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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대 판화 작가 열한 명 읽기 — 같은 학교를 거친 손이 칼·부식·바늘·스크린 위에서 달라지는 방식

미술 산책 · 발행 2026년 10월 5일 · 씨앗페

씨앗페 작가 가운데 약력에 성신여자대학교가 적힌 판화 작가는 열한 명입니다. 1983년 네 명으로 시작한 대학원 판화과를 지나온 이들이 목판의 칼선, 동판의 부식, 드라이포인트의 바늘, 실크스크린의 망사, 디지털 프린트 위의 콜라그래피로 갈라집니다. 열한 점을 따라 같은 학교 이름이 화면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읽습니다.

성신여대 판화 작가 열한 명 읽기 — 같은 학교를 거친 손이 칼·부식·바늘·스크린 위에서 달라지는 방식

장미선, 〈바람 위의 춤 - 오윤에게〉, woodcut, 40x30cm — 검은 테두리 안에서 한복 차림의 인물이 줄 위에 서서 한 손에 부채를 펴 들고 팔을 벌렸다
장미선, 〈바람 위의 춤 - 오윤에게〉, woodcut, 40x30cm — 검은 테두리 안에서 한복 차림의 인물이 줄 위에 서서 한 손에 부채를 펴 들고 팔을 벌렸다

씨앗페 작가들의 약력을 넘기다 보면 같은 학교 이름이 반복해서 나옵니다. 성신여자대학교, 그중에서도 대학원 판화과입니다. 학부에서 서양화나 동양화, 디자인을 마치고 판화로 건너온 사람이 있고, 다른 대학에서 회화와 판화를 공부한 뒤 성신여대 대학원에 들어온 사람이 있고, 지금 그 대학원 판화과에서 석사 과정을 밟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글은 그 가운데 판화 작업을 씨앗페에 내놓은 열한 명을 읽습니다. 권신애, 김순주, 방인희, 성희원, 이순희, 장미선, 정명국, 조교연, 조영숙, 한경화, 허문정입니다. 열한 점은 모두 지금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고, 그중 김순주·방인희·성희원·장미선·정명국·한경화의 여섯 점은 「오윤 40주기 특별 판화전」 온라인관에 걸려 있습니다.

열한 명 가운데 열 명이 작품 설명이나 작가 소개에 오윤을 적었습니다. 같은 이름 앞에서 판을 만드는 손이 얼마나 갈라지는지가 이 글이 따라가는 질문입니다. 나무를 칼로 파는 사람, 동판을 약품에 담가 며칠씩 두는 사람, 바늘로 긁는 사람, 스크린 망사로 잉크를 통과시키는 사람, 디지털 프린트 위에 판을 얹는 사람이 한 학교 안에 있습니다. 기법마다의 원리는 판화 기법 지도에 정리돼 있으니, 여기서는 같은 학교를 거친 열한 명이 화면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집중합니다.

성신여대 판화과 — 1983년의 네 명에서 2026년의 과제전까지

작품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 학교의 판화 과정이 어떤 자리였는지 공개된 기록으로 짚어 둡니다.

  • 1983년의 시작 — 충청리뷰는 2002년 6월 17일 기사에서 1983년에 개설된 성신여대 대학원 판화과를 국내에서 최초로 문을 연 판화 전문 교육과정이라고 적었습니다. 디자인·공예·서양화·동양화에서 한 명씩, 모두 네 명의 대학원생으로 시작했습니다.
  • 성신판화제 — 같은 기사에 따르면 1984년부터 동문회전 성격의 성신판화제를 해마다 열었습니다. 2002년에는 20주년을 맞아 동문 39명이 5월 22일부터 28일까지 인사동의 갤러리 39곳을 빌려 동시에 전시를 열었습니다.
  • 성신판화상과 30주년전 — 예술과아카이브에 실린 《성신판화 30주년 기념전》 소개에 따르면 1984년 첫 창립전시 이후 해마다 전시가 이어졌고, 1999년부터 성신판화상을 제정해 정기전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인 작가를 뽑고 이듬해 개인전 대관과 상금을 지원해 왔습니다. 30주년 기념전은 2012년 10월 10일부터 16일까지 서울 통의동의 갤러리 팔레 드 서울에서 열렸고, 소개글에는 참여 작가 47명의 이름이 올라 있습니다. 이 글의 열한 명 가운데 권신애, 방인희, 이순희, 정명국, 조영숙, 한경화, 허문정의 이름이 그 명단에 있습니다.
  • 미술대학 동문 조직 — 국제뉴스는 2025년 5월 16일 기사에서 성신여대 미술대학 개교 60주년 동문전 《SAAF 2025》(5월 14일~19일, 인사동 마루아트센터)를 전하며 각 학과 대표 동문의 이름을 적었는데, 판화과(성신판화회) 회장으로 권신애가 소개됩니다.
  • 지금의 판화학과 — 성신여대 홈페이지의 공지에 따르면 2026년 9월 16일부터 21일까지 수정캠퍼스 난향관 4층 파이룸에서 「2026 판화학과 대학원 과제전」이 열렸습니다. 서양화과 소개 페이지는 학부와 석·박사 프로그램을 갖춘 학과로서 드로잉, 회화, 판화, 복합매체, 설치, 사진, 영상, 뉴미디어에 이르는 폭넓은 매체를 배우게 한다고 설명합니다.

30주년전 소개글에는 진휘연이 2011년 정기전(제29회)을 보고 쓴 평문이 함께 실려 있습니다. 평문은 참여 작가들이 "기법에 대한 탐구와 주변의 사물에 대한 애정을 유감없이 드러냈다"고 적고, "주거, 의류, 생활, 문화들은 작품의 소재였고, 전체 화면은 매우 깔끔했다"고 썼습니다. 개별 작가로는 방인희의 "섬세함과 화면의 신비감", 그리고 김병주와 허문정이 "에칭의 섬세함과 회화적 감성을 적절히 조합하는데 성공했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같은 글은 전달 과정이 조금 단선적이고 표현의 실험성이 제한적이었다는 아쉬움도 함께 적었습니다.

열한 명의 이력과 판의 방식

읽는 순서는 판을 만드는 손의 동작을 따릅니다. 파내는 손, 긁고 부식시키는 손, 망사로 통과시키는 손, 판 위에 다른 것을 얹는 손입니다.

작가성신여대와 닿은 이력출품작판의 방식
장미선일반대학원 판화과 재학〈바람 위의 춤 - 오윤에게〉목판
한경화동양화과 졸업, 대학원 조형판화과 졸업〈작은 땅의 야수들〉목판
조교연홍익대 판화과 졸업, 성신여대 대학원 판화과 졸업〈그여자의 취향, 그남자의 취향〉지우개 도장
권신애서양화과 1994년 졸업, 대학원 판화과 1997년 졸업〈바람의 기억〉에칭·리노·모노타입
김순주대학원 판화과 졸업〈덤불을 헤치며〉메조틴트
이순희미술대학 및 대학원 서양화전공 졸업, 성신판화전 참여〈꿈〉드라이포인트
정명국세종대 서양화 전공, 성신여대 대학원 판화 전공〈블루 1980〉실크스크린
허문정청주대 회화학과 졸업, 성신여대 대학원 판화학과 졸업〈꽃밭〉실크스크린·아크릴 채색
방인희서양화과 졸업, 대학원 판화과〈섭을 갖추다〉디지털 프린트 위 콜라그래피
성희원서양화과·디자인과 졸업, 대학원 판화과 석사 과정 재학〈殘存〉디지털 프린트 위 석판·드라이포인트
조영숙서양화과 및 대학원 판화과 졸업(1991)〈자연이야기〉혼합재료

학부 이력은 갈립니다. 권신애·방인희·성희원·이순희·조영숙은 성신여대 서양화과(성희원은 디자인과 포함)에서, 한경화는 동양화과에서 시작했고, 정명국·조교연·김순주·허문정은 세종대·홍익대·부산여대·청주대를 거쳐 성신여대 대학원으로 왔습니다. 첫 입학생이 네 개 전공에서 한 명씩 모였던 것처럼, 이 열한 명도 대부분 회화나 디자인을 거쳐 판화로 건너왔습니다.

파내는 손 — 장미선, 한경화, 조교연

장미선 〈바람 위의 춤 - 오윤에게〉 — 줄 위의 한 사람

글머리의 판화입니다. 검은 굵은 선이 사각 테두리를 두르고, 그 안 한가운데에서 한복 차림의 인물이 줄 위에 서 있습니다. 화면 왼쪽으로 뻗은 손에는 살이 펼쳐진 부채를 들었고, 오른쪽 손에는 손바닥만 한 둥근 것을 쥐었는데 거기서 흰 천이 늘어졌습니다. 소매와 옷자락은 바람을 받아 한쪽으로 휘날립니다. 줄은 새끼줄처럼 꼬여 있고 양쪽 끝은 기둥에 묶였습니다. 하늘에는 소용돌이 모양의 구름무늬가 왼쪽에 몰려 있고 오른쪽 위에는 반쯤 그늘진 둥근 해나 달이 걸렸습니다. 줄 아래로는 왼쪽의 소나무, 가운데의 지그재그 산등성이, 그 앞의 기와집 지붕들이 이어집니다. 칼이 지나간 자리가 종이의 흰색으로 남아 구름의 결과 옷의 주름이 됩니다.

작가의 말은 이렇습니다. "오윤 작가의 작품에서 보이는 민중의 삶과 생명력을 바탕으로, 줄타기하는 인물을 통해 불안정한 현실 속에서도 균형을 잡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의 모습을 표현하였다." 장미선은 작가 소개에서 주로 목판화와 동판화를 작업한다고 밝히고, 이력에는 성신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판화과 재학, 2018년 판화 전문 갤러리 케이티아트 운영, 2025년 제61회 경기미술대전 판화 부문 입상이 적혀 있습니다. 화면 아래 가장자리에는 A.P 표기와 제목, 서명, 연도 '26이 적혀 있습니다.

한경화 〈작은 땅의 야수들〉 — 두 발로 선 호랑이

한경화, 〈작은 땅의 야수들〉, woodcut, 30x40cm — 흰 바탕 한가운데 호랑이가 두 발로 서서 두 손을 허리에 올리고 정면을 본다
한경화, 〈작은 땅의 야수들〉, woodcut, 30x40cm — 흰 바탕 한가운데 호랑이가 두 발로 서서 두 손을 허리에 올리고 정면을 본다

배경은 텅 비어 있습니다. 흰 종이 한가운데 호랑이 한 마리가 두 다리를 벌리고 서서 두 손을 허리에 얹고 정면을 응시합니다. 굵은 검은 줄무늬가 몸을 따라 흐르다 가슴과 배에서는 잘게 갈라지고, 꼬리만이 오른쪽 아래에서 동그랗게 말려 올라갑니다. 장미선의 화면이 테두리 안에 인물과 풍경을 빽빽하게 채운 것과 달리 같은 목판인데도 이 화면은 호랑이 한 마리와 흰 여백이 전부입니다.

작가는 이 작품에 긴 글을 붙였습니다. 시작은 이렇습니다. "1시에서 2시 사이를 지나고 있다. 나는 지금, 인생의 한낮을 지나고 있다. 50대의 시간이다." 글은 책임과 불안 속에서도 삶을 놓지 않는 사람들을 이야기하고 이렇게 이어집니다. "나는 그들을 야수라 부른다. 야수는 두려움이 없는 존재가 아니다. 두려움을 안고도 앞으로 나아가는 존재다." 한경화는 성신여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조형판화과를 마쳤고, 2007년 국립현대미술관 《한국현대판화 1958-2008》에 이름을 올린 이력이 있습니다. 작품 설명에도 작가 소개에도 오윤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열한 명 가운데 오윤을 적지 않은 사람은 한경화뿐입니다.

조교연 〈그여자의 취향, 그남자의 취향〉 — 칼 대신 지우개

조교연, 〈그여자의 취향, 그남자의 취향〉, 지우개도장,mixed media, 20x20x5cm — 벽에 나란히 걸린 두 정사각 패널, 왼쪽에는 병 다섯 개가 아래에 줄지어 섰고 오른쪽에는 같은 병이 흩어져 있다
조교연, 〈그여자의 취향, 그남자의 취향〉, 지우개도장,mixed media, 20x20x5cm — 벽에 나란히 걸린 두 정사각 패널, 왼쪽에는 병 다섯 개가 아래에 줄지어 섰고 오른쪽에는 같은 병이 흩어져 있다

두 개의 정사각 패널이 벽에 나란히 걸려 있습니다. 표면은 회벽처럼 두껍게 발라 올려 거칠고, 그 위에 병 모양이 얕게 돋았습니다. 왼쪽 패널에서는 병 다섯 개가 아래쪽에 가지런히 줄을 섰습니다. 왼쪽 셋은 윤곽만 남은 흰 병이고, 넷째는 연한 선으로, 맨 오른쪽 하나는 검은 선으로 라벨의 글자까지 그려졌습니다. 오른쪽 패널에서는 같은 병이 위아래로 흩어져 일부는 패널 가장자리에 걸려 잘려 있고, 왼쪽 아래의 한 개만 선이 또렷합니다.

작가의 말에서 도구가 바뀝니다. "나무를 칼로 파내어 이미지를 만들었던 오윤의 '칼맛'을, 나는 작은 지우개를 직접 깎아내는 '지우개맛'으로 가져온다." 장미선과 한경화가 나무를 파는 자리에서 조교연은 작은 지우개를 깎습니다. 조교연은 홍익대 미술대학 판화과를 졸업하고 성신여대 대학원 판화과를 마쳤고, 판화·캐스팅·스텐실·실크스크린을 넘나들며 복제와 반복의 개념을 평면과 입체로 넓힌다고 소개합니다.

긁고 부식시키는 손 — 권신애, 김순주, 이순희

권신애 〈바람의 기억〉 — 항아리 속의 작은 붉은 사람들

권신애, 〈바람의 기억〉, Etching and Linoleum, Monotype, 34x47cm — 연한 푸른 종이 한가운데 분홍·보라·하늘색이 번진 항아리에 청록 덩굴이 오르고 붉은 작은 인물이 흩어져 있다
권신애, 〈바람의 기억〉, Etching and Linoleum, Monotype, 34x47cm — 연한 푸른 종이 한가운데 분홍·보라·하늘색이 번진 항아리에 청록 덩굴이 오르고 붉은 작은 인물이 흩어져 있다

연한 푸른 회색 종이 한가운데에 항아리가 앉아 있습니다. 몸통은 분홍과 보라와 하늘색이 물에 번지듯 섞였고, 그 위로 청록과 은회색이 섞인 덩굴이 올라갑니다. 오른쪽에서는 양치식물 같은 잎이 가지를 벌리고, 왼쪽에서는 같은 선이 소용돌이로 말려 들어갑니다. 몸통 군데군데 종이의 흰색이 둥글게 뚫려 속에서 빛이 비치는 듯합니다. 항아리 윤곽은 붉은 녹빛으로 거칠게 일어나 있습니다. 손톱만 한 붉은 인물이 오른쪽 어깨 위쪽 바깥에 하나, 왼쪽 덩굴 사이에 몇, 바닥 가까이 오른쪽에 여럿 찍혀 있습니다.

작가의 말입니다. "전통적인 항아리 형상에 덩굴과 풀의 이미지를 새겨 넣은 작품으로 우리의 삶과 자연이 이어지는 모습들 사이에 오윤의 인물들을 작게 찍어내어 오윤만의 정신을 담아내고자 하였다." 이어서 "거칠고 힘 있는 선 대신 섬세하게 반복되는 선을 통해 민중의 한과 신명, 그리고 생명력을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내었다"고 적었습니다. 장미선이 굵은 칼선으로 사람을 세웠다면 권신애는 가는 선을 쌓고 그 사이에 오윤의 인물을 도장처럼 찍어 두었습니다. 권신애는 성신여대 서양화과(1994)와 대학원 판화과(1997)를 졸업했고 30여 년 동판화를 해 온 작가입니다. 이 작품은 에칭과 리노에 한 번만 찍히는 모노타입이 더해져 같은 화면을 다시 얻을 수 없습니다.

김순주 〈덤불을 헤치며〉 — 어둠에서 파낸 마른 풀

김순주, 〈덤불을 헤치며〉, Mezzotint/동판화, 14.5x19.2cm — 검은 화면 위쪽 한가운데에서 마른 풀 줄기가 엉켜 두 팔을 벌린 듯 퍼지고 아래로 가늘게 풀린다
김순주, 〈덤불을 헤치며〉, Mezzotint/동판화, 14.5x19.2cm — 검은 화면 위쪽 한가운데에서 마른 풀 줄기가 엉켜 두 팔을 벌린 듯 퍼지고 아래로 가늘게 풀린다

화면의 거의 전부가 검은 어둠입니다. 위쪽 한가운데에 마른 풀 줄기가 엉켜 모여 있고, 그 덩어리는 양쪽 위로 날개처럼 벌어졌다가 아래로 내려오며 한 가닥으로 풀려 어둠에 스밉니다. 아래쪽 절반은 거의 비었습니다. 눈이 어둠에 익어야 줄기 하나하나가 보입니다. 어둠이 먼저 있고 빛이 나중에 생긴 화면입니다.

작가의 말은 이렇습니다. "어둠 속에서도 우리는 길을 만들며, 덤불을 헤치며 나아간다." 마른 풀이 서로 얽힌 모습을 "현실의 장벽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견주었고, 오윤이 민중의 삶 속에서 발견했던 생명력에 보내는 오마주라고 밝혔습니다. 권신애의 화면이 색이 번지는 항아리였다면 김순주의 화면은 색 하나 없이 검정만으로 선 풀입니다. 김순주는 성신여대 대학원 판화과를 마쳤고, 이 작품은 판을 어둡게 만든 뒤 빛이 필요한 자리를 갈아 내는 메조틴트로 찍었습니다. 2026년 3월 인사동 마루아트센터의 판화 12인전에도 참여했습니다.

이순희 〈꿈〉 — 눈을 감은 사람 위에 뜬 하늘

이순희, 〈꿈〉, DRYPOINT, 26.7x33cm — 위쪽 구름 속 둥근 후광에 한 여성이 서고 새가 날개를 폈으며, 아래에서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인 사람이 머리카락을 흩날린다
이순희, 〈꿈〉, DRYPOINT, 26.7x33cm — 위쪽 구름 속 둥근 후광에 한 여성이 서고 새가 날개를 폈으며, 아래에서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인 사람이 머리카락을 흩날린다

이순희의 판화는 구도가 위아래로 나뉩니다. 위쪽에는 구름에 둘러싸인 둥근 후광이 있고, 그 안에서 한 여성이 왼쪽에 서 있으며 위쪽 가운데에서는 날개를 편 새가 내려다봅니다. 두 줄기 빛이 비스듬히 갈라져 내려오고, 수면 위로 꽃 한 송이가 서 있습니다. 그 바로 아래에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인 사람이 있습니다. 머리를 올려 묶었고 끝이 흩날립니다. 선은 가늘고 촘촘해 구름의 결과 머리카락이 한 올씩 따로 보입니다. 종이 가장자리의 흰 여백이 화면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작가의 말은 오윤을 향합니다. "인간은 자신의 이상세계를 늘 꿈꾸며 그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오윤의 삶 또한 자신의 이상세계를 구현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였다." 마지막 문장은 이렇습니다. "나는 이 그림으로 짧았지만 강렬하고 눈부신 그의 삶에 깊은 애도와 존경을 표현하고자 한다." 이순희는 메조틴트와 드라이포인트를 주로 하며 주제는 주로 인간의 내면세계라고 소개했고, 이 작품은 드라이포인트입니다. 장미선의 칼선이 바깥을 향해 힘을 쓴다면 이순희의 바늘선은 감은 눈 안쪽의 장면을 그립니다.

망사로 통과시키는 손 — 정명국, 허문정

정명국 〈블루 1980〉 — 빈 종이 가운데의 버스

정명국, 〈블루 1980〉, silkscreen print, 40x30cm — 크림빛 종이 한가운데 시내버스 한 대가 작게 놓이고 둘레로 푸른 선이 방사형으로 퍼진다
정명국, 〈블루 1980〉, silkscreen print, 40x30cm — 크림빛 종이 한가운데 시내버스 한 대가 작게 놓이고 둘레로 푸른 선이 방사형으로 퍼진다

크림빛 종이의 거의 전부가 비어 있습니다. 한가운데에 시내버스 한 대가 손바닥만 하게 놓였고, 둘레에서 푸른 선이 사방으로 뻗어 빛무리를 이룹니다. 버스는 검게 찍힌 위에 분홍·하늘·노랑이 얇게 얹혔고, 오른쪽을 향해 서 있으며, 왼쪽 문 앞에는 사람 하나가 서 있습니다. 오른쪽 아래에 서명과 함께 'II/III'가 적혀 있습니다. 세 장 가운데 두 번째라는 표기입니다.

작가의 말입니다. "도시화, 근대화에 접어들었던 1980년 그 시절 도시에서의 중요한 이동 수단이자 생계수단이 되어주었던 시내버스에는 안내양이 있었고 만원 버스를 겪어야 했다." 오윤이 민중과 서민 노동자의 삶을 이야기한 것을 떠올리며 자신에게 중요한 대상인 버스를 이야기해 본다고 적었습니다. 정명국은 세종대에서 서양화를, 성신여대 대학원에서 판화를 공부했고 프로타주와 실크스크린을 주로 쓰며 판화 공방을 운영합니다. 장미선의 화면이 흑과 백으로 꽉 차 있다면 정명국은 거의 모든 것을 비워 두고 작은 한 대의 버스에 푸른 빛을 모았습니다.

허문정 〈꽃밭〉 — 위계 없는 풀밭

허문정, 〈꽃밭〉, 실크스크린, 아크릴채색, 30x30cm — 연둣빛 하늘 아래 초록 풀밭에 패랭이꽃과 나비, 분홍 새, 풀벌레가 빽빽하다
허문정, 〈꽃밭〉, 실크스크린, 아크릴채색, 30x30cm — 연둣빛 하늘 아래 초록 풀밭에 패랭이꽃과 나비, 분홍 새, 풀벌레가 빽빽하다

정사각형 화면의 위쪽 5분의 2는 연둣빛 하늘이고 비어 있습니다. 그 아래로 밝은 초록의 풀밭이 깔리고, 가는 검은 선으로 윤곽을 딴 꽃들이 줄기를 세웠습니다. 가운데에서 조금 왼쪽 아래에는 가장자리가 톱니처럼 갈라진 분홍 패랭이가 크게 피었고, 오른쪽에는 표범무늬 날개를 펼친 나비와 분홍빛 새, 아래쪽 곳곳에는 딱정벌레와 풀벌레가 있습니다. 나비도 새도 벌레도 꽃과 비슷한 크기로 놓여 어느 하나가 중심에 서지 않습니다.

작가의 말은 오윤의 시선을 풀밭으로 옮깁니다. "오윤의 서민의 애환의 삶을 서민적인 꽃인 패랭이꽃, 잔대꽃잎, 도라지꽃, 부추꽃등과 수수한 잡초들과 함께 아우르는 모든 생명체들을 위계와 경중 없이 모두 자연을 구성하는 소중한 존재들임을 실크스크린 판화와 따뜻한 채색으로 표현하였다." 허문정은 청주대 회화학과를 졸업하고 성신여대 대학원 판화학과를 마쳤고, 앞의 평문이 2011년에 에칭의 섬세함과 회화적 감성의 조합을 짚은 작가입니다. 정명국의 실크스크린이 한 대의 버스에 푸른 선을 모았다면 허문정의 실크스크린은 검은 윤곽선을 풀밭 가득 퍼뜨리고 그 안을 손으로 칠했습니다. 같은 망사 판화가 비움과 채움으로 갈립니다.

판 위에 다른 것을 얹는 손 — 방인희, 성희원, 조영숙

방인희 〈섭을 갖추다〉 — 걸려 있는 초록 셔츠

방인희, 〈섭을 갖추다〉, 디지털프린트 위에 꼴라그래피, 28x34cm — 은회색 바탕에 초록 반소매 셔츠가 옷걸이에 걸렸고 옷깃과 여밈을 굵은 검은 선이 따라간다
방인희, 〈섭을 갖추다〉, 디지털프린트 위에 꼴라그래피, 28x34cm — 은회색 바탕에 초록 반소매 셔츠가 옷걸이에 걸렸고 옷깃과 여밈을 굵은 검은 선이 따라간다

은회색으로 가라앉은 바탕에 초록 반소매 셔츠 한 벌이 걸려 있습니다. 목 위로 옷걸이의 선 하나가 비스듬히 솟았고, 옷깃과 앞여밈, 소매와 밑단 일부를 굵고 곧은 검은 선이 따라갑니다. 바탕에는 구름 같은 둥근 윤곽이 도드라지고 가는 세로 긋기가 흩어져 있어, 매끈한 프린트 위에도 눌러 찍은 자국이 남았습니다. 몸은 없고 옷만 있습니다.

작가의 말입니다. "기계적이고 매끄러운 디지털 프린트의 정경 위에, 나는 꼴라그래피(Collagraphy) 기법을 통해 오윤의 판화가 가졌던 거칠고 거침없는 굵은 선을 올려놓았다." 옷의 앞자락에 덧대어 옷깃을 여미게 해 주는 전통의 '섭'을 오윤이 당대의 상처를 감싸 안은 몸짓에 견주었습니다. 방인희는 성신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판화과에서 공부했으며 오랫동안 옷을 소재로 작업해 왔습니다. 앞의 평문이 2011년 정기전에서 섬세함과 화면의 신비감을 짚은 작가가 이번에는 굵고 거친 선을 택했습니다.

성희원 〈殘存〉 — 겹쳐진 얼굴

성희원, 〈殘存〉, mixed media on printmaking paper, 19.7x42cm — 가장자리가 고운 알갱이로 번진 흑백 화면 가운데에 검은 붓질과 긁힌 면이 타원형 얼굴처럼 모여 있다
성희원, 〈殘存〉, mixed media on printmaking paper, 19.7x42cm — 가장자리가 고운 알갱이로 번진 흑백 화면 가운데에 검은 붓질과 긁힌 면이 타원형 얼굴처럼 모여 있다

흑백 화면입니다. 가장자리는 고운 알갱이가 번져 회색으로 가라앉고, 가운데에 타원형 덩어리가 서 있습니다. 가까이 보면 그 안은 굵게 긁힌 검은 면과 흰 틈이 뒤섞여 있어서, 어디까지가 한 사람의 형상인지 가려지지 않습니다. 멀리서는 하나의 얼굴 윤곽으로 읽힙니다.

작가의 말입니다. "내 작업에서는 여러 인물의 형상을 중첩해 하나의 얼굴처럼 보이도록 구성했다. 디지털 프린트 위에 석판과 드라이포인트를 더해 이미지의 층과 마찰감, 거친 선의 흔적을 강조했다." 오윤의 목판화가 가진 강한 흑백 대비와 몸짓의 힘을 다른 판화 기법으로 이어 보려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성희원은 성신여대 서양화과·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판화과 석사 과정에 있으며, 한 작품에 100시간 이상을 들여 아이패드로 이미지를 다시 그린 뒤 판과 유화로 옮긴다고 작가 노트에 적었습니다. 같은 디지털 프린트를 바탕에 깔고도 방인희가 판을 눌러 찍은 자국을 얹었다면, 성희원은 석판의 결과 바늘의 긁힘을 얹었습니다. 2026년 무등미술대전 판화 부문 우수상 이력이 있습니다.

조영숙 〈자연이야기〉 — 겹겹이 놓인 초록 잎

조영숙, 〈자연이야기〉, Mixed media, 40x50cm — 연분홍 바탕 위에 주황 꽃, 진홍색 면, 그물 같은 선의 초록 꽃과 초록 잎이 겹겹이 놓였다
조영숙, 〈자연이야기〉, Mixed media, 40x50cm — 연분홍 바탕 위에 주황 꽃, 진홍색 면, 그물 같은 선의 초록 꽃과 초록 잎이 겹겹이 놓였다

바탕은 연분홍이고 흰 선으로 풀잎 무늬가 얕게 깔려 있습니다. 왼쪽 위에는 동심원으로 겹친 주황 꽃이, 오른쪽 위에는 찢어진 종이처럼 거친 윤곽의 진홍색 면이 놓였습니다. 한가운데의 초록 꽃은 가는 선이 그물처럼 꽃잎을 채웠습니다. 아래쪽 절반은 짙은 초록 잎이 겹겹이 쌓였고, 왼쪽 아래 잎 위에 무당벌레 한 마리가 작게 앉았습니다.

작가의 말입니다. "일상에서 볼수있는 자연의 부분들을 실물현상 보다는 주관적으로 형태를 재해석하여 식물과 자연의 생성과 성장, 쇠락과 소멸을 표현한다." 씨앗페에 낸 소개글에서는 오윤과 자신의 작업이 생명과 자연, 삶과 소멸을 바라본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쓰고, 오윤이 인간의 삶과 생명력을 표현했다면 자신은 식물과 자연의 생명력을 표현한다고 했습니다. 조영숙은 성신여대 서양화과와 같은 대학원 판화과를 1991년에 졸업했습니다. 재료는 혼합재료로 적혀 있지만 화면 안에는 붓으로 칠한 부분과 판으로 찍은 듯한 부분, 흰 테두리를 남기고 오려 붙인 듯한 조각이 한 장에 같이 있습니다.

열한 점을 나란히 놓고 보면

색. 먹빛 한 색으로 찍힌 화면이 다섯 점입니다. 장미선의 목판, 한경화의 목판, 이순희의 드라이포인트, 김순주의 메조틴트, 성희원의 석판 혼합이 검정과 흰색 사이에서 움직입니다. 나머지 여섯 점에는 색이 들어옵니다. 권신애는 번지는 분홍과 보라, 정명국은 한 줄기의 푸른 빛, 허문정과 조영숙은 초록, 방인희는 은회색 위의 초록, 조교연은 흰 회벽 위의 검은 선 몇 줄입니다.

사람. 몸이나 얼굴이 보이는 화면은 장미선의 줄타기 인물, 한경화의 호랑이, 이순희의 감은 눈, 성희원의 겹친 얼굴, 정명국의 버스 앞 사람, 권신애의 작은 붉은 인물들입니다. 사람 없이 사물이 사람 자리에 서 있는 화면은 방인희의 셔츠, 조교연의 병, 김순주의 풀, 허문정과 조영숙의 식물입니다. 한경화를 뺀 열 명이 오윤을 적었으니, 같은 이름이 사람의 모습으로도 사물의 모습으로도 옮겨 간 셈입니다.

오윤을 받아들이는 방식. 장미선은 목판의 굵은 칼선으로 줄타기하는 인물을 세웠고, 권신애는 오윤의 인물을 작게 찍어 항아리에 앉혔고, 조교연은 칼을 지우개로 바꿨고, 방인희와 성희원은 오윤의 거친 선을 디지털 프린트 위로 불러냈습니다. 이순희는 애도로, 김순주는 길을 내는 몸짓으로, 정명국은 서민의 하루를 실은 버스로, 허문정과 조영숙은 생명을 대하는 태도로 오윤의 이름에 답했습니다.

가장 먼 두 점. 김순주의 〈덤불을 헤치며〉와 허문정의 〈꽃밭〉은 같은 학교의 대학원 판화과 이력을 가졌지만 한쪽은 검정 속에서 줄기를 갈아 냈고 한쪽은 초록 위에 꽃과 벌레를 채웠습니다. 화면의 어둡기와 밝기, 비어 있음과 빽빽함이 가장 멀리 떨어진 자리에 있습니다.

열한 점 앞에서 먼저 볼 것

  • 김순주 〈덤불을 헤치며〉 — 처음에는 거의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눈이 어둠에 익은 뒤 줄기가 하나씩 나타나는 순서로 봅니다.
  • 권신애 〈바람의 기억〉 — 항아리 가장자리를 따라 손톱만 한 붉은 인물을 하나씩 찾아봅니다. 오른쪽 어깨 바깥, 왼쪽 덩굴 사이, 바닥 가까이 순서로 눈이 갑니다.
  • 조영숙 〈자연이야기〉 — 겹쳐진 초록 잎 왼쪽에 앉은 작은 무당벌레를 찾아봅니다. 크기가 작아 꽃과 잎에 눈이 먼저 가면 놓치기 쉽습니다.
  • 정명국 〈블루 1980〉 — 버스의 크기와 종이의 크기를 같이 봅니다. 빈 종이가 넓을수록 둘레의 푸른 선이 또렷해집니다.

열한 점은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에서 이어서 볼 수 있고, 같은 방식으로 꽃과 동물과 사람을 읽은 글은 꽃을 그린 씨앗페 출품작 읽기, 동물을 그린 씨앗페 출품작 읽기, 사람을 그린 씨앗페 출품작 읽기에 있습니다. 오윤의 판화가 어떻게 한 시대를 새겼는지는 오윤 40주기 특별전 글에, 한국 현대 판화의 다른 갈래는 한국 현대 판화의 지형에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성신여대 대학원 판화과는 언제 생겼나요? A. 충청리뷰의 2002년 6월 17일 기사는 1983년에 개설된 성신여대 대학원 판화과를 국내에서 최초로 문을 연 판화 전문 교육과정이라고 적었습니다. 디자인·공예·서양화·동양화에서 한 명씩 네 명의 대학원생으로 시작했다고 전합니다.

Q. 성신판화는 무엇인가요? A. 성신여대 판화 동문들의 정기전입니다. 예술과아카이브에 실린 《성신판화 30주년 기념전》 소개는 1984년 첫 창립전시 이후 해마다 전시가 이어졌고, 1999년부터 정기전의 뛰어난 작가에게 성신판화상을 주어 왔다고 설명합니다. 30주년 기념전은 2012년 10월 10일부터 16일까지 갤러리 팔레 드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Q. 이 글의 열한 명은 성신여대와 어떻게 닿아 있나요? A. 권신애·방인희·성희원·이순희·조영숙은 성신여대 서양화과(성희원은 디자인과 포함)에서, 한경화는 동양화과에서 학부를 마쳤습니다. 정명국·조교연·김순주·허문정은 다른 대학을 거쳐 성신여대 대학원 판화 전공을 마쳤고, 장미선은 일반대학원 판화과에 재학 중입니다. 이순희는 미술대학과 대학원 서양화 전공을 졸업했고 성신판화전에 참여해 왔습니다.

Q. 씨앗페에서 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나요? A. 열한 점 모두 지금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김순주 〈덤불을 헤치며〉, 방인희 〈섭을 갖추다〉, 성희원 〈殘存〉, 장미선 〈바람 위의 춤 - 오윤에게〉, 정명국 〈블루 1980〉, 한경화 〈작은 땅의 야수들〉은 「오윤 40주기 특별 판화전」 온라인관에 걸려 있습니다.

Q. 「오윤 40주기 특별 판화전」은 어떤 전시인가요? A.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 주최하는 전시로 2026년 9월 23일부터 10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덕아트갤러리에서 열리며, 오윤이 새긴 판화 전작 187종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자리에 걸립니다. 온라인 예매와 현장 구매를 받습니다. 안내는 전시 페이지에 있습니다.

Q. 같은 학교 출신인데 왜 이렇게 서로 다른가요? A. 학부 전공이 서양화·동양화·디자인·회화·판화로 다르고, 판을 만드는 동작이 칼로 파기, 부식, 긁기, 스크린 통과, 디지털 프린트 위에 얹기로 갈립니다. 이 글의 열한 점이 그 차이를 눈으로 보여 줍니다.

참고한 출처

  • 충청리뷰, 「성신여대 대학원 판화과 1회 졸업생 정진숙·서은경씨의 우정과 작업세계」, 2002년 6월 17일 — 원문
  • 예술과아카이브(ARTHUB), 「『성신판화 30주년 기념展』 성신대학원 판화과 30주년展」(평문 진휘연, 성신판화운영위원회 인사말) — 원문
  • 국제뉴스, 정경호 기자,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개교 60주년 기념 동문전 'SAAF 2025' 개최」, 2025년 5월 16일 — 원문
  • 성신여자대학교, 「[판화학과] 2026 판화학과 대학원 과제전」(제4교학팀 공지) — 원문
  • 성신여자대학교 서양화과, 학과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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