〈보리술잔〉은 이미 새 주인을 만났습니다. 나머지 열일곱 점은 작품 페이지에 가격이 실려 있고, 가격은 ₩500,000(전정호 〈밥〉, 장준근 〈차향〉)부터 ₩5,000,000(이종구 〈정안수〉, 노경호 〈병○○○들이 이걸 못처먹네!〉)까지입니다. 작품마다 크기·재료·연도·가격을 사양 항목에 적었습니다.

Q. 오윤의 작품은 어디에 올라 있나요? A. 〈밥〉과 〈국밥과 희망〉은 「오윤 40주기 특별 판화전」 온라인관에 올라 있습니다. 전시는 오윤 판화전 안내 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Q. 이현정의 김치 연작은 몇 점인가요? A.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에는 〈김치2023-2〉, 〈김치2024-3〉, 〈김치2025-2〉 세 점이 올라 있고, 모두 Oil on canvas입니다. 〈김치2023-2〉 작품 페이지의 설명은 김치 시리즈가 2019년부터 이어졌다고 적습니다.

Q. 작가의 이야기를 더 읽을 수 있는 작가는 누구인가요? A. 오윤, 전정호, 노경호, 이종구, 장준근, 정연수, 정채희, 박생광은 작품마다 아래에 작가 이야기 링크를 달았습니다.

참고한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정물화」 — 원문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풍속화」 — 원문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소반」 — 원문

관련 매거진

칼끝으로 시대를 새긴 작가: 오윤 40주기 특별전1986년 마흔 한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판화가 오윤. 그가 나무판 위에 새긴 민중의 춤사위는 40년이 지난 지금도 멈추지 않는다. 씨앗페 2026에 출품된 사후판화 18점은, 그의 예술이 동료 예술인의 금융 안전망으로 다시 태어나는 역설적이고도 아름다운 순간을 만들어낸다.읽어보기전정호 — 걸개그림에서 밥그릇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은 판각신안 하의도에서 나고 조선대에서 미술운동에 뛰어든 판화가 전정호. 1987년의 걸개그림부터 하의3도 농민항쟁 연작 85점까지, 40년 동안 현장을 떠나지 않은 작업과 씨앗페 출품작 두 점을 읽습니다.읽어보기노경호 — 합판 위의 원색, 지나가는 장면을 붙잡는 아크릴 회화진주에서 작업하는 노경호는 합판에 아크릴로 동시대의 장면을 그려 경남민미협, 부마미술제, 東·時 전 등에 참여해 왔습니다. 네 가지 색 띠 앞에 한 사람이 앉은 〈병○○○들이 이걸 못처먹네!〉의 화면을 천천히 읽습니다.읽어보기이종구 — 오지리의 쌀부대에서 반가사유상까지, 땅을 그려온 50년고향 마을 이름을 딴 오지리 연작으로 농민의 얼굴을 그려온 민중미술 화가 이종구. 쌀부대 위의 초상에서 반가사유상의 사유까지, 한 작가가 반세기 동안 옮겨온 자리를 따라 읽습니다.읽어보기장준근 — 아라가야 불꽃무늬 토기에서 밤하늘빛 차 그릇까지함안 법수면에 작업실을 둔 도예가 장준근. 아라가야 불꽃무늬 토기를 자기로 옮긴 개인전 「아라의 숨결」에서 다함께 나누는 차 그릇 〈차향〉까지, 흙을 다루는 한 작가의 자리를 읽습니다.읽어보기정연수 — 오후 5시 47분의 부엌, 사물보다 그림자가 크게 그려진 화면작품 제목에 시각(時刻)이 적혀 있습니다. 사물이 아니라 사물을 보는 시각을 그린다고 말해 온 화가 정연수의 작업 노트와 씨앗페 출품작 두 점을 화면으로 읽습니다.읽어보기정채희 — 칠하고 붙이고 갈아내기, 옻칠이 가르친 정직함서양화를 배우고 북경에서 벽화를 전공한 화가가 20년 넘게 옻칠을 고수해 왔습니다. 편법이 통하지 않는 재료를 택한 이유와, 달걀 껍데기와 자개로 빚은 씨앗페 출품작 〈옻사과〉를 읽습니다.읽어보기박생광 — 오방색이 오기 전, 연필이 먼저 지나간 자리무속과 역사를 오방색으로 그린 채색화의 거장 박생광(1904–1985). 씨앗페에 들어온 71점은 그 색이 오기 전 단계, 평생 들고 다닌 연필의 기록입니다. 진주·제주·가마쿠라·인도로 이어지는 드로잉을 계열별로 읽습니다.읽어보기판화 기법 지도 — 목판·동판·메조틴트·석판·실크스크린, 눈으로 구분하는 법판화 앞에서 "이게 무슨 기법이에요?"를 물을 때 먼저 볼 것은 흰 선인지, 검은 바탕에서 떠오르는 빛인지, 번지는 농담인지, 평평한 색 면인지입니다. 기법마다 찍는 원리와 화면의 특징을 씨앗페 판화 열세 점으로 짚습니다.읽어보기「오윤 40주기 특별 판화전」 마지막 일주일 — 8개 장을 따라 보는 법10월 4일 기준으로 「오윤 40주기 특별 판화전」은 12일 월요일 18시에 닫습니다. 마감까지의 관람 시간과 강연 세 번, 생애를 따라 이어지는 여덟 개 장, 장마다 눈에 담아 갈 판화 몇 점을 정리했습니다. 아직 못 가신 분이 전시장 앞에서 시선을 어디에 두면 좋을지 미리 가늠해 보는 글입니다.읽어보기같은 제목 다른 그림 — 무제·꽃밭·밥·인물·휴식을 단 씨앗페 출품작 스무 점씨앗페 출품작에는 다른 작가가 같은 제목을 단 경우가 있습니다. 무제, 꽃밭, 밥, 휴식, 그리고 번호만 다른 인물 아래의 열네 점과, 한 작가가 제목을 되풀이한 여섯 점까지 스무 점을 도판으로 나란히 놓고, 같은 제목이 콜라주·목판·시멘트·먹·수채 위에서 어떤 화면이 되는지 읽습니다.읽어보기질감과 표면으로 읽는 씨앗페 출품작 — 두껍게 올린 물감·시멘트·실·철판·유약 위에서 표면이 주인공이 되는 열네 가지 방식그림을 가까이서 보면 물감이 쌓인 높이, 실이 엉킨 결, 시멘트에 눌린 격자, 녹슨 철의 가장자리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알갱이처럼 솟은 노란 점과 서리 무늬를 입은 산, 자수처럼 보이는 아크릴과 거울처럼 번쩍이는 자동차 도료까지.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의 작품 열네 점으로 표면이 화면을 이끄는 방식을 도판에 보이는 대로 읽습니다.읽어보기글자가 들어간 씨앗페 출품작 읽기 — 문자도·깃발·라벨·한글 판각·손글씨·낙관으로 글자가 그림의 일부가 되는 열세 가지 방식글자가 들어간 그림은 모양으로 한 번, 뜻으로 한 번 읽힙니다. 붉은 붓질 한 글자 위에 소나무가 서는 문자도, 깃발에 여섯 글자를 내건 풍물패, 얼굴색과 같은 계열의 색을 입힌 라벨 곁의 네 사람, 시 한 구절이 화면 절반을 차지하는 목판, 철문에 쌓인 영어 낙서까지.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의 작품 열세 점으로 글자가 그림 안에서 맡는 자리를 읽습니다.읽어보기색으로 읽는 씨앗페 출품작 — 같은 파랑과 붉음과 검정이 햇빛·유채·분채·목판에서 달라지는 열다섯 가지 방식색이 소재보다 먼저 화면을 끌고 가는 작품을 열다섯 점 골랐습니다. 햇빛에 인화해 얻은 종이의 파랑, 유화로 겹겹이 쌓은 청록, 짙은 파랑 바다 위의 붉은 형상, 한 가지 붉음 위의 김치 한 포기, 소반 판 위의 파란 사발, 잉크가 올라간 검정과 칼이 파낸 흰 선까지.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의 도판으로 한 색이 재료와 공정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읽습니다.읽어보기연작으로 읽는 씨앗페 출품작 — 번호·로마 숫자·같은 제목·시리즈 이름으로 이어진 다섯 작가의 스무 점한 작가가 여러 점을 내면 화면 사이에 규칙이 생깁니다. 지붕의 배치는 그대로인데 하늘만 바뀌는 김규학, 같은 캔버스 위에서 고래의 수와 배경이 바뀌는 예미킴, 번호 없이 같은 제목을 단 이호철, 시리즈 이름이 장소가 되는 이열, 말 한 마리 위로 하늘의 시간이 바뀌는 김수오까지 스무 점을 나란히 놓고 같은 것과 바뀌는 것을 읽습니다.읽어보기사람을 그린 씨앗페 출품작 읽기 — 같은 얼굴이 주름·선·판·청동·색점에서 달라지는 열네 가지 방식사람을 그린 그림도 열네 점을 나란히 놓으면 사람이 열네 가지로 서 있습니다. 어둠 위에 물감으로 쌓은 노인의 얼굴, 붉은 선과 청록 선으로 번진 두상, 이목구비가 없는 흰 덩어리의 초상, 인터뷰를 색점으로 덮은 심리초상화, 안개 속에 선 낚시꾼 셋까지.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의 작품으로 재료와 시선이 사람을 어떻게 바꾸는지 읽습니다.읽어보기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함께 읽으면 좋은 글들을 소개합니다:

씨앗페 작품 고르는 법 — 보고 싶은 주제와 재료에서 출발해 알맞은 글과 작품 목록으로 가는 길잡이산이 보고 싶은지, 목판의 칼자국이 궁금한지, 책상 위에 둘 작은 입체 작품을 찾는지에 따라 읽을 글이 달라집니다. 판화·도자·한국화·조각·사진·서양화의 재료 지도 여섯 편과 산·꽃·사람·밤·여백·글자 같은 주제로 작품을 묶은 열여섯 편, 작가·지역·소장 이력에서 출발하는 글과 구매 뒤의 안내까지 스물아홉 편을 한곳에 모았습니다.읽어보기여백으로 읽는 씨앗페 출품작 — 비워 둔 종이·흰 바탕·남겨진 면이 화면의 일부가 되는 열세 가지 방식그림을 보면 먼저 그려진 것이 눈에 들어오지만, 오래 머무는 곳은 그려지지 않은 자리일 때가 많습니다. 붉은 점 하나와 세 줄 글씨만 가운데 앉은 흰 종이, 둥근 화선지의 아래쪽 절반, 푸른 산 위로 열려 있는 하늘, 흰 모래가 화면을 채운 해변까지.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의 작품 열세 점에서 여백이 놓이는 자리를 도판에 보이는 대로 읽습니다.읽어보기글자가 들어간 씨앗페 출품작 읽기 — 문자도·깃발·라벨·한글 판각·손글씨·낙관으로 글자가 그림의 일부가 되는 열세 가지 방식글자가 들어간 그림은 모양으로 한 번, 뜻으로 한 번 읽힙니다. 붉은 붓질 한 글자 위에 소나무가 서는 문자도, 깃발에 여섯 글자를 내건 풍물패, 얼굴색과 같은 계열의 색을 입힌 라벨 곁의 네 사람, 시 한 구절이 화면 절반을 차지하는 목판, 철문에 쌓인 영어 낙서까지.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의 작품 열세 점으로 글자가 그림 안에서 맡는 자리를 읽습니다.읽어보기

씨앗페

·

공유하기

새 작품과 이야기, 메일로 받아보세요

새 작품 소식, 작가 이야기, 상호부조 기금 소식을 보내드립니다.

구독하기를 누르면 이메일 수집·발송(뉴스레터 목적)에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돼요. 개인정보처리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