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콘텐츠로 이동

여백으로 읽는 씨앗페 출품작 — 비워 둔 종이·흰 바탕·남겨진 면이 화면의 일부가 되는 열세 가지 방식

미술 산책 · 발행 2026년 10월 7일 · 씨앗페

그림을 보면 먼저 그려진 것이 눈에 들어오지만, 오래 머무는 곳은 그려지지 않은 자리일 때가 많습니다. 붉은 점 하나와 세 줄 글씨만 가운데 앉은 흰 종이, 둥근 화선지의 아래쪽 절반, 푸른 산 위로 열려 있는 하늘, 흰 모래가 화면을 채운 해변까지.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의 작품 열세 점에서 여백이 놓이는 자리를 도판에 보이는 대로 읽습니다.

여백으로 읽는 씨앗페 출품작 — 비워 둔 종이·흰 바탕·남겨진 면이 화면의 일부가 되는 열세 가지 방식

이철수, 〈꽃이와서〉, 목판화 한지, 50x42cm — 흰 화면 한가운데에 붉은 점 하나가 있고, 가는 세로선 아래로 "꽃이 와서 저물도록 피어 있네" 세 줄 글씨와 서명이 이어지며, 둘레는 모두 비어 있다
이철수, 〈꽃이와서〉, 목판화 한지, 50x42cm — 흰 화면 한가운데에 붉은 점 하나가 있고, 가는 세로선 아래로 "꽃이 와서 저물도록 피어 있네" 세 줄 글씨와 서명이 이어지며, 둘레는 모두 비어 있다

그림 앞에 서면 무엇이 그려졌는지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조금 지나면 그려지지 않은 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붉은 점 하나가 놓인 자리 둘레의 흰 종이, 산봉우리 위로 열려 있는 하늘, 인물 곁에 남은 종이의 가장자리 같은 곳입니다. 이런 곳을 여백이라고 부릅니다. 서양 미술에서는 형태와 형태 사이의 빈 공간을 네거티브 스페이스(negative space)라고 부릅니다.

2026년 10월 5일 기준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 출품작 가운데 작품 설명에 여백이 나오거나, 도판에서 비어 있는 면이 뚜렷한 작품 열세 점입니다. 글씨와 먹 네 점, 판화와 종이 작업 네 점, 실과 비단 위의 두 점, 사진 세 점입니다. 글머리의 도판은 이철수의 〈꽃이와서〉입니다. 작품 설명에 여백이라는 말이 나오는 작품은 그 문장을 따옴표로 옮겼고, 나머지는 도판에 보이는 것만 적었습니다.

출품 작가들은 동료 예술인을 돕기 위해 작품을 내놓았고, 판매 수익은 상호부조 기금이 되어 금융 차별을 겪는 예술인에게 저금리 대출로 이어집니다. 이 글의 열세 점은 모두 작품 페이지에 가격이 실려 있습니다.

여백을 가리키는 말

작품으로 들어가기 전에 여백이라는 말을 사전과 백과사전에서 짚어 둡니다.

여백. 표준국어대사전은 여백(餘白)을 "종이 따위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고 남은 빈 자리"로 풀이합니다. 쓰고 그린 뒤에 남은 쪽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한국 미술과 여백.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미술」 항목은 한국 미술이 가진 몇 가지 개성 가운데 하나로 장식면에서 "여백·공간에의 기호(嗜好)와 형태, 구도상의 정제성(整齊性) 기피"를 꼽습니다. 같은 항목은 조선 중기의 화가 김식이 "대담한 배경 삭제에 의한 여백 확대"와 필선의 절약과 변형으로 중국 산수화에서 벗어나 조선화 양식의 방향전환을 보여 주었다고 설명합니다.

수묵화와 묵매도. 같은 사전에서 수묵화는 "채색을 가하지 않고 먹의 농담을 이용하여 그린 그림"으로 정의됩니다. 「묵매도」 항목은 선비 화가 어몽룡이 수묵으로 그린 매화도를 소개하며 "여백을 충분히 살린 간결한 구도"와 비백법으로 처리한 강한 줄기를 특징으로 꼽습니다. 이 글의 장천 김성태 〈매화〉는 같은 매화를 그린 현대의 작품입니다.

판화와 여백. 「판화」 항목은 1286년의 『소자본묘법연화경』 변상도가 설법 장면만을 배치하고 "사경과는 달리 배경을 장식하는 선묘나 꽃비를 생략하여 여백의 미를 살린 특색"을 보인다고 적습니다. 고려 시대의 판화에서도 배경을 비워 두는 선택이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관(款)과 여백. 「관」 항목은 글씨나 그림을 완성한 뒤 작품 안에 이름, 제작 연월일 등을 적은 기록을 가리키고, 낙관이라고도 한다고 설명합니다. 같은 항목이 전하는 화론에 따르면 서예는 글씨가 끝난 곳에, 그림은 "화면의 여백에 쓰되 주로 상단 부분에 쓰는 것이 좋다"고 했습니다. 여백이 관을 적는 자리이기도 하다는 말입니다.

네거티브 스페이스. 브리태니커의 「Painting」 항목은 형태와 덩어리를 다루는 대목에서 형태와 형태 사이의 네거티브 스페이스(negative spaces)도 화가가 세심하게 헤아린다고 적습니다. 그 공간을 조정해 그려진 형상의 움직임과 성격을 돋보이게 할 수 있고, 음악의 시간 간격이나 건축 정면의 빈 곳만큼 구성에 중요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아래 열세 점은 비어 있는 자리가 놓이는 곳에 따라 네 갈래로 나뉩니다. 종이가 그대로 남은 글씨와 먹, 찍거나 뜨고 남긴 종이, 실과 비단 위에 열린 하늘, 사진 속의 흰 면입니다.

종이가 그대로 남은 글씨와 먹

이철수의 두 점은 글씨와 형상을 나무에 새겨 한지에 찍은 목판화이고, 장천 김성태의 두 점은 화선지에 먹으로 쓰고 그린 작품입니다. 네 점 모두 흰 종이가 화면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 위에 글씨와 작은 형상이 앉습니다.

이철수 〈꽃이와서〉 — 가운데로 모인 붉은 점과 세 줄

이철수, 〈꽃이와서〉, 목판화 한지, 50x42cm — 흰 화면 한가운데에 붉은 점이 있고, 가는 세로선 아래로 세 줄 글씨와 서명이 이어지며, 왼쪽 위에 작은 붉은 인장이 있다
이철수, 〈꽃이와서〉, 목판화 한지, 50x42cm — 흰 화면 한가운데에 붉은 점이 있고, 가는 세로선 아래로 세 줄 글씨와 서명이 이어지며, 왼쪽 위에 작은 붉은 인장이 있다

이 글에서 비어 있는 면이 가장 넓은 작품 가운데 하나입니다. 가로가 조금 긴 흰 화면의 한가운데, 폭이 좁은 기둥 같은 자리에 모든 것이 모여 있습니다. 맨 위에 붉은 점이 하나 놓이고, 그 아래로 가는 세로선이 내려오며, 선 끝에서 "꽃이 와서 / 저물도록 / 피어 있네" 세 줄 글씨가 시작됩니다. 더 아래에는 서명과 2005라는 연도, 붉은 인장이 있습니다. 왼쪽 위 구석에는 작은 붉은 인장이 따로 하나 있습니다. 붉은 점과 글씨 둘레의 흰 종이는 왼쪽과 오른쪽으로 화면 너비의 삼분의 일이 넘게씩, 위아래로도 넓게 남아 있습니다.

「관」 항목이 관의 내용으로 꼽는 이름과 제작 연도, 그 아래 찍는 인장이 이 화면에서는 글귀 바로 아래에 모여 있고, 인장 하나는 그와 멀리 떨어진 왼쪽 위 구석에 따로 있습니다. 작가의 이야기는 이철수 글에 있습니다.

이철수 〈좋은날〉 — 가로로 길게 누운 화면 위아래의 흰 면

이철수, 〈좋은날〉, 목판화 한지, 77x21cm — 가로로 아주 긴 흰 화면에 굵은 검은 획으로 새긴, 서거나 웅크리거나 허리를 굽힌 사람 같은 형상 다섯이 한 줄로 놓이고, 오른쪽에 회청색 작은 글씨가 다섯 줄 있으며, 왼쪽 위와 오른쪽 서명 곁에 붉은 인장이 하나씩 있다
이철수, 〈좋은날〉, 목판화 한지, 77x21cm — 가로로 아주 긴 흰 화면에 굵은 검은 획으로 새긴, 서거나 웅크리거나 허리를 굽힌 사람 같은 형상 다섯이 한 줄로 놓이고, 오른쪽에 회청색 작은 글씨가 다섯 줄 있으며, 왼쪽 위와 오른쪽 서명 곁에 붉은 인장이 하나씩 있다

같은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은 모양이 전혀 다릅니다. 폭이 높이의 세 배 반이 넘는 가로로 긴 화면입니다. 왼쪽부터 굵은 검은 획으로 새긴 형상 다섯이 한 줄로 섭니다. 저마다 머리처럼 보이는 작은 덩어리가 달려 있어, 서 있거나 웅크리거나 허리를 굽힌 사람처럼 보입니다. 검은 획이 진하고 두꺼워서 흰 종이와의 대비가 선명합니다. 형상 오른쪽에는 회청색의 작은 글씨가 다섯 줄로 얹혀 있는데, "꿈없는 잠처럼 / 잡념 없는 노동 / 그 안에서 / 언제나 / 좋은 날"로 읽힙니다. 그 오른쪽 아래에 '좋은날'이라는 제목과 서명, 2003이라는 연도가 있습니다. 왼쪽 위와 오른쪽 서명 곁에 붉은 인장이 하나씩 찍혔습니다.

〈꽃이와서〉가 한가운데로 모인 구성이라면, 〈좋은날〉은 다섯 형상이 가로로 긴 한 줄을 이루고 그 위아래에 흰 띠가 남는 구성입니다. 〈꽃이와서〉에서는 여백이 사방에 퍼져 있었고, 여기서는 줄 위아래에 화면 높이의 삼분의 일가량씩 남아 있습니다. 작가의 이야기는 같은 이철수 글에 있습니다.

장천 김성태 〈이 해 너 해〉 — 둥근 화선지의 아래쪽 절반

장천 김성태, 〈이 해 너 해〉, 액자/화선지+먹, 50x50cm — 금가루가 흩뿌려진 엷은 미색 바탕 위에 둥근 흰 화선지가 놓이고, 위쪽에 회색 먹으로 그린 산 능선이 가로지르며 오른쪽 봉우리 위에 붉은 해가 얹혀 있고, 그 아래에 "이 해 너 해" 글씨와 낙관이 있다
장천 김성태, 〈이 해 너 해〉, 액자/화선지+먹, 50x50cm — 금가루가 흩뿌려진 엷은 미색 바탕 위에 둥근 흰 화선지가 놓이고, 위쪽에 회색 먹으로 그린 산 능선이 가로지르며 오른쪽 봉우리 위에 붉은 해가 얹혀 있고, 그 아래에 "이 해 너 해" 글씨와 낙관이 있다

정사각 화면 안에 지름이 화면 너비에 거의 닿는 둥근 흰 화선지가 놓여 있고, 그 바깥은 금가루가 흩뿌려진 엷은 미색 바탕입니다. 화선지 위쪽 절반에 회색 먹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능선을 그립니다. 봉우리는 왼쪽에서 한 번, 가운데에서 가장 높게 솟았다가 오른쪽으로 길게 흘러내리고, 그 오른쪽 능선 위로 붉은 해가 작게 얹혀 있습니다. 먹의 농담이 곳곳에서 달라져 능선 안쪽이 회청색으로 번집니다.

능선 아래의 아래쪽 절반은 거의 비어 있습니다. "이 해 너 해" 글씨가 원의 한가운데 높이에 한 줄로 놓이고, 그 아래에 낙관 한 줄과 붉은 인장 둘이 있습니다. 낙관 줄에는 '甲辰元旦 章川'이라는 글자가 읽힙니다. 글씨와 인장 외에는 둥근 종이의 흰 바탕이 그대로 이어지고, 원의 아래쪽 삼분의 일가량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산과 글씨가 위쪽에 모이고 아래가 비어 있는 구성입니다. 작가의 이야기는 장천 김성태 글에 있습니다.

장천 김성태 〈매화〉 — 줄기 반대편에 남겨 둔 글귀의 자리

장천 김성태, 〈매화〉, 액자/화선지+먹+채색, 50x50cm — 둥근 흰 화선지의 왼쪽 아래에서 굵은 먹 줄기가 올라와 오른쪽 위로 가지를 뻗고 붉은 매화가 곳곳에 피었으며, 오른쪽 아래 빈 면에 세로 글귀가 놓인다
장천 김성태, 〈매화〉, 액자/화선지+먹+채색, 50x50cm — 둥근 흰 화선지의 왼쪽 아래에서 굵은 먹 줄기가 올라와 오른쪽 위로 가지를 뻗고 붉은 매화가 곳곳에 피었으며, 오른쪽 아래 빈 면에 세로 글귀가 놓인다

같은 크기의 둥근 화선지입니다. 굵은 먹 줄기가 왼쪽 아래 구석에서 솟아 위로 휘면서 오른쪽 위로 가지를 길게 뻗고, 가지 끝마다 붉은 꽃이 모여 핍니다. 줄기가 아래에서는 두껍고 위로 갈수록 가늘어져 화면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릅니다. 그 대각선이 둥근 종이를 두 몫으로 나눕니다. 줄기와 가지의 위쪽은 꽃이 달린 쪽이고, 줄기 오른쪽 아래의 넓은 삼각형 면은 비어 있습니다.

그 빈 면에 글귀가 세로로 앉습니다. "세상에는 / 봄이 오고 / 나에겐 / 당신이 오네"에 이어 "갑진년 / 새봄 / 장천 / 글씨"가 읽히고, 그 곁에 붉은 인장 둘이 있습니다. 줄기 왼쪽 위의 빈 곳에도 작은 붉은 인장이 하나 있습니다. 앞에서 본 「관」 항목의 화론은 그림의 관을 화면의 여백에, 주로 상단에 쓰라고 했는데, 이 화면에서는 글귀와 관이 줄기 오른쪽 아래의 빈 면에 놓였습니다. 대백과사전의 「묵매도」 항목은 어몽룡의 매화가 화면 하단 오른쪽에서 시작하는 굵은 줄기를 가졌다고 설명하는데, 김성태의 줄기는 반대편인 왼쪽 아래에서 시작합니다. 줄기가 선 쪽의 반대편이 글귀의 자리가 되어 있습니다. 작가의 이야기는 같은 장천 김성태 글에 있습니다.

찍거나 뜨고 남긴 종이 — 판화와 종이 작업

이 절의 네 점에서는 찍히지 않은 종이, 또는 종이 그 자체가 화면의 한 부분으로 남습니다. 김준권과 이윤엽은 판화, 정주향은 작품 정보에 실크드로잉으로, 오승연은 Cast paper(종이로 떠낸 작업)로 적혀 있습니다. 네 점은 종이를 위쪽에 남기거나, 둘레에 남기거나, 흰 바탕 위에 흰 형상을 올립니다.

김준권 〈산처럼〉 — 푸른 능선 위로 열린 종이

김준권, 〈산처럼〉, 채묵목판, 50x45cm — 위쪽 삼분의 일이 흰 종이로 비어 있고, 그 아래로 아주 옅은 청색에서 짙은 군청색까지 여러 겹의 산 능선이 쌓이며, 맨 아래는 검은 숲의 띠로 끝난다
김준권, 〈산처럼〉, 채묵목판, 50x45cm — 위쪽 삼분의 일이 흰 종이로 비어 있고, 그 아래로 아주 옅은 청색에서 짙은 군청색까지 여러 겹의 산 능선이 쌓이며, 맨 아래는 검은 숲의 띠로 끝난다

세로 화면의 위쪽 삼분의 일 가까이가 흰 종이입니다. 그 아래로 푸른 산이 겹겹이 쌓입니다. 가장 먼 봉우리는 거의 흰빛에 가까운 옅은 청색이라 종이의 흰색과 경계가 흐릿하고, 가까워질수록 군청색이 짙어지며, 맨 아래는 거친 가장자리를 가진 검은 숲의 띠로 끝납니다. 능선마다 가장자리가 톱니처럼 오톨도톨하고, 안쪽의 색은 위에서 아래로 번지듯 짙어집니다. 그림 아래 종이 가장자리에는 연필 글씨와 서명이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비어 있는 곳은 하늘입니다. 가장 먼 산의 색이 하늘의 흰색에 가까워서, 산과 하늘의 경계가 가는 윤곽으로만 겨우 드러납니다. 작가의 이야기는 김준권 글에 있습니다.

이윤엽 〈나를 안는다〉 — 종이의 가장자리가 두른 테두리

이윤엽, 〈나를 안는다〉, 30x42cm — 연한 하늘색에서 황토빛으로 바뀌는 바탕 위에 잎이 빽빽한 초록 나무 한 그루가 화면 높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비스듬히 서고, 나무 밑동을 작은 사람이 끌어안고 있으며 오른쪽으로 긴 그림자가 눕는다. 인쇄된 면 둘레에 흰 종이가 테두리처럼 남는다
이윤엽, 〈나를 안는다〉, 30x42cm — 연한 하늘색에서 황토빛으로 바뀌는 바탕 위에 잎이 빽빽한 초록 나무 한 그루가 화면 높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비스듬히 서고, 나무 밑동을 작은 사람이 끌어안고 있으며 오른쪽으로 긴 그림자가 눕는다. 인쇄된 면 둘레에 흰 종이가 테두리처럼 남는다

작품 소개문은 이 작품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수십 년간 노동자·농부의 일상을 투박하고 정겨운 굵은 선과 흰 여백으로 담아온 작가가, '나를 안는다'는 제목으로 자신을 향해 돌아선 내면의 시선을 표현했다." 작가의 판화 전반을 가리키는 말에 여백이 들어 있습니다.

도판에서 흰 종이로 남은 곳은 인쇄된 면 둘레입니다. 위와 양옆에는 좁게, 아래쪽에는 조금 더 넓게 흰 종이가 테두리처럼 두르고, 아래쪽 가장자리에는 연필 글씨가 있습니다. 인쇄된 면 안쪽에서는 바탕이 연한 하늘색에서 아래로 갈수록 황토빛으로 바뀌며 넓게 펼쳐지고, 그 가운데에 잎이 빽빽한 초록 나무가 비스듬히 서 있습니다. 나무 밑동에는 작은 사람이 팔을 둘러 나무를 안고 있고, 나무 오른쪽 땅에는 긴 그림자가 눕습니다. 나무는 화면 높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사람은 아주 작습니다. 나무 양옆의 넓은 바탕에는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지만, 흰 종이 대신 옅은 색이 깔려 있습니다. 작가의 이야기는 이윤엽 글에 있습니다.

정주향 〈球〉 — 둘레가 구를 만드는 벌레들

정주향, 〈球〉, 실크드로잉, 21x29.7cm — 흰 종이 위에 검은 파리와 애벌레, 지네가 빽빽하게 모여 둥근 덩어리를 이루고, 왼쪽 위 가장자리는 점으로 흩어지며, 덩어리 아래에 파리 두 마리가 떨어져 있다
정주향, 〈球〉, 실크드로잉, 21x29.7cm — 흰 종이 위에 검은 파리와 애벌레, 지네가 빽빽하게 모여 둥근 덩어리를 이루고, 왼쪽 위 가장자리는 점으로 흩어지며, 덩어리 아래에 파리 두 마리가 떨어져 있다

세로 화면의 흰 종이 한가운데에 검은 벌레들이 모여 둥근 덩어리를 이룹니다. 큰 파리, 작은 파리, 애벌레, 오른쪽 아래에서 휘어 감기는 지네까지 크기가 제각각인 벌레가 빽빽하게 겹치고, 덩어리의 왼쪽 위 가장자리는 벌레의 형체가 점과 얼룩으로 부서지며 종이로 흩어집니다. 덩어리 바로 아래에는 파리 두 마리가 따로 떨어져 앉아 있습니다. 둘레의 종이는 위아래와 양옆 모두 넓게 비어 있습니다.

작가의 설명은 이 둥근 덩어리를 이렇게 풀이합니다. "흩어진 벌레들이 만들어낸 가상의 구는 서로 얽히고 모이며 형성되는 세계의 모습이자, 인간 군상의 복잡한 내면을 비추는 또 하나의 풍경이다." 도판에서 구의 윤곽선은 따로 그어져 있지 않고, 둥근 모양은 벌레가 모인 곳과 비어 있는 종이의 경계로 드러납니다.

오승연 〈물고기〉 — 흰 바탕 위의 흰 종이 조각

오승연, 〈물고기〉, Cast paper, 20x19.7cm — 흰 바탕 위에 흰 종이로 뜬 불규칙한 조각 셋이 놓이고, 조각 표면에 네모난 틀 안에 작은 무늬가 눌린 자국이 흩어져 있다
오승연, 〈물고기〉, Cast paper, 20x19.7cm — 흰 바탕 위에 흰 종이로 뜬 불규칙한 조각 셋이 놓이고, 조각 표면에 네모난 틀 안에 작은 무늬가 눌린 자국이 흩어져 있다

이 글에서 색이 가장 없는 작품입니다. 흰 바탕 위에 흰 종이로 뜬 조각 셋이 놓여 있습니다. 위쪽의 길쭉한 조각은 구름처럼 가장자리가 울퉁불퉁하고, 왼쪽의 작은 조각은 그 아래에 따로 떠 있으며, 오른쪽 아래에는 네모에 가까운 가장 큰 조각이 있습니다. 조각 표면에는 네모난 틀 안에 작은 무늬가 눌린 자국이 곳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조각들의 가장자리에는 종이 섬유가 거칠게 일어나 있고, 바탕과 조각을 가르는 것은 가장자리의 그림자뿐입니다.

작가는 작품 설명에서 여백이라는 말을 두 번 씁니다. "직설적인 텍스트를 배제하고 화면의 여백과 재료의 감촉만으로 시각적 침묵을 통해 감각을 전달하고자 하였습니다." 끝에서는 "텍스트를 비워낸 여백과 재료의 질감 속에서, 잠시 잊고 지냈던 감각들이 자연스럽게 깨어났으면 합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작가의 이야기는 오승연 글에 있습니다.

실과 비단 위에 열린 하늘

다음 두 점은 위쪽에 바탕이 그대로 드러난 넓은 면이 있습니다. 한 점은 실로 만든 덤불 위의 옅은 회색이 번진 하늘이고, 한 점은 비단 바탕이 보이는 황토빛 하늘입니다.

홍진희 〈눈밭01〉 — 실이 닿지 않은 눈과 하늘

홍진희, 〈눈밭01〉, cotton thread on korean paper, 52x42cm — 가로 화면 위쪽 사분의 일은 옅은 회색이 번진 흰 하늘이고, 가운데에 회색과 흰색 실이 엉킨 덤불이 띠처럼 이어지며, 아래쪽 삼분의 일은 눈 덮인 흰 언덕이다
홍진희, 〈눈밭01〉, cotton thread on korean paper, 52x42cm — 가로 화면 위쪽 사분의 일은 옅은 회색이 번진 흰 하늘이고, 가운데에 회색과 흰색 실이 엉킨 덤불이 띠처럼 이어지며, 아래쪽 삼분의 일은 눈 덮인 흰 언덕이다

가로 화면의 가운데를 덤불이 띠처럼 가로지릅니다. 회색과 흰색 실이 고리처럼 말려 엉킨 덤불이 왼쪽에서 오른쪽까지 이어지고, 그 위와 아래가 비어 있습니다. 위쪽 사분의 일은 옅은 회색이 아주 연하게 번진 흰 하늘이고, 아래쪽 삼분의 일은 눈이 덮인 언덕으로, 흰 면 위에 실의 그림자 같은 회색이 군데군데 옅게 얹히고, 아래 양쪽 구석에는 마른 풀대 같은 실이 조금 서 있습니다. 왼쪽 가장자리에는 작은 붉은 서명이 있습니다. 실이 빽빽한 덤불과 거의 비어 있는 위아래의 면이 뚜렷하게 대비됩니다.

작가는 작업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가느다란 면사가 실탑을 이루어 숲의 형태를 만드는 건 아주 오랜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같은 설명에 "가는 선들이 모여 면을 이루고 숲이 되어가는 기쁨"이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도판에서 실이 모여 면이 된 곳은 가운데의 덤불 띠이고, 하늘과 눈 덮인 언덕은 그 위아래에 거의 비어 있습니다. 질감의 면에서 이 작품을 읽은 글은 질감과 표면으로 읽는 씨앗페 출품작에 있고, 눈을 그린 작품으로서의 이야기는 바다·강·폭포·눈을 그린 씨앗페 출품작에 있습니다. 작가의 이야기는 홍진희 글에 있습니다.

신광숙 〈일월오봉도 No.1〉 — 비단 바탕이 보이는 하늘

신광숙, 〈일월오봉도 No.1〉, 비단에 분채, 51.5x32cm — 위쪽 삼분의 일은 비단 올결이 보이는 황토빛 바탕에 붉은 해와 흰 달만 놓이고, 그 아래로 서리 무늬가 퍼진 청록색 둥근 봉우리 다섯 개와 폭포, 소나무 둘, 맨 아래의 물결무늬가 이어진다
신광숙, 〈일월오봉도 No.1〉, 비단에 분채, 51.5x32cm — 위쪽 삼분의 일은 비단 올결이 보이는 황토빛 바탕에 붉은 해와 흰 달만 놓이고, 그 아래로 서리 무늬가 퍼진 청록색 둥근 봉우리 다섯 개와 폭포, 소나무 둘, 맨 아래의 물결무늬가 이어진다

작품 설명은 이 작품에서 여백을 직접 말합니다. "산의 표면에는 자연이 오랜 시간 축적한 흔적을 연상시키는 질감을 더해 시간성과 생명력을 표현했으며, 여백과 절제된 색채를 통해 전통 민화가 지닌 상징성을 현대의 미감으로 확장하고자 했다."

도판의 위쪽 삼분의 일은 비단의 올결이 보이는 황토빛 바탕입니다. 그 넓은 면 안에 붉은 해가 왼쪽에, 흰 달이 오른쪽에 하나씩 떠 있을 뿐 다른 것은 없습니다. 아래쪽에는 청록색의 둥근 봉우리 다섯 개가 가운데의 가장 큰 봉우리를 중심으로 늘어서고, 왼쪽 두 번째 봉우리와 오른쪽 끝 봉우리의 어깨에 소나무가 한 그루씩 서며, 봉우리 사이로 폭포 두 줄기가 떨어집니다. 맨 아래에는 푸른빛과 갈색의 물결무늬가 줄지어 이어집니다. 봉우리 표면은 서리 낀 유리처럼 가는 무늬로 빽빽하고, 그 위의 하늘은 아무것도 얹히지 않았습니다. 빽빽한 면과 비어 있는 면이 위아래로 나뉘어 한 화면을 이룹니다. 앞서 본 김준권 〈산처럼〉이 산의 색이 하늘로 풀려 들어갔다면, 이 작품은 봉우리 윤곽이 또렷하게 끊겨 하늘과 산이 분명히 갈립니다. 작가의 이야기는 신광숙 글에 있습니다.

사진 속에 비어 있는 면

사진 세 점은 흰 모래, 흰 바탕, 흰 배경이 화면을 채웁니다. 앞의 작품들이 종이를 남겼다면, 사진에서는 찍힌 모래나 흰 배경이 그 자리를 맡습니다.

이수철 〈포르코 당신은 어디있나요?-1〉 — 흰 모래가 채운 해변

이수철, 〈포르코 당신은 어디있나요?-1〉, Pigment print on paper, 46.6x70cm — 위쪽에 짙은 청록색 바다와 하늘이 띠로 놓이고, 아래쪽 대부분을 흰 모래가 차지하며, 왼쪽에 초점이 흐린 푸른 기둥이, 아래쪽 가운데 오른쪽에 분홍빛의 아주 작은 사람이 있다
이수철, 〈포르코 당신은 어디있나요?-1〉, Pigment print on paper, 46.6x70cm — 위쪽에 짙은 청록색 바다와 하늘이 띠로 놓이고, 아래쪽 대부분을 흰 모래가 차지하며, 왼쪽에 초점이 흐린 푸른 기둥이, 아래쪽 가운데 오른쪽에 분홍빛의 아주 작은 사람이 있다

세로 화면의 위쪽에 하늘과 바다가 청록색 띠로 놓이고, 그 아래의 대부분을 흰 모래가 차지합니다. 바다의 가장자리는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비스듬히 기울고, 그 경계를 따라 모래의 흰색이 화면 아래까지 펼쳐집니다. 왼쪽에는 초점이 흐린 푸른 기둥이 하나 서고, 윗부분의 검은 형체는 번져 있습니다. 화면 아래쪽 가운데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치우친 곳에 분홍빛 옷을 입은 아주 작은 인물 하나가 앉은 듯한 자세로 있습니다.

인물이 화면에서 차지하는 크기가 작아서, 모래의 흰 면이 인물의 사방을 넓게 둘러쌉니다. 화면 아래쪽 삼분의 이가량이 이 흰 모래입니다. 작가의 이야기는 이수철 글에 있습니다.

이재정 〈이중초상화〉 — 흰 바탕 위에 선 항아리

이재정, 〈이중초상화〉, pigment print, 50x60cm — 흰 바탕 한가운데 아래쪽에 목이 좁은 항아리가 서 있고, 몸통 위에 분홍과 자주빛 꽃 모양이 겹쳐 번져 있으며, 항아리 위쪽은 모두 비어 있다
이재정, 〈이중초상화〉, pigment print, 50x60cm — 흰 바탕 한가운데 아래쪽에 목이 좁은 항아리가 서 있고, 몸통 위에 분홍과 자주빛 꽃 모양이 겹쳐 번져 있으며, 항아리 위쪽은 모두 비어 있다

흰 바탕의 한가운데에서 약간 아래쪽에 항아리 한 점이 서 있습니다. 목이 좁고 어깨가 둥글며 아래로 좁아지는 모양이고, 입구에는 짙은 회색의 둥근 테가 있습니다. 항아리의 몸통에는 분홍과 자주빛 꽃 모양이 겹쳐 번져 있습니다. 꽃 한가운데는 진한 분홍이고 둘레로 갈수록 옅어지며, 어깨에는 꽃빛이 덜 덮인 회갈색 흙빛 띠가 보입니다. 항아리 위쪽은 화면의 사분의 일가량이 비어 있고, 좌우로도 흰 바탕이 넓게 남습니다.

배경에는 항아리 외에 아무것도 없고, 몸통에 겹친 꽃의 번짐은 항아리의 윤곽 안에서 끝납니다. 흰 바탕과 항아리의 경계가 또렷합니다. 작가의 이야기는 이재정 글에 있습니다.

라인석 〈휘어진 세계로부터_모나미볼펜 1〉 — 흰 바탕 위에 누운 휘어진 볼펜

라인석, 〈휘어진 세계로부터_모나미볼펜 1〉, Pigment based inkjet on matte paper, 알루미늄 액자, 58x42cm — 흰 바탕 한가운데에 흰 몸통과 검은 앞머리를 가진 볼펜 한 자루가 가운데가 솟고 양 끝이 처지도록 완만하게 휘어 가로로 누워 있다
라인석, 〈휘어진 세계로부터_모나미볼펜 1〉, Pigment based inkjet on matte paper, 알루미늄 액자, 58x42cm — 흰 바탕 한가운데에 흰 몸통과 검은 앞머리를 가진 볼펜 한 자루가 가운데가 솟고 양 끝이 처지도록 완만하게 휘어 가로로 누워 있다

가로 화면의 한가운데에 볼펜 한 자루가 누워 있습니다. 몸통은 흰색이고 왼쪽 끝에 검은 앞머리와 펜촉이 있으며, 몸통은 가운데가 솟고 양 끝이 처지도록 완만하게 휘어 활처럼 보입니다. 오른쪽 끝 위쪽에 작은 검은 부품이 보이고, 몸통 아래로 옅은 그림자가 깔립니다. 배경은 몸통과 거의 같은 흰색이라 볼펜의 윤곽이 그림자와 검은 앞머리에 기대어 드러납니다. 볼펜 위아래의 흰 면은 볼펜의 두께보다 몇 배 넓게 남아 있습니다.

작가 소개는 "카메라에 포착된 직선은 휘어진 세계이다"라고 적습니다. 도판에서 휘어진 볼펜이 놓인 곳은 다른 사물이나 선이 하나도 없는 흰 바탕입니다. 작가의 이야기는 라인석 글에 있습니다.

  • 58x42cm · Pigment based inkjet on matte paper, 알루미늄 액자 · 2015 · ₩1,200,000
  • 작품 페이지 →

여백이 놓이는 네 자리

열세 점을 나란히 놓으면 비어 있는 자리가 놓이는 곳이 갈립니다. 이철수의 〈꽃이와서〉는 붉은 점과 글씨를 가운데에 모으고 둘레를 모두 비웠고, 〈좋은날〉은 가로로 긴 줄 위아래에 흰 띠를 남겼습니다. 장천 김성태의 〈이 해 너 해〉는 아래쪽 절반을, 〈매화〉는 줄기 반대편의 삼각형을 비웠습니다. 김준권과 신광숙, 홍진희의 화면은 위쪽 하늘이 비어 있고, 이수철의 화면은 대부분이 흰 모래이며, 이재정과 라인석의 화면은 둘레 전체가 흰 바탕입니다. 정주향은 벌레 덩어리의 둘레를, 오승연은 흰 종이 조각 둘레를, 이윤엽은 인쇄된 면 둘레를 종이로 남겼습니다.

작품 설명에 여백이라는 말이 직접 나오는 작품은 오승연, 신광숙, 이윤엽의 세 점입니다. 오승연의 설명은 텍스트를 비워 낸 여백을, 신광숙의 설명은 절제된 색채와 함께 전통 민화의 상징성을 현대의 미감으로 확장하는 방법으로 여백을 말하고, 이윤엽의 작품 소개문은 작가의 판화 전반을 굵은 선과 흰 여백으로 설명합니다. 나머지 열 점은 도판에서 비어 있는 면이 보이는 대로 읽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여백이란 무엇인가요? A. 표준국어대사전은 여백(餘白)을 "종이 따위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고 남은 빈 자리"로 풀이합니다. 이 글의 작품에서는 흰 종이가 그대로 남은 면(이철수, 장천 김성태), 종이의 둘레(이윤엽, 정주향), 비단 바탕이 보이는 하늘(신광숙), 사진 속 흰 배경(이재정, 라인석)이 그런 자리입니다.

Q. 동양화의 여백은 어떻게 설명되나요? A.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묵매도」 항목은 어몽룡의 수묵 매화도를 "여백을 충분히 살린 간결한 구도"로 설명하고, 「미술」 항목은 한국 미술의 특색으로 장식면에서의 "여백·공간에의 기호"를 들며 김식이 "대담한 배경 삭제에 의한 여백 확대"로 조선화 양식을 보여 주었다고 적습니다. 이 글에서는 장천 김성태 〈매화〉가 같은 소재를 그린 작품입니다.

Q. 서양 회화에서는 여백과 가까운 말로 무엇을 쓰나요? A. 형태 사이의 빈 공간을 네거티브 스페이스(negative space)라고 부릅니다. 브리태니커의 「Painting」 항목은 형태와 덩어리 사이의 네거티브 스페이스를 화가가 세심하게 헤아리며, 그 공간이 구성에서 음악의 시간 간격이나 건축 정면의 빈 곳만큼 중요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Q. 글씨는 여백의 어디에 쓰나요? A.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관」 항목은 화론에서 관을 서예는 글씨가 끝난 곳에, 그림은 화면의 여백에 쓰되 주로 상단 부분에 쓰는 것이 좋다고 했다고 전합니다. 이 글의 장천 김성태 〈매화〉는 줄기 반대편의 빈 면에, 이철수 〈꽃이와서〉는 붉은 점 아래의 흰 면에 글귀가 놓입니다.

Q. 이 글의 열세 점은 지금 구매할 수 있나요? A. 열세 점 모두 작품 페이지에 가격이 실려 있습니다. 오승연 〈물고기〉의 ₩200,000부터 김준권 〈산처럼〉의 ₩4,000,000까지입니다.

Q. 작가의 이야기를 더 읽을 수 있는 작가는 누구인가요? A. 이철수, 장천 김성태, 김준권, 이윤엽, 오승연, 홍진희, 신광숙, 이수철, 이재정, 라인석은 작품마다 아래에 '글' 링크를 달았습니다.

관련 매거진

글자가 들어간 씨앗페 출품작 읽기 — 문자도·깃발·라벨·한글 판각·손글씨·낙관으로 글자가 그림의 일부가 되는 열세 가지 방식글자가 들어간 그림은 모양으로 한 번, 뜻으로 한 번 읽힙니다. 붉은 붓질 한 글자 위에 소나무가 서는 문자도, 깃발에 여섯 글자를 내건 풍물패, 얼굴색과 같은 계열의 색을 입힌 라벨 곁의 네 사람, 시 한 구절이 화면 절반을 차지하는 목판, 철문에 쌓인 영어 낙서까지.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의 작품 열세 점으로 글자가 그림 안에서 맡는 자리를 읽습니다.읽어보기질감과 표면으로 읽는 씨앗페 출품작 — 두껍게 올린 물감·시멘트·실·철판·유약 위에서 표면이 주인공이 되는 열네 가지 방식그림을 가까이서 보면 물감이 쌓인 높이, 실이 엉킨 결, 시멘트에 눌린 격자, 녹슨 철의 가장자리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알갱이처럼 솟은 노란 점과 서리 무늬를 입은 산, 자수처럼 보이는 아크릴과 거울처럼 번쩍이는 자동차 도료까지.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의 작품 열네 점으로 표면이 화면을 이끄는 방식을 도판에 보이는 대로 읽습니다.읽어보기밤과 빛을 그린 씨앗페 출품작 읽기 — 같은 밤이 목판·옻칠·유채·사진 위에서 달라지는 열네 가지 방식밤을 그린 그림도 열네 점을 나란히 놓으면 밤이 열네 가지로 깔립니다. 윤곽이 또렷한 흰 보름달과 달무리가 번진 보름달, 검은 띠 속에 비워 둔 가는 달, 종이의 크림색으로 남겨 둔 밤, 안개로 밝힌 어두운 밤, 별가루 아래 선 말 한 마리까지.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의 작품으로 재료와 시선이 밤을 어떻게 바꾸는지 읽습니다.읽어보기연작으로 읽는 씨앗페 출품작 — 번호·로마 숫자·같은 제목·시리즈 이름으로 이어진 다섯 작가의 스무 점한 작가가 여러 점을 내면 화면 사이에 규칙이 생깁니다. 지붕의 배치는 그대로인데 하늘만 바뀌는 김규학, 같은 캔버스 위에서 고래의 수와 배경이 바뀌는 예미킴, 번호 없이 같은 제목을 단 이호철, 시리즈 이름이 장소가 되는 이열, 말 한 마리 위로 하늘의 시간이 바뀌는 김수오까지 스무 점을 나란히 놓고 같은 것과 바뀌는 것을 읽습니다.읽어보기색으로 읽는 씨앗페 출품작 — 같은 파랑과 붉음과 검정이 햇빛·유채·분채·목판에서 달라지는 열다섯 가지 방식색이 소재보다 먼저 화면을 끌고 가는 작품을 열다섯 점 골랐습니다. 햇빛에 인화해 얻은 종이의 파랑, 유화로 겹겹이 쌓은 청록, 짙은 파랑 바다 위의 붉은 형상, 한 가지 붉음 위의 김치 한 포기, 소반 판 위의 파란 사발, 잉크가 올라간 검정과 칼이 파낸 흰 선까지.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의 도판으로 한 색이 재료와 공정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읽습니다.읽어보기산을 그린 씨앗페 출품작 읽기 — 같은 산이 먹·채색·판화·수채·사진·돌에서 달라지는 열두 가지 방식산을 그린 그림도 열두 점을 나란히 놓으면 산이 열두 가지로 서 있습니다. 윤곽선만 세우고 속을 비운 먹의 절벽, 달걀처럼 둥근 다섯 봉우리, 칼로 파낸 바위 면, 종이의 흰색으로 남긴 구름, 제목에만 산이 있는 소나무 숲 사진까지.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의 작품으로 재료와 시선과 시대가 산을 어떻게 바꾸는지 읽습니다.읽어보기바다·강·폭포·눈을 그린 씨앗페 출품작 읽기 — 같은 물이 유채·목판·연필·실·사진 위에서 달라지는 열네 가지 방식물을 그린 그림도 열네 점을 나란히 놓으면 물이 열네 가지로 흐릅니다. 수평선 없이 가로 획으로 쌓은 바다, 점의 무리로 솟는 흰 거품, 칼로 판 검은 항구, 해바라기 꽃판 안에 들어앉은 해변, 연필 선 몇 줄로 떨어지는 폭포, 면실의 올로 덮은 눈밭, 사진 위에 그려 넣은 눈보라까지.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의 작품으로 재료와 시선이 물을 어떻게 바꾸는지 읽습니다.읽어보기한국화 기법 지도 — 수묵·수묵채색·진채·분채·장지, 눈으로 구분하는 법한국화 앞에서 이름보다 먼저 볼 것은 세 가지입니다. 무엇 위에 그렸는지, 먹이 번졌는지 색이 쌓였는지, 색이 앞에서 올라왔는지 뒤에서 비치는지. 먹·수묵채색·진채·분채·배채의 원리를 짚고,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의 한국화 열세 점으로 눈에 익힙니다.읽어보기판화 기법 지도 — 목판·동판·메조틴트·석판·실크스크린, 눈으로 구분하는 법판화 앞에서 "이게 무슨 기법이에요?"를 물을 때 먼저 볼 것은 흰 선인지, 검은 바탕에서 떠오르는 빛인지, 번지는 농담인지, 평평한 색 면인지입니다. 기법마다 찍는 원리와 화면의 특징을 씨앗페 판화 열세 점으로 짚습니다.읽어보기사진 기법 지도 — 은염·피그먼트·시아노타입·포토그램, 라벨로 읽고 눈으로 구분하는 법사진 작품의 재료란에는 종이, 잉크, 빛과 약품의 반응, 마감, 번호가 한 줄에 섞여 적힙니다. 은염 인화, 컬러 인화와 즉석 필름, 피그먼트 잉크젯, 시아노타입과 포토그램, 디아섹을 층별로 갈라 읽고,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의 사진 열네 점으로 눈에 익힙니다.읽어보기저항에서 선으로: 이철수 작가의 판화 세계1954년 서울 태생의 독학 판화가 이철수는 민중미술의 선봉에서 선(禪)의 영성 세계로 조용히 걸음을 옮겼다. 농사를 짓고 판화를 새기는 지금의 삶 속에서, 그의 나무 칼끝은 여전히 시대의 질문을 파고든다. SAF 2026에 출품한 10점의 작품들은 그 긴 여정의 단면들이다.읽어보기장천 김성태: 한국화의 정신을 잇다호(號) 장천(長泉)을 가진 김성태 작가는 한국 캘리그라피의 현대적 지평을 여는 데 앞장서 온 서예·캘리그라피 작가다. 붓으로 새긴 한글의 조형미가 영화와 드라마, 국가 현판을 거쳐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길을 만들어온 그가, 이번에는 동료 예술인을 위한 연대의 무대에 섰다.읽어보기김준권: 나무에 새기는 한국의 풍경목판 위에 칼을 대는 순간, 수백 년 전 진경산수화의 정신이 현재로 이어진다. 김준권은 40여 년간 한국의 산하를 발로 걷고 손으로 새기며, 수성 다색목판화로 현대 한국 산수화의 새 지평을 열어온 작가다.읽어보기공장 고무판에서 시작한 판: 이윤엽의 파견미술1996년 첫 판화는 이웃 농민의 얼굴이었다. 공장 바닥 고무판을 조각도로 깎아 시작한 이윤엽은 스스로를 파견미술가라 부르며 대추리·용산·희망버스의 현장에서 판을 새겼다. 씨앗페 2026 출품 아홉 점.읽어보기오승연 — 텍스트를 비워낸 자리, 종이로 뜬 〈물고기〉목판과 종이 캐스팅으로 함축적인 형상을 조율해온 오승연. 오윤 40주기 특별 판화전 온라인관에 낸 〈물고기〉는 말 대신 종이의 질감으로 말을 건넵니다.읽어보기홍진희 — 붉은 실로 피운 꽃, 사계절을 실로 넘긴 여섯 점홍진희의 화면에서 꽃술 하나하나는 붓질이 아니라 실입니다. 붉은 실이 휘어 꽃이 되고 초록 실이 엉켜 수풀이 됩니다. 씨앗페 출품작 여섯 점을 실제로 들여다보며 읽습니다.읽어보기신광숙 — 궁중의 그림을 홍성에서 다시 그리는 사람십장생도와 일월오봉도 같은 궁중 채색화의 도상을 비단 위 분채로 다시 짜는 민화 작가 신광숙. 홍성의 협회장으로 지역에서 민화를 이어 온 자리와 씨앗페 출품작 두 점을 따라 읽습니다.읽어보기카메라 없이 찍는 사진: 이수철의 포토그래피 경계오사카예술대학 사진학과 출신. 이수철은 카메라와 필름 없이도 인화 과정만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실험을 통해 '사진'이라는 범주 자체를 확장한다.읽어보기이재정 — 제주로 간 이주 사진가, 두 겹의 초상을 찍다취재차 들렀던 섬에 마음을 빼앗겨 눌러앉은 사진가 이재정. 7년의 기록을 접고 ‘이중초상화’ 연작으로 제주의 슬픈 자화상을 찍어온 그의 렌즈를 따라 읽습니다.읽어보기라인석 — 사진을 만지는 사람, 그리고 휘어져 있는 볼펜 한 자루라인석은 사진을 촉각적 매체라고 말합니다. 인화지를 긁고 잉크가 마르기 전에 손을 대는 이 작가의 화면에는, 볼펜 한 자루가 활처럼 휘어 있습니다. 씨앗페 출품작 세 점을 실제로 들여다봅니다.읽어보기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함께 읽으면 좋은 글들을 소개합니다:

씨앗페 작품 고르는 법 — 보고 싶은 주제와 재료에서 출발해 알맞은 글과 작품 목록으로 가는 길잡이산이 보고 싶은지, 목판의 칼자국이 궁금한지, 책상 위에 둘 작은 입체 작품을 찾는지에 따라 읽을 글이 달라집니다. 판화·도자·한국화·조각·사진·서양화의 재료 지도 여섯 편과 산·꽃·사람·밤·여백·글자 같은 주제로 작품을 묶은 열여섯 편, 작가·지역·소장 이력에서 출발하는 글과 구매 뒤의 안내까지 스물아홉 편을 한곳에 모았습니다.읽어보기밥과 음식, 일상의 물건을 그린 씨앗페 출품작 읽기 — 밥그릇·소반·찻잔·사과·김치·축음기가 화면의 주인이 되는 열아홉 가지 방식밥그릇 앞에 고개를 숙인 사내, 국수 가락이 몸을 타고 그릇까지 내려오는 사람, 소반 위에 올라앉은 푸른 사발, 사과 한 알이 아크릴·도자·옻칠로 달라지는 화면, 붉은 배경에 놓인 김치 한 포기.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의 작품 열아홉 점으로 먹고 쓰는 물건이 그림의 주인공이 되는 자리를 도판에 보이는 것만큼 읽습니다.읽어보기글자가 들어간 씨앗페 출품작 읽기 — 문자도·깃발·라벨·한글 판각·손글씨·낙관으로 글자가 그림의 일부가 되는 열세 가지 방식글자가 들어간 그림은 모양으로 한 번, 뜻으로 한 번 읽힙니다. 붉은 붓질 한 글자 위에 소나무가 서는 문자도, 깃발에 여섯 글자를 내건 풍물패, 얼굴색과 같은 계열의 색을 입힌 라벨 곁의 네 사람, 시 한 구절이 화면 절반을 차지하는 목판, 철문에 쌓인 영어 낙서까지. 씨앗페 온라인 갤러리의 작품 열세 점으로 글자가 그림 안에서 맡는 자리를 읽습니다.읽어보기

씨앗페

·

공유하기

새 작품과 이야기, 메일로 받아보세요

새 작품 소식, 작가 이야기, 상호부조 기금 소식을 보내드립니다.

구독하기를 누르면 이메일 수집·발송(뉴스레터 목적)에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돼요. 개인정보처리방침