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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으로 읽는 씨앗페 출품작 — 같은 파랑과 붉음과 검정이 햇빛·유채·분채·목판에서 달라지는 열다섯 가지 방식

미술 산책 · 발행 2026년 10월 5일 · 씨앗페

색이 소재보다 먼저 화면을 끌고 가는 작품을 열다섯 점 골랐습니다. 햇빛에 인화해 얻은 종이의 파랑, 유화로 겹겹이 쌓은 청록, 짙은 파랑 바다 위의 붉은 형상, 한 가지 붉음 위의 김치 한 포기, 소반 판 위의 파란 사발, 잉크가 올라간 검정과 칼이 파낸 흰 선까지.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의 도판으로 한 색이 재료와 공정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읽습니다.

색으로 읽는 씨앗페 출품작 — 같은 파랑과 붉음과 검정이 햇빛·유채·분채·목판에서 달라지는 열다섯 가지 방식

김준권, 〈Blue Moon-3〉, 유성목판, 22x34cm — 위쪽이 먹빛에 가까운 남색에서 아래로 갈수록 청록빛 파랑으로 풀리는 하늘 한가운데 흰 달이 뜨고, 양쪽 가장자리에 검은 소나무가 한 그루씩 서 있다
김준권, 〈Blue Moon-3〉, 유성목판, 22x34cm — 위쪽이 먹빛에 가까운 남색에서 아래로 갈수록 청록빛 파랑으로 풀리는 하늘 한가운데 흰 달이 뜨고, 양쪽 가장자리에 검은 소나무가 한 그루씩 서 있다

산이나 꽃을 그린 그림은 소재가 먼저 오고 색이 뒤따릅니다.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를 넘기다 보면 순서가 거꾸로인 화면이 있습니다. 제목을 가리고 봐도 파랑이 먼저 보이고, 붉음이 화면을 통째로 덮고, 검정이 밤처럼 바탕을 맡습니다. 같은 파랑이라도 햇빛이 인화한 종이의 파랑, 유화로 쌓은 파랑, 목판으로 찍은 파랑은 눈에 닿는 결이 다릅니다.

이 글은 그런 열다섯 점을 파랑, 붉음, 검정과 흰 여백의 셋으로 나눠 읽습니다. 열다섯 점 가운데 오아 〈내맘도 몰라주고〉와 이호욱 〈겨울목련4〉는 이미 새 주인을 만났고, 나머지 열세 점은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같은 갤러리를 산·꽃·사람·도시·동물·물이라는 소재로 읽은 글은 산을 그린 씨앗페 출품작 읽기, 꽃을 그린 씨앗페 출품작 읽기, 사람을 그린 씨앗페 출품작 읽기, 도시·골목·시장·집을 그린 씨앗페 출품작 읽기, 동물을 그린 씨앗페 출품작 읽기, 바다·강·폭포·눈을 그린 씨앗페 출품작 읽기에, 재료의 이름으로 읽은 글은 한국화 기법 지도·사진 기법 지도·서양화 재료·기법 지도에 있습니다. 이 글은 색 하나를 붙들고 읽습니다.

색은 어디서 오는가 — 햇빛, 파낸 자리, 먹, 조개

작품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 글에 나오는 색의 출처 네 가지를 사전 항목으로 짚어 둡니다.

  • 시아노타입의 파랑 — 브리태니커의 애나 앳킨스 항목은 시아노타입을 존 허셜이 1842년에 고안한 공정으로 소개합니다. 구연산철암모늄과 페리시안화칼륨을 먹인 종이 위에 기록할 대상을 올려 햇빛에 노출한 뒤 맹물로 씻으면, 가려지지 않은 종이 면이 짙고 깊은 파랑으로 변한다고 설명합니다. 이 공정은 훗날 청사진(blueprinting)이라 불리며 주로 건축·공학 도면을 복제하는 데 쓰였다고 적습니다.
  • 목판의 검정과 파낸 자리 — 브리태니커의 판화(printmaking) 항목 가운데 목판화 절은 목판화를 나무판 위의 도안 둘레를 깎아 내는 볼록판 기법이라고 설명합니다. 잔 부분은 칼로, 넓은 부분은 둥근 끌로 파내며, 롤러의 잉크가 엉뚱한 자리에 묻지 않도록 비워 둘 자리는 더 깊게 판다고 합니다. 파낸 자리는 잉크가 닿지 않아 종이의 색으로 남습니다.
  • 먹의 검정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수묵화」 항목은 수묵화를 채색 없이 먹의 농담을 이용해 그린 그림이라고 정의하고, 먹색만으로 모든 색채의 효과를 나타내는 그림이라고 설명합니다.
  • 호분의 흰색 — 색채용어사전(네이버 지식백과 수록)은 호분을 흰색 안료로 설명합니다. 바닷가에서 풍화된 대합이나 굴 같은 조개껍질을 빻아 만들고, 탄산석회와 소량의 인산석회가 주성분이라고 적습니다.

네 줄을 나란히 놓으면 파랑은 약품과 햇빛에서, 검정은 먹과 잉크에서, 흰색은 조개 가루나 파낸 자리에서 올 수 있다는 것이 보입니다. 아래 열다섯 점은 이 길 가운데 하나를 따라가기도 하고 전혀 다른 길로 가기도 합니다.

파랑 — 햇빛의 파랑, 물감의 파랑, 밤의 파랑

이 글이 고른 파랑은 다섯 갈래 길로 만들어집니다. 달밤을 찍은 목판, 햇빛으로 인화한 종이, 유화로 쌓은 청록, 장지 위의 낮 하늘, 닥지 위의 바다까지 다섯 점을 순서대로 봅니다.

김준권 〈Blue Moon-3〉 — 남색 하늘에 뜬 흰 달

글머리의 도판입니다. 화면 위쪽은 먹빛에 가까운 남색이고 아래로 내려올수록 청록 기가 도는 파랑으로 풀립니다. 가운데에서 왼쪽으로 조금 치우친 곳에 흰 달이 떠 있고, 달 안에는 하늘색 물결무늬가 소용돌이처럼 비칩니다. 양쪽 가장자리에는 검은 소나무가 한 그루씩 서고, 두 나무 사이 낮은 자리에 보랏빛이 도는 먼 능선이 걸립니다. 땅은 검은빛이 도는 짙은 남색으로 가라앉아 풀 같은 결만 남습니다.

재료는 유성목판입니다. 볼록판 목판화의 원리로 보면 달은 파란 면 한가운데에서 잉크가 올라가지 않고 종이의 흰빛으로 남은 자리로 읽힙니다. 가장 어두운 파랑 곁에서 가장 밝은 흰색이 나오는 화면이라 달이 한층 환하게 보입니다. 이 작가가 산을 새겨 온 이력은 김준권 글에 있고, 같은 작가의 〈산처럼〉은 산을 그린 씨앗페 출품작 읽기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김경진 〈1112_04〉 — 햇빛이 남긴 하늘빛

김경진, 〈1112_04〉, 종이에 시아노타입 — 연한 하늘빛 바탕에 굵은 흰 줄기가 세로로 서고, 왼쪽에는 가는 줄기가 비스듬히 기울며, 깃털 같은 가지가 왼쪽 가장자리와 오른쪽 아래로 퍼진다
김경진, 〈1112_04〉, 종이에 시아노타입 — 연한 하늘빛 바탕에 굵은 흰 줄기가 세로로 서고, 왼쪽에는 가는 줄기가 비스듬히 기울며, 깃털 같은 가지가 왼쪽 가장자리와 오른쪽 아래로 퍼진다

연한 하늘빛 바탕 한가운데에서 오른쪽으로 치우친 자리에 굵은 흰 띠가 세로로 서 있고, 왼쪽에는 가는 줄기가 비스듬히 기웁니다. 깃털 같은 잎의 가지가 화면 왼쪽 가장자리와 오른쪽 아래에서 하얗게 뻗고, 위쪽 가장자리에는 보랏빛 얼룩이 번졌습니다. 종이의 결이 파란 면 전체에 도드라집니다.

작가는 작업 노트에서 이렇게 씁니다. "이 푸른 빛들의 작업은 '시아노타입'이라는 산업화시대의 청사진 기법을 사용한 사진 인화 프로세스 연구의 결과작이다." 같은 노트에서 〈1112〉 시리즈의 1112는 확장공사가 진행 중인 비자림로의 도로 번호라고 밝힙니다. 브리태니커의 설명대로라면 이 화면의 파랑은 빛이 닿은 자리이고, 흰 줄기와 잎은 빛을 받지 못한 자리로 읽힙니다. 같은 작가의 〈공허의 돌_05〉는 훨씬 짙은 감청 위에 돌의 윤곽이 떠오르니, 하나의 공정이 옅은 하늘빛에서 깊은 남청까지 농도의 폭을 가진다는 것을 두 점이 보여 줍니다. 공정 자체는 사진 기법 지도에, 작가의 이력은 김경진 글에 있습니다.

윤겸 〈Serenity Fortress 평온의 요새〉 — 불이 켜진 듯 쌓인 청록

윤겸, 〈Serenity Fortress 평온의 요새〉, Oil on canvas, 51x45cm — 비늘 같은 타원형 붓자국이 청록과 남청으로 겹겹이 화면을 덮고, 군데군데 밝은 청록의 타원이 불빛처럼 번지며, 가운데에는 세로로 가는 어두운 틈과 연보라 기가 도는 면이 선다
윤겸, 〈Serenity Fortress 평온의 요새〉, Oil on canvas, 51x45cm — 비늘 같은 타원형 붓자국이 청록과 남청으로 겹겹이 화면을 덮고, 군데군데 밝은 청록의 타원이 불빛처럼 번지며, 가운데에는 세로로 가는 어두운 틈과 연보라 기가 도는 면이 선다

파랑이 한 계열 안에서 온도만 바꿔 가며 화면을 채웁니다. 비늘이나 꽃잎 같은 작은 타원형 붓자국이 청록과 남청으로 겹겹이 포개져 화면을 덮고, 군데군데 밝은 청록의 타원이 불빛처럼 모여 번집니다. 가운데에는 세로로 가는 어두운 틈이 서고 그 양쪽으로 연보라 기가 도는 면이 이어집니다. 빛이 모이는 자리는 차가운 청록이고 틈 가까이는 보랏빛입니다.

작가 설명은 이렇게 말합니다. "빛의 잔상을 기반으로 작업하며, 이를 선으로 형상화한다." 같은 설명은 선을 그리고 지우며 쌓은 이미지를 작가가 '요새'라 부른다고 적습니다. 작은 붓자국을 포개어 얻은 파랑이라, 햇빛에 한 번 노출해 얻는 위의 시아노타입과는 색이 만들어지는 길이 다릅니다. 작가의 작업은 윤겸 글에서 이어집니다.

강석태 〈구름을 타고 오다.〉 — 흰 얼룩으로 열어 둔 낮 하늘

강석태, 〈구름을 타고 오다.〉, 장지에 아크릴 채색, 116x91cm — 맑은 청록빛 하늘색 전면에 흰 얼룩이 구름처럼 번지고, 왼쪽 아래의 작은 인물이 가는 검은 선 다발을 쥐고 오른쪽 위로 떠오르며, 작은 초록 별이 흩어져 있다
강석태, 〈구름을 타고 오다.〉, 장지에 아크릴 채색, 116x91cm — 맑은 청록빛 하늘색 전면에 흰 얼룩이 구름처럼 번지고, 왼쪽 아래의 작은 인물이 가는 검은 선 다발을 쥐고 오른쪽 위로 떠오르며, 작은 초록 별이 흩어져 있다

앞의 파랑들이 밤에서 왔다면 이 파랑은 낮의 파랑입니다. 화면 전체가 맑은 하늘색이고, 청록 기가 짙은 자리와 연한 자리가 얼룩처럼 번지며, 흰 얼룩이 구름이나 포말처럼 군데군데 열려 있습니다. 왼쪽 아래에서는 스카프를 맨 작은 인물이 가는 검은 선 다발을 쥐고 있고, 선들은 오른쪽 위로 부챗살처럼 퍼집니다. 작은 초록 별이 화면 곳곳에 놓였습니다.

파랑이 화면의 거의 전부인데도 답답하지 않은 것은 흰 얼룩이 숨구멍처럼 파랑을 끊어 주기 때문입니다. 재료는 장지에 아크릴 채색이고, 이 작가가 어린 왕자의 세계를 오래 그려 온 이력은 강석태 글에 있습니다.

칡뫼 김구 〈독도에서〉 — 파랑 한가운데 놓인 붉음

칡뫼 김구, 〈독도에서〉, 닥지 먹 채색, 92x61cm — 가는 가로 붓결의 짙은 파랑 바다 왼쪽에 흰빛 테두리를 두른 붉은 태아가 웅크려 떠 있고, 탯줄이 위로 구불구불 올라 화면 밖으로 나가며, 오른쪽 위에는 갈색 바위섬 두 개가 작게 떠 있다
칡뫼 김구, 〈독도에서〉, 닥지 먹 채색, 92x61cm — 가는 가로 붓결의 짙은 파랑 바다 왼쪽에 흰빛 테두리를 두른 붉은 태아가 웅크려 떠 있고, 탯줄이 위로 구불구불 올라 화면 밖으로 나가며, 오른쪽 위에는 갈색 바위섬 두 개가 작게 떠 있다

화면은 가는 가로 붓결로 채운 짙은 파랑 바다입니다. 오른쪽 위에는 갈색 바위섬 두 개가 작게 떠 있고, 왼쪽 가운데에서 조금 아래에 붉은 태아가 몸을 웅크린 채 흰빛 테두리를 두르고 떠 있습니다. 태아에게서 나온 탯줄이 위로 구불구불 올라 화면 위쪽 가장자리 밖으로 사라집니다. 바위섬의 갈색을 빼면 파랑 속의 따뜻한 색은 이 붉은 형상 하나입니다.

작가는 작품에 이런 설명을 붙였습니다. "완결되지 못한 분단의 서사는 독도의 모습에서 볼 수 있다 휴전선를 달고 태어난 분단둥이가 허공을 맴돌고 있다." 짙은 파랑 한가운데에 붉은 형상이 홀로 놓여 있어서, 이 설명을 모르고 보아도 붉은 형상이 먼저 눈에 걸립니다. 재료는 닥지에 먹과 채색으로 적혀 있고, 작가의 이력은 칡뫼 김구 글에서 이어집니다.

붉음 — 바탕이 되는 붉음, 덩어리가 되는 붉음, 파랑 곁의 붉음

붉음은 화면을 통째로 덮을 때와 덩어리로 쌓일 때 전혀 다른 색처럼 읽힙니다. 유화의 붉은 바탕, 분채의 붉은 바탕, 아크릴로 빚은 댓잎의 붉음, 도려낸 조각 뒤의 붉음, 나무판의 붉은 갈색 곁에 놓인 파랑까지 다섯 점입니다.

이현정 〈김치2023-2〉 — 한 가지 붉음 위의 김치 한 포기

이현정, 〈김치2023-2〉, Oil on canvas, 45.5x45.5cm — 주황 기가 도는 선명한 붉은 바탕 한가운데에 김치 한 포기가 떠 있고, 바깥 잎은 짙은 갈색으로 말려 왼쪽과 오른쪽 아래로 뻗는다
이현정, 〈김치2023-2〉, Oil on canvas, 45.5x45.5cm — 주황 기가 도는 선명한 붉은 바탕 한가운데에 김치 한 포기가 떠 있고, 바깥 잎은 짙은 갈색으로 말려 왼쪽과 오른쪽 아래로 뻗는다

화면 전체가 주황 기가 도는 선명한 붉은색 한 가지로 칠해져 있고, 그 한가운데에 김치 한 포기가 놓여 있습니다. 짙은 갈색 겉잎이 말려서 왼쪽과 오른쪽 아래로 뻗고, 속은 붉은 양념과 연노랑 잎살이 얽혀 번들거립니다. 바탕에는 그림자도 소품도 없어서, 김치의 붉음이 바탕의 붉음 위에 떠 있는 모양이 됩니다. 바탕과 몸이 같은 계열의 색이라 형체를 가르는 것은 갈색의 그늘과 노란 잎살뿐입니다.

작가 소개는 이 작업의 색을 직접 말합니다. "작업은 종종 강한 붉음과 생생한 물성을 통해 관객의 몸 감각을 건드리지만, 그 불편함을 단지 충격으로 소비하지 않고 '살아남은 시간'의 온기와 회복의 가능성을 끝까지 붙든다." 2018년의 《숨-길》에서는 얼어붙은 강 위에 고춧가루로 붉은 흔적을 남겼다고 같은 소개가 적습니다. 김치 시리즈의 이력은 이현정 글에 있습니다.

오아 〈내맘도 몰라주고〉 — 배경과 옷이 같은 붉음

오아, 〈내맘도 몰라주고〉, 장지에 먹과 분채, 60.6x72.7cm — 깊은 붉은 바탕 위에 붉은 옷을 입은 인물이 오른쪽을 향한 옆모습으로 서고, 낮게 튼 머리 위에 검은 까마귀가 앉아 부리에 반투명한 붉은 덩어리를 물고 있다
오아, 〈내맘도 몰라주고〉, 장지에 먹과 분채, 60.6x72.7cm — 깊은 붉은 바탕 위에 붉은 옷을 입은 인물이 오른쪽을 향한 옆모습으로 서고, 낮게 튼 머리 위에 검은 까마귀가 앉아 부리에 반투명한 붉은 덩어리를 물고 있다

배경도 인물의 옷도 같은 계열의 깊은 붉음입니다. 인물은 오른쪽을 향한 옆모습으로 서 있고, 낮게 튼 머리 위에 검은 까마귀가 앉아 고개를 숙여 부리에 반투명한 붉은 덩어리를 물었습니다. 귀에는 진주 한 알이 걸려 있습니다. 붉은 화면에서 검정은 까마귀와 머리카락에, 흰빛은 진주에 모여 있어서 두 색이 붉음 속의 쉼표처럼 박힙니다.

작가는 작업 노트에서 색을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나의 우울한 정서를 흑백으로 단정하고 싶지 않았고, 색을 통해 감정이 하나의 의미로 고정되기보다 복합적인 층위로 머무르기를 원했다." 그리고 이어 씁니다. "이때 색은 외형을 설명하는 요소가 아니라, 감정을 대신 말하는 언어로 기능한다." 재료에 대해서는 "아교와 분채를 다루는 느리고 집요한 과정은 고단하지만, 그 결과는 선명하다"고 적었습니다. 작가의 이력은 오아 글에 있습니다.

〈내맘도 몰라주고〉는 이미 새 주인을 만났습니다.

이기홍 〈바람-붉은 대숲〉 — 띠처럼 긴 화면을 채운 불꽃 빛깔 댓잎

이기홍, 〈바람-붉은 대숲〉, 천에 아크릴릭, 67.5x21cm — 잿빛 도는 갈색 하늘 아래 가로로 긴 화면을 붉은 댓잎이 가득 채우고, 잎 끝은 주황과 노랑에 가깝게 밝고 아래로 갈수록 짙은 적갈색으로 가라앉는다
이기홍, 〈바람-붉은 대숲〉, 천에 아크릴릭, 67.5x21cm — 잿빛 도는 갈색 하늘 아래 가로로 긴 화면을 붉은 댓잎이 가득 채우고, 잎 끝은 주황과 노랑에 가깝게 밝고 아래로 갈수록 짙은 적갈색으로 가라앉는다

폭이 67.5cm에 높이가 21cm라 가로가 세로의 세 배를 넘는 띠 모양의 화면입니다. 위쪽에는 잿빛이 도는 갈색 하늘이 옆으로 결을 남기며 깔리고, 그 아래를 댓잎이 빈틈없이 채웁니다. 잎의 끝은 주황과 노랑에 가깝게 밝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짙은 적갈색으로 가라앉아서 화면이 아래에서 위로 타오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앞의 붉은 바탕들과 달리 이 그림의 붉음은 한 겹의 면 대신 수많은 잎의 붓질로 쌓입니다. 노랑에서 적갈색까지 이어지는 붉은 계열의 폭이 이 그림의 색입니다.

채도를 낮춘 회갈색 하늘이 위에 깔려 있어서 댓잎의 주황이 한층 밝게 읽힙니다. 재료는 천에 아크릴릭이고, 작가의 이력과 대숲 연작은 이기홍 글에 있습니다.

이자민 〈tap〉 — 붉음에서 도려낸 조각들

이자민, 〈tap〉, 캔버스에 아크릴, 40.9x53cm — 선명한 심홍색 바탕에 크림빛 흰 조각과 맑은 하늘색 조각, 분홍 조각이 도려낸 듯 흩어지고, 오른쪽 위에는 큰 하늘색 초승 모양이, 아래쪽에는 길게 휜 파란 호가 놓인다
이자민, 〈tap〉, 캔버스에 아크릴, 40.9x53cm — 선명한 심홍색 바탕에 크림빛 흰 조각과 맑은 하늘색 조각, 분홍 조각이 도려낸 듯 흩어지고, 오른쪽 위에는 큰 하늘색 초승 모양이, 아래쪽에는 길게 휜 파란 호가 놓인다

이 글의 붉음 가운데 가장 고른 면입니다. 붓질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고른 심홍색 바탕이 화면을 덮고, 그 위에 크림빛 흰 조각과 맑은 하늘색 조각, 작은 분홍 조각이 도려낸 듯 흩어집니다. 왼쪽 위에는 흰 곡선과 조각들이 모이고, 오른쪽 위에는 큰 하늘색 초승 모양이 있으며, 아래쪽에는 길게 휜 파란 호가 세로로 내려옵니다. 어떤 형체인지는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조각들이 한 동작의 궤적처럼 읽힐 뿐입니다.

붉음이 바탕이 되면 다른 색은 조각으로 줄어듭니다. 하늘색과 흰색과 분홍이 모두 붉음에 둘러싸여 작아지고, 그 대비 때문에 조각 하나하나가 한층 밝게 읽힙니다. 재료는 캔버스에 아크릴입니다.

이종구 〈정안수〉 — 붉은 갈색 나무판 위의 파란 사발

이종구, 〈정안수〉, 소반 판에 아크릴릭, 48x48cm — 붉은 갈색 나뭇결과 닳은 가장자리가 보이는 각진 소반 한가운데에 선명한 파란 사발이 놓이고, 사발 안에는 맑은 물이 담겨 있다
이종구, 〈정안수〉, 소반 판에 아크릴릭, 48x48cm — 붉은 갈색 나뭇결과 닳은 가장자리가 보이는 각진 소반 한가운데에 선명한 파란 사발이 놓이고, 사발 안에는 맑은 물이 담겨 있다

〈독도에서〉의 붉음이 파랑 속에 놓였다면 이 작품에서는 순서가 뒤집혀 파랑이 붉음 속에 놓입니다. 재료는 소반 판입니다. 붉은 갈색의 나뭇결과 닳은 가장자리가 그대로 보이는 각진 소반 한가운데에 선명한 파란 사발이 앉아 있고, 사발 안에는 맑은 물이 담겨 있습니다. 소반의 붉은 갈색은 나뭇결 속에서 읽히고, 그 위에 올린 파랑이 화면에서 가장 선명한 색입니다. 사발 안쪽의 물은 바깥보다 옅은 하늘색이어서 파랑도 짙은 면과 옅은 면으로 나뉩니다.

소반 판이라는 지지체와 이 작가의 이력은 이종구 글에서 이어 읽을 수 있습니다.

검정과 흰 여백 — 칠한 검정, 찍힌 검정, 비워 둔 흰색

이 글의 다섯 점에서 검정은 칠한 색일 때도, 잉크가 올라간 면일 때도, 사진의 그늘일 때도, 화면 전체를 밤으로 만드는 바탕일 때도 있습니다. 흰색은 종이로 남거나 안료로 올라가거나 칼로 파낸 자리로 남습니다. 다섯 점을 순서대로 봅니다.

이종구 〈사유-헌화 2〉 — 검은 바탕에 남은 금빛과 붉은 점

이종구, 〈사유-헌화 2〉, 캔버스에 아크릴릭, 55x91cm — 검정에 가까운 어둠을 배경으로 금동빛 반가사유상이 한 손을 뺨에 대고 앉아 있고, 아래쪽 바닥에 붉은 꽃 세 송이가 놓여 있다
이종구, 〈사유-헌화 2〉, 캔버스에 아크릴릭, 55x91cm — 검정에 가까운 어둠을 배경으로 금동빛 반가사유상이 한 손을 뺨에 대고 앉아 있고, 아래쪽 바닥에 붉은 꽃 세 송이가 놓여 있다

세로로 긴 화면 전체가 검정에 가까운 어둠이고, 한가운데에 금동빛 반가사유상이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무릎에 얹고 한 손을 뺨에 댄 채 앉아 있습니다. 불상의 몸은 구릿빛과 누런 금빛으로 이어지며 화면에서 가장 밝은 면을 이룹니다. 아래쪽 바닥의 가장자리에는 붉은 꽃이 왼쪽에 한 송이, 오른쪽에 두 송이 놓여 있고, 노란 꽃심이 보입니다.

검정이 배경으로 물러나 있으니 금빛은 한층 따뜻하게 떠오르고, 붉은 꽃 세 송이는 화면의 가장 작은 면적으로 가장 센 색을 맡습니다. 이 화면에서 검정은 색들을 한 자리씩 앉히는 바탕으로 일합니다. 작가가 반가사유상 앞에 서기까지의 길은 이종구 글에 있습니다.

이인철 〈金씨〉 — 잉크가 올라간 검정과 파낸 흰 선

이인철, 〈金씨〉, 목판채색, 32x50cm — 누르스름한 종이 위에 머리띠를 두른 남자의 상반신이 정면으로 서고, 옷은 거의 통째로 검은 면이며, 얼굴은 가는 흰 선의 결로 떠오르고, 왼쪽 아래에는 시계 찬 손이 담배를 쥐고 있다
이인철, 〈金씨〉, 목판채색, 32x50cm — 누르스름한 종이 위에 머리띠를 두른 남자의 상반신이 정면으로 서고, 옷은 거의 통째로 검은 면이며, 얼굴은 가는 흰 선의 결로 떠오르고, 왼쪽 아래에는 시계 찬 손이 담배를 쥐고 있다

살구빛이 도는 누런 종이 위에 머리띠를 두른 남자가 상반신을 정면으로 보입니다. 옷은 거의 통째로 검은 면이고, 얼굴은 가는 흰 선이 결을 이루며 떠오릅니다. 화면 왼쪽 눈 둘레에는 짙은 그늘이 졌습니다. 왼쪽 아래에서는 시계를 찬 손이 담배를 쥐고 있고 연기가 가는 선으로 위로 올라갑니다. 화면 오른쪽 가슴께에는 십자가 든 네모난 표지가 보입니다.

이 판화의 검정은 판 위의 도드라진 면에 올라간 잉크입니다. 브리태니커가 설명하는 볼록판의 원리대로라면 얼굴과 옷의 흰 선은 칼이 지나가 파낸 자리, 곧 잉크가 닿지 않아 종이 색으로 남은 자리로 읽힙니다. 그래서 검정이 면으로 있는 곳에서는 몸이 단단해지고, 흰 선이 모인 곳에서는 얼굴이 살아납니다. 재료는 목판채색이고 연도는 1991입니다. 작가의 이력은 이인철 글에 있습니다.

조문호 〈2006 정선 기우산〉 — 흰 하늘과 검은 풀밭 사이의 안개

조문호, 〈2006 정선 기우산〉, Pigment ink on FineArt Paper print, 80x58.5cm — 거의 흰 하늘 아래 침엽수 숲이 안개 속에서 회색 층으로 겹치고, 오른쪽 숲은 더 짙으며, 아래 절반의 풀밭은 거의 검게 가라앉았다
조문호, 〈2006 정선 기우산〉, Pigment ink on FineArt Paper print, 80x58.5cm — 거의 흰 하늘 아래 침엽수 숲이 안개 속에서 회색 층으로 겹치고, 오른쪽 숲은 더 짙으며, 아래 절반의 풀밭은 거의 검게 가라앉았다

위쪽은 거의 흰 하늘이고, 그 아래로 침엽수 숲이 안개 속에서 회색 층으로 겹쳐 있습니다. 화면 오른쪽의 숲은 훨씬 짙고, 풀밭 한가운데 위쪽에는 낮은 덤불이 작게 앉아 있습니다. 아래 절반의 풀밭은 거의 검게 가라앉았고 잎 끝의 빛만 흰 점처럼 반짝입니다. 색은 검정에서 흰색까지 한 계열의 명암으로만 움직입니다.

앞의 두 점에서 검정이 색을 앉히는 바탕이거나 칼이 남긴 면이었다면, 여기서는 안개와 그늘이 만드는 명암의 단계입니다. 흰 하늘에서 검은 풀밭까지 몇 단계의 회색을 거치는지 세어 보면 이 화면이 얼마나 많은 색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작가의 이력은 조문호 글에 있습니다.

이호욱 〈겨울목련4〉 — 먹의 검정, 호분의 흰색, 푸른 바탕

이호욱, 〈겨울목련4〉, 분색장지에 먹과 호분, 60x60cm — 푸른 바탕에 종이가 구겨진 자국을 따라 흰 결이 번지고, 검은 가지가 위에서 아래로 늘어지며 흰 꽃잎이 매달린다
이호욱, 〈겨울목련4〉, 분색장지에 먹과 호분, 60x60cm — 푸른 바탕에 종이가 구겨진 자국을 따라 흰 결이 번지고, 검은 가지가 위에서 아래로 늘어지며 흰 꽃잎이 매달린다

푸른 바탕에는 종이가 구겨진 자국처럼 보이는 결을 따라 흰 빛이 번져 있습니다. 검은 가지가 위에서 아래로 늘어지고, 가지마다 윤곽이 또렷한 흰 꽃잎이 매달립니다. 꽃 한가운데에는 검은 심이 박혔고, 오른쪽 아래에는 마름모꼴의 흰 낙관이 하나 찍혀 있습니다.

재료는 분색장지에 먹과 호분입니다. 색채용어사전이 호분을 조개껍질을 빻아 만든 흰색 안료로 설명하는 것을 따르면, 가지와 꽃심의 검정은 먹이 맡고 꽃잎의 흰색은 호분이 맡은 것으로 읽힙니다. 작가는 작품 설명에서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신념을 지키며 묵묵히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눈 내리는 겨울에 피어나는 목련으로 은유했다고 적었습니다. 작가의 이력은 이호욱 글에 있습니다.

〈겨울목련4〉는 이미 새 주인을 만났습니다.

고동혁 〈順理〉 — 검은 화면에 뜬 파란 원

고동혁, 〈順理〉, 디지털 프린트, 100x100cm — 검은 정사각 화면 한가운데 선명한 파란 원이 있고, 그 앞에 사람의 뒷모습이 좌우상하 대칭으로 서며, 팔과 다리가 몸통에서 사방으로 뻗어 서로 교차한다
고동혁, 〈順理〉, 디지털 프린트, 100x100cm — 검은 정사각 화면 한가운데 선명한 파란 원이 있고, 그 앞에 사람의 뒷모습이 좌우상하 대칭으로 서며, 팔과 다리가 몸통에서 사방으로 뻗어 서로 교차한다

한 변이 같은 정사각 화면이 검정으로 덮여 있고, 한가운데에 선명한 파란 원이 하나 떠 있습니다. 원 앞에는 사람의 뒷모습이 좌우상하로 대칭을 이루며 서고, 몸통에서 사방으로 뻗은 팔과 다리가 끝에서 서로 교차합니다. 몸은 가는 선을 촘촘히 그어 명암을 낸 회백색이고, 화면에서 색이라 할 만한 것은 파랑 하나뿐입니다.

글의 첫머리로 돌아온 듯 이 화면에서 파랑은 가장 순수한 면입니다. 앞의 파랑 작품들이 밤하늘, 바다, 종이, 숲의 빛이었다면 여기서는 어떤 사물의 색도 되지 않고 원 하나로 놓입니다. 작가는 작품 설명에서 "여러분들의 시선이 곧 정답이자 해석입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작가의 작업은 고동혁 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열다섯 점을 나란히 놓고 보면

작가작품색색이 오는 길
김준권〈Blue Moon-3〉파랑유성목판, 남색 위의 흰 달
김경진〈1112_04〉파랑시아노타입, 햇빛이 남긴 면
윤겸〈Serenity Fortress 평온의 요새〉파랑유화, 겹쳐 쌓은 청록
강석태〈구름을 타고 오다.〉파랑장지에 아크릴, 흰 얼룩
칡뫼 김구〈독도에서〉파랑·붉음닥지 먹 채색, 대비색의 형상
이현정〈김치2023-2〉붉음유화, 바탕과 몸이 같은 붉음
오아〈내맘도 몰라주고〉붉음먹과 분채, 배경과 옷의 붉음
이기홍〈바람-붉은 대숲〉붉음천에 아크릴, 잎의 붓질로 쌓음
이자민〈tap〉붉음아크릴, 도려낸 조각
이종구〈정안수〉붉은 갈색소반 판, 나무 위의 파랑
이종구〈사유-헌화 2〉검정아크릴, 색을 앉히는 바탕
이인철〈金씨〉검정목판, 잉크와 파낸 흰 선
조문호〈2006 정선 기우산〉검정과 흰색피그먼트 프린트, 명암의 단계
이호욱〈겨울목련4〉검정과 흰색먹과 호분, 푸른 바탕
고동혁〈順理〉검정과 파랑디지털 프린트, 검정 위의 파랑

표를 위에서 아래로 읽으면 색이 화면을 차지하는 방식이 바뀝니다. 파랑에서는 색이 공정과 겹침으로 깊어지고, 붉음에서는 바탕과 조각과 잎의 붓질로 나뉘며, 검정에서는 색을 앉히는 바탕이거나 칼이 남긴 면이거나 명암의 단계가 됩니다. 마지막 〈順理〉에서 파랑이 검정 위에 다시 올라오며 한 바퀴가 닫힙니다.

열다섯 점 앞에서 먼저 볼 것

  1. 색이 공정에서 오는가, 물감에서 오는가. 김경진의 파랑은 햇빛과 약품이 만들고, 윤겸과 강석태의 파랑은 유화와 아크릴 물감으로 칠합니다.
  2. 색이 바탕인가, 덩어리인가. 이현정과 오아와 이자민에서 붉음은 화면 전체를 덮는 바탕이고, 이기홍에서는 잎의 붓질이 쌓은 덩어리입니다.
  3. 대비가 큰 색이 한 화면에 함께 있는가. 칡뫼 김구의 붉은 형상은 파란 바다 안에, 이종구의 파란 사발은 붉은 갈색 소반 위에, 이자민의 하늘색 조각은 심홍 바탕 위에 놓입니다.
  4. 검정이 칠한 색인가, 찍힌 색인가, 그늘인가. 이종구는 검정을 바탕으로 칠하고, 이인철은 판 위에 잉크로 찍고, 조문호는 안개와 풀밭의 그늘로 보여 줍니다.
  5. 흰색이 어디에 남는가. 김준권의 달과 이인철의 선은 종이의 흰빛으로 읽히고, 이호욱의 꽃잎은 호분으로 올라가며, 김경진의 줄기는 빛이 닿지 않은 자리로 읽힙니다.

작품을 걸 자리를 고르는 요령은 미술품 보관과 관리에 정리해 두었고, 여러 화가의 회화를 한꺼번에 읽고 싶다면 씨앗페의 회화로 이어집니다.

씨앗페에 작품을 내놓은 작가들은 금융 차별을 겪는 동료 예술인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함께한 연대자들이고, 상설 온라인 갤러리 작품의 판매 수익은 상호부조 기금이 되어 저금리 대출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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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파란 그림, 붉은 그림, 검은 그림을 씨앗페에서 만날 수 있나요? A. 이 글에 소개한 열다섯 점 가운데 오아 〈내맘도 몰라주고〉와 이호욱 〈겨울목련4〉를 뺀 열세 점을 상설 온라인 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두 점은 이미 새 주인을 만났습니다. 파랑은 김준권 〈Blue Moon-3〉, 김경진 〈1112_04〉, 윤겸 〈Serenity Fortress 평온의 요새〉, 강석태 〈구름을 타고 오다.〉, 칡뫼 김구 〈독도에서〉이고, 붉음은 이현정 〈김치2023-2〉, 이기홍 〈바람-붉은 대숲〉, 이자민 〈tap〉, 이종구 〈정안수〉이며, 검정은 이종구 〈사유-헌화 2〉, 이인철 〈金씨〉, 조문호 〈2006 정선 기우산〉, 고동혁 〈順理〉입니다.

Q. 시아노타입은 왜 파란가요? A. 브리태니커의 애나 앳킨스 항목에 따르면 시아노타입은 구연산철암모늄과 페리시안화칼륨을 먹인 종이 위에 기록할 대상을 올려 햇빛에 노출하고 맹물로 씻는 공정입니다. 가려지지 않은 종이 면이 짙고 깊은 파랑으로 변하기 때문에 이 공정으로 얻는 화면은 파랑 한 색을 바탕으로 합니다. 이 공정은 청사진이라 불리며 건축·공학 도면을 복제하는 데도 쓰였다고 합니다. 김경진의 〈1112_04〉가 씨앗페의 사례이고, 공정 전반은 사진 기법 지도에 있습니다.

Q. 목판화의 검은 면과 흰 선은 어떻게 생기나요? A. 브리태니커의 판화 항목 가운데 목판화 절은 나무판 위의 도안 둘레를 깎아 내는 볼록판 기법이라고 설명합니다. 도드라진 면에 롤러로 잉크를 올려 종이에 찍으므로, 파낸 자리는 잉크가 닿지 않아 종이의 색으로 남습니다. 이인철의 〈金씨〉에서 옷의 검은 면은 잉크가 올라간 자리이고, 얼굴을 이루는 흰 선은 칼이 지나간 자리로 읽힙니다.

Q. 호분은 어떤 안료인가요? A. 색채용어사전은 호분을 흰색 안료로 설명합니다. 바닷가에서 풍화된 대합이나 굴 같은 조개껍질을 빻아 만들며, 탄산석회와 소량의 인산석회가 주성분이라고 합니다. 이호욱의 〈겨울목련4〉는 재료란에 '분색장지에 먹과 호분'이라 적혀 있어, 꽃잎의 흰색이 호분으로 읽힙니다.

Q. 먹의 검정은 하나의 색인가요? A.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수묵화를 채색을 가하지 않고 먹의 농담을 이용해 그린 그림이라고 정의하고, 먹색만으로 모든 색채의 효과를 나타낸다고 설명합니다. 같은 검정 안에서 농담이 색의 역할을 한다는 뜻입니다. 한국화 안에서 먹과 분채와 장지가 어떻게 갈리는지는 한국화 기법 지도에 있습니다.

Q. 이 글의 작품은 얼마인가요? A. 판매 중인 열세 점은 김경진 〈1112_04〉 ₩500,000, 고동혁 〈順理〉 ₩450,000, 김준권 〈Blue Moon-3〉 ₩1,000,000, 이기홍 〈바람-붉은 대숲〉 ₩1,000,000, 조문호 〈2006 정선 기우산〉 ₩1,000,000, 이자민 〈tap〉 ₩1,200,000, 윤겸 〈Serenity Fortress 평온의 요새〉 ₩1,500,000, 이현정 〈김치2023-2〉 ₩2,000,000, 칡뫼 김구 〈독도에서〉 ₩2,000,000, 이인철 〈金씨〉 ₩2,000,000, 이종구 〈정안수〉 ₩5,000,000, 강석태 〈구름을 타고 오다.〉 ₩9,000,000, 이종구 〈사유-헌화 2〉 ₩20,000,000입니다.

참고한 출처

  • 브리태니커, 「Anna Atkins」(The Editors of Encyclopaedia Britannica) — 원문
  • 브리태니커, 「printmaking」 가운데 Woodcut 절 — 원문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한국학중앙연구원) — 수묵화
  • 색채용어사전, 「호분」(네이버 지식백과) —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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